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미군기지 캠프마켓 맹독성물질… 부실정화 되풀이 우려

지역주민 토양정화 과정 투명하게 공개하라 요구, 현대건설 불안 해소 역부족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7-31 11: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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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 부평구청은 80년 만에 반환받은 주한미군 부지 ‘캠프마켓’의 부지 일부를 오는 10월쯤 주민들에게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토양정화 과정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모르는 과정에서 생색내기에 급급하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주민들은 캠프마켓에서 맹독성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독일 기준치의 100배, 납은 70배 정도 검출됐는데 이들에 대한 정화가 깜깜이로 진행되어 춘천 미군기지와 같이 부실정화가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춘천 미군기지의 부실 정화사업을 예로 들면서 캠프마켓도 그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작업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주장이다. 2011년 정화사업이 완료된 춘천의 미군기지에서는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토양오염 우려 기준의 6배를 초과했고, 폐아스콘까지 발견돼 부실하게 토양 정화사업이 이뤄졌음이 드러났다.

▲ 토양오염 정화작업이 진행중인 부평 ‘캠프마켓’ 전경


주민들은 “캠프마켓 주변에 경남아파트, 우성아파트, 주안장로교회, 초중고교 등이 있는 주거 밀집지역으로 오염물질 관리가 소홀할 경우, 대규모 환경재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이라도 당장 토양정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부평환경을 지키는 원주민 모임’ 조진섭(63)씨는 “수차례 정화현장과 부평구청, 홍영표의원실 등을 방문하여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에 대한 안전대책과 더불어 휴대폰이나 전광판 등으로 쉽게 주민들이 확인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그럼에도 시행사 측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장사무실을 방문하면 CCTV를 통해 누구나 작업과정 확인이 가능하다”면서 “이중 삼중으로 작업현장을 공개하라는 것은 지나친 요구다”라고 반박했다.

 

관련해서 주민들은 “시대가 어느 때인데 꼭 현장 사무실까지 찾아가야 확인해 줄 수 있냐”고 반문하며 “개인 휴대폰이나 컴퓨터 등을 통해 유해폐기물 처리상황 등을 확인토록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인근의 오염도 현황 등의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 부평 '캠프 마켓' 인근에는 수많은 주택과 학교가 있어 지역주민들은 더욱 민감한 상황이다.

특히 주민 가운데는 전자기기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많기 때문에 현장 주변에 누구나 쉽게 확인 할 수 있도록 전광판 설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천시나 부평구청 담당자들도 시공사측에서 제공하는 CCTV만 보지 말고, 정화과정 전체를 보고 과연 안전한지 적극적인 감독에 나서라고 압박했다.

주민들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인천시와 부평구청을 항의방문하는 것은 물론, 생존권 수호차원에서 대규모 집회는 물론 법정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주민들이 요구하는 모바일 정보통신(ICT)을 통한 최첨단 기술의 ‘스마트정화관리시스템’은 맹독성 유해물질의 처리 및 이동 등 관리과정, 오염물질별 거동 현황 추적 및 확산 관리, 우리 동네 오염도 현황 등을 수시로 확인이 가능하다. 반면 시공사에서 주장하는 CCTV, 즉 폐쇄회로-TV는 특정 장소를 카메라로 잡는 영상정보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춘천 미군기지와 같은 부실정화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모바일 정보통신 등 최첨단 기술시대에 구시대적 사고 방식으로 부실정화가 드러난 춘천미군기지 부실정화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잘못된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부평 미군기지 토양정화 사업의 정보공개를 놓고 시공사 측과 주민들 간 벌이는 줄다리기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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