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시선으로 더욱 특별해지는 자연의 모습
김숙경 미술평론가는 그에 대해 “숲에 비추어 드는 햇빛을 표현하듯 인간의 감정을 잠재우는 내적 평화를 꿈꾼다. 그가 원하는 자연은 해부하고 분석하는 편협한 시각이나 현학적 시각이 아닌 해독제로서의 자연”이라고 평했다.
정 화가는 스스로도 “나는 엄청난 자연주의자”라고 말할 만큼 자연을 사랑하는 화가다. 최근 롯데갤러리에서 열었던 전시회의 타이틀 역시 ‘자연주의전’이라고 지었다.
그의 작품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모티브로 한다.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자연이 원래 이렇게 아름답고 좋은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재구성한다.
일반 사람이 볼 때 평범할 수 있는 자연도 작가의 시선으로 볼 때는 특별하게 느껴지는 만큼 그의 작품은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예를 들어 ‘하늘에 닿은 계절’이라는 작품 속 나무의 경우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 노랗게 단풍 든 키가 큰 나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그의 시선에서 이 나무는 땅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하늘에 고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인지 나무 두 그루가 양 손을 합장한 것처럼 의인화 되어 표현됐다.
'공작’이 가진 좋은 의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결국 관객이 보는 것과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작품을 통해 소통되는 것인데, 특히 그는 작품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많이 담는다. 그가 작품 활동을 한 지도 어느덧 40여 년. 그의 말에 따르면 약 10년에 한 번씩 작품 스타일이 바뀌는데, 최근에 그리고 있는 작품의 주제는 ‘랑데부(rendez-vous)’, 즉 만남이다.
그는 “우리가 서로 만난 것도 랑데부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좋은 일들을 만들어내면 결국 에너지가 방출되고, win-win 관계가 이뤄지는 것이니까 이것만큼 좋은 게 없죠”라며 “이러한 생각과 연결되는 소재가 바로 공작”이라고 말한다.
그의 작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재는 바로 ‘공작’이다. 정 화가는 그의 어머니가 살고 있는 경기도 안성시 작은 텃밭에 화실을 하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도 이런 화실이 필요할까’라는 망설임에 3년 정도를 미뤄왔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꿈속에 공작 한 마리가 작은 텃밭 공터에서 모이를 쪼는 모습을 보게 됐고 그 이후 두 번째 꿈에서는 공작 세 마리, 6개월이 지난 뒤 다시 꾸게 된 세 번째 꿈에서는 텃밭 가득한 공작들을 보게 됐다. 그제야 그 의미를 찾아보고 공작이 아주 좋은 길조라는 사실을 알게 된 정 화가는 바로 화실을 만들고, 그때부터 작품 속에 공작을 넣기 시작했다.
“공작은 봉황과 연결될 정도로 좋은 의미를 담고 있는 새입니다. 이렇게 좋은 의미의 새를 작품에 등장시켜 사람들로 하여금 감상할 수 있게 한다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리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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