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권 서울상수도사업본부 본부장 인터뷰

“사업자의 눈이 아니라 시민의 눈으로 수도를 봐야”
이상복 | eco@ecomedia.co.kr | 입력 2005-05-18 13: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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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 위주서 수요자 위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
옥내배관 공개념 도입·수질검사 항목확대


서울상수도사업본부가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다’는 외부 평가를 받고 있다. 불과 한두 해 전만해도 경직된 공무원 조직의 전형처럼 여겨지던 이 집단에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본지는 지난해 3월, 취임직후의 김흥권 본부장을 만나 “상수도 행정문화의 고급화”를 통해 “가장 좋은 물을 공급하는 일류 공기업을 만들겠다.”는 그의 비전을 전한바 있다. 그리고 당시로부터 만 1년이 조금 안되었던 지난달 중순 본지가 본부장실을 다시 찾았다. “수도종사자가 아닌 사람의 새로운 시각으로 넓게,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획기적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신념을 강조해 왔던 김 본부장은 “피부에 와 닿는 시민 홍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된 1년의 시간이었다.”고 지난한해를 평가했다.
꼼꼼하면서도 진중한 자세로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물결을 타고 넘는 지혜로움으로 조용하면서 깔끔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김 본부장은 출중한 영어회화실력과 함께 열린귀로 수많은 전문가들과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섭렵하고 있다. 상수도 본부장의 평균 임기인 10개월을 넘긴 이즈음 그는 또 무슨 전략을 세우고 있을까. 서울시 문화국장과 행정국장 등의 요직을 거쳐 다소 이질적인 수도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본부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다. 경제학과 도시행정학에 정통하며 국제·문화적 감각을 두루 겸비한 그는 그동안 어느 누구도 건들지 않았던 피부에 와닿는 수도행정을 접목 시키고 있다.
과거 뚜렷한 족적을 남기 역대 본부장을 거론하면 김의재씨의 수도밸브 개량사업과 수도요금의 효율화 정책, 박종옥씨의 유수율향상 전략, 신동우씨의 인사개혁등이 있으나 대부분 수도행정의 내부적 개혁과 발전을 기해왔다. 그러나 현 김흥권 본부장은 이들 전임본부장과는 달리 수도 산업의 근본적 방향을 내부에서 외부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 새로운 제 2의 수도산업 전략을 세웠다. 방관만하던 옥내급배수관에 대한 실질적인 관여 전략, 10년이상 끌고 왔던 취수원 상류이전, 하천수에서 자연정화를 거친 강변여과수 도입, 일부 정수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정수장의 폐쇄와 고도처리 도입, 수돗물 홍보마케팅의 적극적이고 전문화된 전략수립 등은 정체된 이미지를 지닌 서울시 상수도본부에 새로운 구상이며 이 시대와 함께 가는 김흥권 본부장과 이명박 시장이 만난 합작품이다.
김본부장이 최근 발표한 이같은 수도 산업방향 설정은 이명박 시장이 일구어 놓은 교통정책, 청계천복원사업과 같이 수도업계로는 또 다른 변혁이다. 여기에 수도산업이 퇴보되가고 정체되어간 현 시점에서 사업가들에게는 새로운 돌출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울러 김본장이 추진중이거나 계획된 내용등은 대부분 시민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으로 결국 기존 본부장이 내부 개혁과 변화를 추구 했다면 그는 외부적이고 총체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차별된다. 새로운 정보를 되새김한후 잘 정리된 상태에서 간부들에게 정확한 전달과 일단 정리된 사업구상을 총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김본부장의 수도행정은 역사적으로 서울시 수도 100년사에 있어서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한 인물로 각인되리라 본다. 김본장의 지난한 해 동안 추구해 온 변화와 향후 계획을 들어본다. - 편집자 주 -


Q. 지난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수돗물 홍보는 기존의 방식과 많은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일련의 노력에 대한 성과와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기본적으로 물을 공급하는 일은 과학적 기술과, 경영적 측면의 고려, 시민의 신뢰 확보가 전제되어야 하는 종합적인 일입니다. 더욱이 이제는 홍보가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지난해 우리 본부는 민간홍보기법을 도입해 언론홍보, 마케팅, 이벤트 프로모션, 기타 여러 홍보 프로젝트를 통해 홍보를 진행했습니다. ‘블루골드’라 일컬어지는 시대에 물이 낭비되고, 수돗물이 못먹고 안 좋은 물로 인식되어 왔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적어도 ‘마셔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바꿔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현대 사회가 브랜드시대로 일컬어지고 있는 점에 주목해서 일반 기업뿐 아니라 지방공기업이 생산하고 공급하는 제품도 브랜드를 개발해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시는 선도적 공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인 수돗물의 브랜드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수돗물 브랜드를 “아리수”로 정해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을 추진해 왔습니다.
또 효과적인 민간홍보기법을 도입하기 위해 홍보전문 민간회사를 선정해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습니다. 방송 및 주요 언론매체 홍보뿐만 아니라 NGO 및 환경·언론학회 초청설명회와 다양한 이벤트 프로모션 등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홍보활동이 시도됐습니다.
또한 하이서울 페스티벌, 서울마라톤 등의 시민 참여 행사에 홍보관을 설치해 수돗물의 안전성을 알렸고, 지난 10월에는 지하철 환승역 5개소에 아리수 홍보관을 운영하는 등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홍보 전략을 펼쳤습니다.
그 결과 “아리수”라는 서울 수돗물의 새 이름을 TV광고 한번 없이 알게 된 시민이 18.2%로 크게 늘었고 수돗물에 대한 시민의 인식이 점차 변하고 있는 성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수돗물에 대한 시민 신뢰가 단기간 동안의 홍보를 통해 얻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민께 수돗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알리고 시민의 불편과 요구를 파악해 해결하는 한편, 전 시민에게 투명한 상수도 행정을 펼쳐나갈 때 시민의 신뢰는 쌓여갈 것이라고 봅니다.
기존의 공급자 위주의 판단을 수요자 위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는데 개방적이며 적극적이고, 더 나아가 공격적인 홍보를 펼쳐왔고 전체 본부가 홍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한 해 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최근 상수도사업본부의 시스템이 과거와 달라진 점은 무엇이며 기대 효과는 무엇입니까?

A. 가장 큰 차이는 역시 경영합리화와 서비스 강화 등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경영평가시스템을 개발해 기관별, 부서별로 정확한 비용을 산출했고 원가 분석을 통해 경영성과를 측정함으로써 각 기관 간 선의의 경쟁 체제를 확립해 더욱 세밀하게 경영의 효율화를 기하고 있습니다.
또 수도 민용 전용전화인 121번 교환시스템을 본부에서 일률적으로 운영하던 것을 콜백시스템을 도입해 해당 사업소에서 더욱 빠르게 민원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개선했습니다. 아울러 정수장에서부터 수도꼭지 수돗물까지 총 68개 지점의 수질을 24시간 자동 측정해 실시간으로 전 지역의 수질을 감시하는 ‘Seoul Water-Now’ 시스템을 구축해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감시항목과 지점을 확대해 공급과정에서의 수질사고를 철저히 예방해 나갈 생각입니다.
더불어 단순 반복 업무를 민간에 위탁해 경영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북부수도사업소에서 시범적으로 추진하던 만기수도계량기 교체업무를 민간에 시범적으로 위탁한 결과, 교체효율이 향상되고 비용이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5개 사업소의 계량기 교체를 민간에 위탁하고 올 하반기까지는 전 사업소로 확대해 업무효율과 경영개선에 만전을 기할 계획입니다.

Q. 지난해 상수도사업본부의 업무를 총 결산할 때 성과는 무엇이며, 미진했던 점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A. 지난해는 수돗물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전기를 마련한 한해였다고 생각합니다. 민간 마케팅 기법이 주효해 서울의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졌으며, 국외의 권위 있는 수질 전문기관 STL과 Weck Laboratories에서 먹는물 적합 판정을 받아 서울 수돗물의 안전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또 순수 민간단체인 수돗물시민회의와 함께 서울 시내 소재 3개 아파트와 함께 ‘수돗물 개선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는데, 사업 시행 후 해당 주민의 수돗물 직접 음용비율이 2.4%에서 11.5%로 증가했고 29.3%가 수도사업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고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시민 참여를 통해 불신 극복의 단초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론 자체 경영개선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수도사업의 성과지표인 유수율이 03년에 이어 04년에도 큰 폭으로 향상되어 85.3%를 달성했고, 수도요금 원가보상율도 10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에도 수도요금을 인상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또 전 지역에 묻혀있던 노후관을 작년 말까지 14,962km(96.4%)를 교체 완료했고 내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시민들이 민감하게 느끼고 있는 옥내 급수관과 원수 부분에 대한 노력이 병행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본부차원의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Q. 올해의 중점 추진 과제는 무엇입니까?

A. 천만 시민에게 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 수돗물에 대한 시민의 불편사항이나 요구를 적극 반영해 개선하고 시민들께 사랑받는 상수도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보다 좋은 원수를 확보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 이제는 안전을 넘어 보다 청량하고 맛있는 물을 공급하기 위해 과학적인 정책 도입등 다양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저는 수도인의 눈으로 수도를 볼 것이 아니라, 시민의 눈으로 수도를 봐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수돗물 불신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배관문제입니다.
옥내에 설치된 배관의 경우는 100% 교체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현재 관리책임이 개인에게 있는 옥내 배관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상수도본부는 옥내배관의 관리에도 공개념을 적용해 02년부터 아리수 품질 관리제를 시행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 확대 실시토록 하겠습니다.
또 수질저하가 일어나기 쉬운 아파트, 빌딩, 다세대 주택의 물탱크를 없애고 정수장에서 보내온 물을 직접 공급하는 직결급수를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해 5월부터 ‘옥내급수관 및 저수조관리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용역을 통해 개선안이 마련되는 대로 추진하고, 필요하다면 정부에 제도개선도 건의할 예정입니다.
현재 논의 되고 있는 사항은 옥내 배관 개량시 비용지원 방안, 융자알선 방안 청소의무화 방안등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원수수질개선 기법인 ‘간접취수 방식’을 도입해 1급수인 원수를 1급수로 개선하고 이를 수질사고와 같은 비상시 취수원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또 왕숙천 하류의 취수원을 팔당호와 비교해 수질이 비슷하거나 좋은 상류의 강북취수장 주변으로 이전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수돗물에 대한 수질검사도 빼놓을 수 없는 중점과제입니다.
현재 국내의 검사항목은 55개인데, 서울시는 02년부터 66개 항목을 추가로 감시항목에 넣어 종전의 WHO 권장 수준인 121개 항목에 대해 수질검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9월부터 세계보건기구에서 1.4다이옥신과 합성화학물질 및 농약을 추가해 수질검사 권장항목을 145개로 확대함에 따라 금년 7월부터는 145개 항목에 대해 수질검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와 더불어 일반 시민의 여과 없는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수도모니터 제도 운영, One-Stop 민원처리 시스템 완비 등을 통해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Q. 서울시는 곧 수도 100주년을 맞게 됩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어떤 계획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A. 2008년은 우리나라 최초로 정수시설을 건설해 수돗물을 통수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특히, 서울시는 급속한 도시 확장에 발맞춰 시설 확충 위중의 정책이 마무리되고 보다 질 높은 수돗물 생산을 위해 품질향상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100주년이 되는 08년은 더욱 뜻 깊은 시점입니다.
우리 본부는 1월부터 기념사업 기획팀을 발족해 흩어져 있는 자료를 모아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상수도의 역사를 재정립하고 세계 속의 일류 상수도로 도약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려 합니다.
주요 기념사업으로 상수도 100년의 역사를 기록한 “상수도100년사” 발간, 물산업과 관련된 유명학자들이 참석하는 국제 심포지엄 개최, 물 과학관 건립 등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Q. 상수도 공무원들에 대한 전문화 방안은 무엇이며, 인력 부문과 관련된 경영혁신 방안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A. 물 시장 개방 등 격변하는 환경에 대비해 상수도 전체 직원의 수준을 고급화 할 것이며,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전문 인재를 양성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제도와 체계적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전체 직원의 직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직무분야 6개의 교육과정을 필수이수과정으로 추진하고, 현재 운영하고 있는 소양교육과 직무보수교육, 소규모 학습 조직 운영을 더욱 강화할 예정입니다. 또 외부전문기관에 위탁 교육을 실시해 직무의 분야별 전문성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국어 능력 배양을 위한 위탁교육과 직장외국어 강좌를 운영하고 분야별 전문가는 국외 교육훈련도 실시해 계획적으로 인재를 양성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교육 훈련을 통해 전 직원의 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키고, 우수 인력을 양성해 향후 물 시장 개방등 국제 환경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 상수도사업본부를 일류 공기업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아울러 수질관리와 연구 및 홍보 분야의 전문 인력을 채용해 공기업으로서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인력의 고급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간혹 우리 본부와 수자원공사의 경쟁력이 비교 대상이 되곤 하는데, 수자원 공사는 운영의 신축성과 국제적 감각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도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으며, 도매와 소매를 모두 경험해 둘 다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장점을 살려야 할 것입니다.

Q. 시민들께 당부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해주십시오.

A.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는 깨끗하고 안전한 물입니다. 시민들께서 갖고 계신 수돗물에 대한 불신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막연한 불안감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저희는 보다 정성스럽게 시민들께 정보를 제공해 드리고, 불편한 점과 요구사항에 귀 기울일 것입니다.
보다 관심을 가지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것이 수돗물의 안전성과 신뢰를 더울 높일 수 있는 첩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본부장 이하 전 직원이 합심해 서울 수돗물 아리수를 더욱 깨끗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춘 물로 만들어 공급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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