[기획] 주유소가 토양오염의 주범?…“주유소 부식을 막아라”

84%가 느슨한 탱크접합 또는 잘못된 배관이 원인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04-04 15: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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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은 일단 그 기능을 상실하게 되면 되돌릴 수 없다. 상실 정도에 따라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하다 해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게다가 토양오염물질의 확산을 방지하는 데에도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도로 주변에 급증하는 주유소의 지하유류저장탱크에서 흘러나온 유류가 토양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국내 조사자료에 의하면, 지하저장탱크 시스템의 25%가 누유 발생하고, 그 원인의 84%가 느슨한 탱크접합 또는 잘못된 배관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실태를 들여다본다.


▲지난해 10월 7일 경기도 고양시 화전동 유류저장탱크가

폭발하면서 검은 연기를 내고 있다. 

도로변 주유소 급증 토양오염 우려
도로 주변에 날로 급증하는 주유소. 토양오염에 대한 어떤 조치도 없는 곳이 부지기수다. 비좁은 국토에 과당경쟁체제로 영업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정유회사들의 자사 영역 확대 및 시장 형성을 위한 주유소 설치가 주유소의 거리 제한 폐지 이후 더욱 가속화됐다. 이러한 주유소의 확충은 지하유류저장탱크에서 새어 나오는 유류로 인한 토양오염이 심각하다.  


최근의 사례로써 2002년 6월 경기도 남양주시 모 주유소의 지하유류저장탱크에서 기름이 누출되면서 인접한 미꾸라지 양식장에 큰 피해를 입혔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이에 대한 1,390만 원의 배상과 토양복원을 명령했다.

 

이밖에도 국내 최초로 알려진 오염사례로, 1998년 H화학공장 부지 내의 유류저장탱크에서 새어 나온 기름으로 인해 주변 1만3000여 평의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됐다. 오염된 부지를 복원하는 데만 1000억 원 이상의 비용 발생이 추정됐다.


기능을 상실한 토양이 회복되기까지는 실로 오랜 시간이 걸린다. 아예 되돌릴 수 없는 경우도 있으며, 상실 정도에 따라 회복이 가능한 곳이어도 수백 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확산을 방지한다손 치더라도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요구되므로 이에 대한 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토양오염은 대기나 수질오염과는 달리 그 영향이 서서히 나타난다. 그런 만큼 피해도 식량, 사료, 지하수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간 소홀하게 다뤄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의 건강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 외에도 토양오염은 지하수 오염원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방책이 필요하다.

 

오염된 지하수는 이동하는 중에 강수 현상과 결합하여 대수층 위의 토양을 오염시킬 수도 있다. 토양과 지하수는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으나 지하수 오염이 토양오염보다 심각하게 다뤄지는 이유는 그만큼 정화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는 곧 수자원의 손실로 이어진다.

 

주유소 토양부식 촉진인자
토양부식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는 토양조성 함수비, 통기성, PH, 용해성분, 박테리아의 활동도 및 토양 저항율 등이 있다. 이들 각각의 인자는 다른 인자와 서로 상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토양조성 함수비가 높아지면 저항율은 떨어지고, 통기성이 불량한 경우 특정 종류의 박테리아 활동이 활발해진다.


토양은 육지의 가장 표층부를 차지하며, 암석의 풍화물을 주체로 여기에 다소의 유기물이 혼합된 물질이다. 모암의 종류, 풍화작용을 좌우하는 기상조건, 퇴적물의 생성과정 등 장소에 따라, 그리고 층에 따라 그 성질이 달라진다. 또 토양입자의 직경에 따라 자갈, 모래, 실트 및 점토로 대별된다.


토양부식은 수분의 존재 하에서만 진행되며, 완전히 건조된 토양 중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통상 함수량이 증가하면 부식도 증가한다. 그러나 토양이 수중에 포함되어 있으면 산소의 확산이 제한되므로 그 부식성은 감소한다.


토양 중에 포함된 물의 종류는 먼저 자유지하수(free ground water)가 있다. 이것은 지하수면 하에 항상 존재하며, 자유수면을 갖는 물을 말한다. 토양에 정착하지 못하고 중력의 지배하에 토양입자의 극간을 통해 이동하는 중력수(gravitational water)가 있다. 모관수(capillary water)는 토양의 주위나 극간에 표면장력으로 인해 유지되고 있는 물이다. 마지막으로 흡착수(hygroscopic water)는 토양입자의 표면에 흡착해 있는 물이다.

주유소 토양부식은 어디서 오나
완전한 건조 상태의 천연 토양은 없다. 최소한 2~3%(함수비)의 수분을 포함한다. 함수비가 커질수록 부식성은 증가한다. 또한 토양 저항율은 함수비가 어느 정도까지는 증가하지만(여기까지는 부식량도 비슷한 경향이 있다) 그 이후는 거의 일정한 값을 나타내며, 토양 부식성의 기준으로서 많은 연구자들이 토양 저항율을 이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공기나 물, 폐기물 등을 매개로 하여 간접적으로 토양을 오염시키는 물질의 관리는 ‘대기환경보전법’, ‘수질환경보전법’, ‘폐기물관리법’ 등에서 1차 관리를 한다. 그리고 토양환경보전법에서는 저장시설의 누출 등 직접적으로 토양을 오염시키는 경우와 간접오염의 결과로 오염된 토양의 개선에 비중을 두고 관리한다.


특히 직접오염원 중에서도 석유류 저장시설 등 오염의 개연성이 높은 일부 시설을 특정토양오염유발시설로 등록하여 상시 관리하고 있다. 지하유류저장탱크는 일차적으로는 소방법에 의거 전국의 소방서 또는 파출소에서 지하저장시설의 허가 및 관리 대장을 통해 관리되고 있다.


주유소 설치는 설치허가신청서와 설계도, 주유 구조에 대하여 설명한 구조설비명세표 등을 제출하여 소방서에서 심사 후 기준에 부합할 경우 허가를 내주면 가능하다. 이렇게 설치신고가 된 시설 중 토양환경보전법상의 특정토양오염유발시설에 해당하는 시설에 관한 자료를 시·군·구청장에게 통보해 주고 있다.

 

주유소 지하유류저장탱크 관리규정 허술
토양환경보전법에는 지하유류저장탱크의 시설기준이 명기되어 있다. 첫째, 부식산화방지처리를 하거나 토양오염물질이 방출되지 않도록 누출방지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둘째, 누출감지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그리고 셋째, 오염확산방지시설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고시에는 토양오염방지시설을 부식 및 산화방지시설, 누출방지시설, 누출감지시설, 오염확산방지시설 등 4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 중 오염확산방지시설은 옥외저장탱크나 유독물저장탱크의 경우에 적용된다. 결국 토양환경보전법은 지하유류저장탱크에 대하여 누출방지시설과 누출감지시설의 설치만을 규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누출방지시설 기준을 보면 소방기술기준에관한규칙 제202조에서 정한 바를 준용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며 이와 더불어 강철판 탱크와 기타 재질의 탱크에 관한 기준이 제시되어 있다. 탱크실에 설치하는 탱크의 외면에는 방청도장을 한다거나, 탱크실 없이 설치하는 경우 강철탱크 외벽에 다음 각목과 같은 처리를 해야 한다. 강철판 탱크의 외면에 두께가 1cm 이상이 되도록 방청이나 아스팔트도장을 해야 한다.

 

아스팔트루핑에 의한 피복과 강철판 탱크의 외면에 방청도장으로 부식방지처리를 한 후 두께 3mm 이상의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또는 고밀도폴리에틸렌을 피복함으로써 이중벽구조로 설치되어야 한다. 기타 재질의 탱크에 관한 기준은 ‘위에서 열거한 재질로서 강철판과 동등 이상의 강도·내식성 및 내열성이 있다고 인정되거나, 코팅·라이닝 등 탱크의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처리를 한 경우’라고 명시되어 있다.

 

부식·산화 방지시설 갖춰야
부식은 금속이 해수 또는 토양과 같은 전해질 속에 있을 때 양극->전해질->음극이란 전류회로가 형성되어 양극 부위에서 금속이온이 용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일종의 전기화학적인 반응이다.

 

탱크 내부 및 외부는 공기중 산소와 물과의 접촉으로 인하여 끊임없이 rust 및 stain이 발생한다. 이때 탱크 재질의 성분분포 및 밀도 등의 차이에 의해 일부분에 집중적으로 또는 전체적으로 부식이 진행되는 것이다. 이러한 부식을 방지하기 위하여 저장시설에 전기방식법(음극보호장치)과 도장법 등을 적용할 수 있다.  


전기방식법은 외면에 전류를 유입시켜 양극반응을 저지함으로써 저장시설의 전기적 부식을 방지하는 것으로서, 직류전기를 강제로 철구조물에 공급해주는 외부전원법 또는 철보다 전기화학적인 전위가 높은 금속을 연결시켜주는 희생양극법을 적용<그림6-1,6-2>하고 있다.


 

 

도장법은 저장시설의 외벽에 산소차단 등을 목적으로 유리섬유강화 플라스틱(FRP),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강화 에폭시수지 등 내식성 재료로 피복한다. 

 

지하유류저장탱크 누유 발생 시 공개해야
주유소 형태는 크게 직영주유소와 자영주유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직영주유소는 정유사가 소유 또는 운영에 일부 관여하는 주유소를, 자영주유소는 석유제품 대리점 소유의 주유소와 일반 개인 소유의 주유소를 지칭하도록 한다.


직영주유소는 운영 형태에 있어 정유회사 직원이 운영하는 직영, 용역인이 운영하는 직영화, 독립적 개인이 운영하는 임대 등 3가지로 세분할 수 있는데, 총 6가지 형태의 직영주유소가 존재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표본조사를 하거나 지하유류저장탱크의 누유발생율을 조사한 적은 없다. 더구나 누유가 발생할 경우 그 사실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여서 실제 누유 발생 현황을 파악하기는 것이 쉽지 않다.


조사에 의하면, 주유소 부지의 복원이 실제로 종종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사례로써 토양환경보전법이 제정되기 전에 (주)트래비스엔지니어링과 대학 연구팀이 1993년부터 28개월 동안 전국 175개 주유소의 529개 지하저장탱크를 대상으로 초음파를 이용해 검사했다.

 

그 결과 175개의 주유소 중 75%인 129개소의 191개 탱크에서 누유가 확인된 바 있다. 이는 지하유류저장탱크의 누유율 36.1%에 해당하는 것인데, 특히 오래된 탱크일수록 누유율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물시설관리 주무부처 일원화 시급
현재 지하유류저장탱크는 크게 소방법과 토양환경보전법의 적용을 받아 담당부처가 이원화되어 있다. 주관기관을 하나로 일원화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부처 간에 협조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 차원에서 EPA를 비롯하여 NAFA, ASTM 등 공공단체나 기타 협회 등에서 정한 기준을 준거로 대부분 지방정부의 경우 소방기관(Fire Department)에서 지도·감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주유소 등 위험물시설의 설치허가 및 안전관리의 지도·감독기관과 동 시설에 대한 토양오염검사의 주관기관이 이원화되어 있다. 이는 업무의 전문성 및 연계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위험물시설의 설치허가를 관장하는 소방서에서 각 위험물시설의 허가현황(저장시설의 종류, 위험물의 저장량 등)을 관리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환경부에서 지하탱크의 설치현황에 대한 신고사항만을 근거로 검사할 때 소방서나 사업장에 직접 관련 자료를 요구해야 한다.


또한 토양오염관리에 대한 주유소 소유주나 운영자들의 의식 부재도 문제다. 현재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토양오염관리 교육프로그램은 전무한 상황이다. 정유사의 경우 자사 상표를 달고 있는 주유소에 대해 자체적인 환경 관련 교육을 하고 있으나 직영주유소 운영자는 어느 정도 강제성이 있어 참여율이 높은 편이지만 자영주유소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소방 교육과 병행한 위험시설관리 차원에서의 환경 관련 교육이 있어도 토양오염 관련 법령 개정소식을 전해주는 정도다. 주유소 운영자의 참여 또한 낮은 수준이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직영주유소의 59%가 정유사로부터, 또는 자영주유소의 41%가 정부기관으로부터 교육을 받았으며, 전체 주유소의 24%는 전혀 교육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주유소 관계자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절실하다. 주유소 운영자의 환경 인식 부족은 지하유류저장탱크의 설치 및 관리뿐만 아니라, 종업원에 대한 교육적 마인드도 부족해 주유 및 적하 시 흘림이나 넘침 등의 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지하유류저장탱크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 다만, 전국의 지하유류 저장시설의 누유감지 및 방지시설의 설치 유무와 시설 운용 현황 파악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로선, 특정토양오염유발시설 신고부터 토양오염검사까지 모든 자료를 해당 지자체가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부는 특정토양오염유발시설로 신고된 시설의 수 및 토양오염검사결과 일정기준을 초과하는 시설의 수에 대한 통계자료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밖에도 특정토양오염유발시설 내에 운영자가 관리나 담당 공무원의 점검 시 참고할 수 있는 설비구조명세표 등 관련자료 배치도 필요한 상황이다.

[환경미디어= 김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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