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알면 독일이 보인다.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6-07-04 15: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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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맥주얘기를 하면서 독일의 소시지와 빵에 대해 언급을 했었다. 아마 월드컵이 열리는 동안 TV 수상기에서 매일 수차례씩 독일의 축구장과 거리풍경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분명한 사실 중 하나는 거리에서 축구팬들이 삼삼오오 어우러져 맥주, 빵, 소시지 등을 먹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호에는 독일의 빵, 소시지에 관한 것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음식에 있어 독일을 특징짓는 값진 것을 얘기하자면 아무래도 쉬바이네브라텐(그릴용으로 돼지고기를 손바닥 만하게 잘라놓은 것), 사우어크라우트(양상치를 약간 시큼하게 절여놓은 것), 그리고 부어스트(소시지의 일종)등이 앞자리를 다투지 않을까?


맥주, 빵, 소시지를 즐기는 독일인
빵은 밀가루, 호밀가루 등에 소금과 물 등의 재료를 넣어 반죽한 뒤 불에 굽거나 찐 음식, 또는 식량을 나타내는 말로 사용된다.
빵이라는 말이 스페인어 pan(빤)에서 왔다고 한다. 포르투갈어나 에스파냐어의 pan, 프랑스어의 pain은 라틴어의 panis와 같은 계통의 말이다.
독일어의 Brot는 brauen(양조하다)에서 왔으며, 영어의 bread는 piece 또는 loaf와 관계되는 말이기도 하다. 즉 각 민족의 주식이 되는 빵이라는 말은 저마다의 생활 속에서 생겨나 변천을 거듭해 왔다고 할 수 있겠다.
“신선한 잡곡 빵을 좀 가져다주세요”
많은 독일인들이 지중해, 동유럽 혹은 중동이나 아메리카에 있는 친구, 친인척들을 방문할 때 가져가야 할 첫 번째 품목이 무엇이지 알고 있다. 외국에 나가 있는 독일인들에게 가장 향수병을 일으키는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러한 빵이다.
전형적으로 독일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이 잡곡이 섞인, 겉은 바삭바삭하고 안은 부드러운 어두운 색의 빵이다. 1941년 미국망명 중이던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는 자신의 일기에 “난 빵을 즐긴다”, “이 나라에 빵다운 빵이 없다”고 기록했다.
왜 독일의 빵 문화가 300여 종류 -작은 빵의 종류를 더하면 1200여 종류- 까지 다양하게 전개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빵의 역사가 안개 속에 파묻히듯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이다.

3백~1천2백종의 빵 재료와 특징 다양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미 기독교시대 이전에 이집트인들에게 빵이 있었다. 밀의 원산지 메소포타미아에 가까운 지역서 밀을 성글게 빻아 얇게 굽기 시작한 것은 BC 7천년 무렵으로 보여진다.
오리엔트에서는 예로부터 납작한 빵을 구웠다고 한다. 터키 가게에서 파는 피자만한 크기의 빵이 그 원형으로 알려져 있다. 1972년 발견된 불가리아 금채문문화(金彩紋文化)인 바르나유적(BC 4500~BC 4000)에서도 그 흔적을 볼 수 있다.
유대인도 이집트에 와서 발효빵을 알았지만, 여행을 계속하는 민족에게는 무발효 납작구이 빵이 생활을 유지하는 데 보탬이 되었고, 오늘날에도 유대인은 무발효빵(무교병)에 대한 신앙을 가지고 있다. 밀가루를 발효시켜 만드는 오늘날의 빵의 원류는 BC 4천년 전의 고대 이집트다.
예나 지금이나 주성분은 밀가루, 빵, 이스트 혹은 소금 등이다. 이런 역사를 지닌 빵이 독일에서는 각 지역별로 조금씩 맛과 모양을 달리해 발전해 왔다. 독일 특히 북쪽 지방에서 밀과 호밀이 섞인 것이 독일 빵의 근간을 이루었다.
독일 빵 종류의 2/3는 밀과 호밀이 혼합되어 있다. 귀리, 보리와 혹은 양파, 콩 종류, 특히 호박, 해바라기 씨앗, 참깨 등이 첨가 되어 있다.
그리고 흰빵의 나라 프랑스가 가까운 남서부 지역에는 빵의 색이 비교적 밝은 특징이 있다.
육류소비의 50%‘소시지’
독일 빵집에 들어서본 외국인들은 수많은 이름에 놀라기도 하거니와 발음이 어려워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하고 사는 경우가 더 많다.
브뢰첸(Broetchen,미니빵)으로 팔리는 것들이 각 지역마다 셈멜, 벡케. 쉬리페, 또한 슈스터융에, 페니히무겔 등으로 불린다.
그리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즐겨먹는 브레첼(밝은 갈색, 8자형으로 엄지손가락 굵기)은 독일 전 지역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다. 천체물리학자가 우주탄생의 비밀을 이 브레첼의 모형으로 설명하는 논문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빵에 곁들여지는 것으로는 소시지와 사우어크라우트가 있다.
실제 국제적으로 특별 독일음식을 거론하면 바로 이 부어스트다. 세계 기록적인 수치인데 종류가 1500 가지에 이른다. 삶은 것, 구운 것 각각을 독일인들은 빵과 함께 차갑게 먹기도 한다. 육류소비의 거의 50%는 이러한 소시지의 형태로 소비되고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이 커리부어스트(Currywurst:카레소스를 바른 소시지)다. 각 지역 마다 자기 도시의 이름을 붙인 소시지가 많다. 예를 들면 튀링어 로스브라텐부어스트, 뉘른베르거, 프랑크푸르터 등. 정치인들이 대중적인 이미지를 얻기 위해 꼭 이런 빵과 부어스트를 먹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지방색 담긴 다양한‘부어스트’도 별미
차가운 소시지의 종류로는 모르타델라, 살라미, Jagdwurst, Mett-,Gruetz- , Menge-, Rot-, Lungenwurst 등이 있다. 형태와 색깔 맛 등은 다양하고 동네마다 있는 정육점에서 손수 만든 소시지는 향료와 첨가물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소시지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직도 비밀스러운 것이 많다.
지역적으로 독일 북서부 지역인 쾰른 인근에 Westfaelischer Schinken은 이미 로마인들이 즐겼던 것으로 훈제된 뼈가 들어있는 소시지가 유명하다.
국제적으로 가장 명성을 얻고 있는 프랑크푸르트 부어스트는 프랑크푸르트 인근도시인 노이이젠부룩에서 생산되는데, 따뜻하고 찬 맛이 있다. 또한 남부 슈바르츠발드 지역의 소시지는 전나무를 사용해 강한 훈제 아로마향을 지닌 것도 있다.
뮌헨에서는 Weisswurst(흰소시지)에 달콤한 겨자를 발라 먹는 것이 오전 간식용으로 좋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뉘른베르그 소시지다. 특징은 꼭 손가락 길이만 하고 기름기가 상대적으로 적어 야외 그릴에 제일 먼저 구워지는 맛있는 것이다.
빵과 소시지가 각 지역마다 특색을 이루고 어깨를 겨룰 정도의 맛을 유지하는 것은 독일이라는 나라의 균형적인 발전을 의미한다고 생각된다. 위의 언급한 도시에서 열리는 월드컵 경기를 보러 가는 독자들이 있다면 저렴한 가격에 잊을 수 없는 독일의 브로트(빵) 과 부어스트(소시지)를 맛보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독일말 ‘브로트’와 ‘부어스트’는 꼭기억해 놓을 만한 단어다.
취재/ 문광주 국제부장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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