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의 사람들은 목조건축하면 미국이나 캐나다의 조립식 주택이나 핀란드나 스웨덴의 목조주택들을 생각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그러한 집들은 목구조 건축으로 우리 한국 사람이 말하는 목조건축은 한옥이다. 오늘부터 수 차례에 걸쳐 우리 전통 가옥인 한옥의 좋은 점과 자랑할만한 점을 소개하면서 이제껏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우리전통 고유의 기술, 기능을 나누려한다.
사라진 품앗이를 아쉬워하며
몇 십 년 전만해도,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갈 집을 지을 때 우리나라 고유의 미풍양속인 품앗이를 활용할 수 있었다. 품앗이란 남이 어려울 때는 내가, 내가 어려워지면 남이 나를, 서로 돕는 시스템이다. 참 멋있는 방법이지만 세상은 많이 바뀌었고 사람들은 서로 돕는 아름다움을 모른다. 이제 품앗이는 사라졌고 자신이 살아갈 집을 자신의 손으로 짓는 멋진 낭만도 없어졌다. 하지만 품앗이가 없어졌다고 걱정하지 말자. 이번 호를 통해 한옥을 스스로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할까 한다.
한옥에 관한 몇 가지 의문
한옥을 짓기 앞서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한옥은 무엇이 좋을까?
*한옥이 정말 다른 집이나 건축물보다 튼튼할까?
*우리가 살아가기에 좋은 집일까?
이러한 질문은 마땅한 것이다. 의문의 해답, 즉 한옥의 좋은 점을 알면 더욱 신명 나게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한옥 짓는 법을 공부하기 전에 먼저 여러분들에게 한옥은 무엇인가? 한옥은 왜 좋은가? 에 대해 답 할까 한다.
아마존, 중국, 아파트 수평 적신호
한옥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수명이다. 건물의 수명은 참 중요한 일이다. 만약에 정성 들여 집을 지었는데 그 집이 불과 몇 년도 되지 않아서 새로 지어야 한다면 그 공력과 경비를 어떻게 감당할까? 세상에는 다양한 집들이 존재하고 있다. 집이란 그 지역의 자연환경 조건에 큰 영향을 받는 것이어서 기후가 어떤가, 집을 지을 자재는 어떤 것이 많이 생산되는가에 따라 다르다. 남아메리카 아마존 강의 어느 부족 수상가옥은 일 년에도 여러 차례 새로 집을 지어야 한다. 집을 짓는 자재가 띠풀인데 그 풀은 물에 약해서 비만 여러 번 맞으면 풀이 삭아 비가 줄줄 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집을 짓고 또 짓고 하는 것이다. 우리 같으면 다른 자재로 짓고 말 그 불편한 띠풀 집을 왜 지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그 지역에서는 띠풀이 너무나 많이 생산되는 띠풀. 손만 뻗으면 지천으로 널려 있기 때문이다. 약하기는 해도 다른 재료는 구할 수가 없어 집 짓는 재료로 쓰는 것이다.
중국의 신장성 같은 곳에서는 한번 집을 지으면 백여 년 씩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청소만 잘하면 되는 이유는 땅 속에 굴을 파서 짓는 굴집이기 때문이다. 그 지역은 일 년에 한번 정도나 비가 올까 말까하는 곳이어서 삽 한 자루만 있으면 집을 지을 수 있다. 그럼 우리가 현재 많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어떨까? 탄탄해 보인다. 그러나 그 튼튼해 보이는 콘크리트 건물이 겨우 20년이면 다한다. 원래 콘크리트는 백년을 수명으로 보는데 실제로는 20년이면 삭아서 깨지고 허물어지기 때문이다.
이유 있는 천년의 숨통
우리나라의 전통 가옥인 한옥은 자재와 공법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 수 백 년에서 천년에 이르기까지 그 수명을 다할 수 있다. 집 한 채를 지어서 몇 백 년, 아니 천년까지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부석사의 무량수전이 유명한 이유는 배흘림 기둥이여서만이 아니다. 그까짓 베흘림 기둥은 깎으면 되나 천년이 넘은 무량수전의 기둥은 세월의 변화를 느낄 수 없다.
우리 한옥은 왜 그렇게 오래토록 튼튼할까?
첫째는 적당한 자재이다. 건물의 용도나 모양새를 말하라면 기술이 먼저겠지만 수명을 따지자니 아무래도 자재가 먼저다.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우리 자재를 쓰니까 우리 기후와 자연환경에 잘 적응하여 함께 살아간다. 살아있는 나무는 몇 십 년에서 몇 백 년 가지만 죽은 나무는 몇 백 년에서 천년을 가는 것이 그 이유이다.
둘째는 기술이다. 우리 조상들의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어야 한다는 철학은 그 에 맞는 기술을 만들었다. 철학과 기술이 함께 하여 흙과 나무와 돌 같은 것들도 상상할 수 없는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철학에 입각하여 엄선한 것이므로 용도와 가치가 맞지 않는 것에 억지로 끼워 맞춰서 기술을 발휘하지 않는다. 반듯이 쓰일 곳에 그것이 잘 쓰이도록 하는 것은 사람이나 물건이나 똑같다. 그래야만 자기 능력을 발휘한다.
셋째는 자연 우선주의이다. 결코 인간의 욕구나 고집을 우선하지 않는다. 집을 짓는 기획을 하는 것, 터를 잡는 것, 방향을 정하는 것, 설계를 하고 자재를 구하는 것, 심지어는 그 집을 지을 목수를 구하고 마무리를 하는 것 까지도 그 지역의 자연환경과 조건을 우선하여 그것에 사람들의 생각과 바람을 맞추었다.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욕구를 우선하여 자연을 뜯어내어 바꾸거나 고치거나 헐어내지 않았다. 그러니 어떻게 수명을 오래 하지 않겠는가? 참 멋있는 일이다.
어울림, 한옥 자연과 친구되다
현대건축은 우리 인체에 무한한 해를 끼친다. 주거환경을 대부분 오염시키는 환경호르몬은 돌연변이를 양성시키며 라돈 가스, 방사능 물질, 시멘트의 분진, 페인트의 휘발 성분, 비닐 바닥재, 석면 등 수도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물질들이 인간을 죽이겠다고 달려들고 있다. 이 같은 원인은 인간이 필요에 따라 마구잡이로 만든 새로운 물질 때문이다. 자연의 생태에 순응하지 않고 억지로 섞고 뒤집고 흔들어 논 것이다.
하지만 한옥은 완벽한 친환경 생태건축이다.
흙과 나무와 돌로 지어지는 한옥이야말로 어떻게 말해도 꼼짝없이 생태건축인 것이다.
친환경·환경적이라고 하면 자연과 가깝게 가는 것을 뜻하지만 생태건축이라는 것은 자연과 생명을 함께 움직인다는 뜻이다. 넓게 보면 자연 자체란 것으로 자연의 흐름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고 그대로 함께 간다는 뜻이다.
한옥은 집을 지어서 사람이 살다가 부숴도 폐기물이 되어서 처리하기에 골치 아픈 존재가 아니다. 그냥 놔두면 스스로 자연에 흡수되어 나는 원래 여기에 자연의 일부였노라 우겨대도 될 만큼 태연하게 자연으로 돌아간다.
한옥을 부수면 가장 좋은 비료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저번 호에서 말했듯 개성인삼 6년 근을 만들려면 백 년 된 한옥의 벽체부분을 부수어 바닥에 깔아야 한다.
6년산 인삼은 까다롭기로 유명해서 조금만 이상한 일이 생겨도 부정을 탄다. 자기가 자라는 몸 위에 집 짓고 차양까지 쳐서 손톱만큼이라도 생육 조건이 맞지 않으면 앙탈을 부리고 자라지 않는 인삼이 사람이 살던 집의 벽을 바닥에 깔아야 잘 자란다니 참 기막힌 말이다.
벽을 만들 때 황토에 짚이나 수숫대, 싸리 가지 같은 풀과 나무를 섞어서 점착성을 높이는 장치를 하는데 그것들이 오랜 시간 지나면서 무엇인가 신비한 물질을 만들어서 인삼에게 필요한 성분을 만들어내는 지는 모른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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