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노동위원회 배일도 의원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4-09-30 14: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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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론 눈치안보고 국익 우선한 정치 펼칠 것
환경과 노동 통합적 시각 요구하기는 마찬가지

裵 一 道 (한나라당. 비례대표)

1950. 전북 김제 출생
1973. 전북대 자원공학과 2년 중퇴
1983. 서울지하철공사 역무원 입사
1987. 서울지하철공사 노동조합 설립 / 초대위원장
1988. 서울지역노동조합협의회 설립
노동조합 활동 관련 2차례 구속 ('88년, '91년)
1991. 전노협 대기업노동조합 특별대책위원장
1998. 서울지하철공사 복직
서울지하철공사노동조합 위원장(9, 10, 11대)
2001. 서울시투자기관노동조합협의회 결성 (상임의장)
전국지방공기업노동조합 협의회 결성(초대의장)
2002.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수료
2004. 현재 17대 국회의원 (환경노동위 한나라당 간사)

노동자 출신의원 ‘국회입성기'

지금 국회는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이 모인 도서관 풍경과 흡사하다. 187명의 초선의원과 보좌진들의 국감을 향한 열정은 어느 때 못지 않게 뜨겁게 달궈져 있다. 국정감사는 한때 스타정치인을 위한 ‘등용문’처럼 여겨져, 초선의원일수록 사활을 걸고 ‘시험’을 준비하는 풍경이 펼쳐진다.
그러나 올해 의원회관의 분위기는 뭔가 다르다. 능숙한 다선 의원실의 경우 이미 요구자료에 등급이 매겨져 자료분석이 마무리 되어가는가 하면, 대부분의 초선의원들은 과거처럼 무작정 쌓아두고 보는 과거 국감과 달리 특정 분야의 자료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경향이 짙다.
‘정책국감’을 기치로 내세운 17대 국회와 뭔가 톱니가 맞물려 가는 듯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아무리 테마국감, 정책국감을 부르짖어도 국정감사는 정부에 대한 ‘견제’라는 국회의 고유권한이자 의무에 대한 부담감이 없을 수 없다. 국민들은 정부가 제 몫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하지만, 자신이 직접 뽑은 의원이 제 역할을 해내고 있는가 하는 점도 궁금해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감을 앞두면 의례 밤낮휴일을 반납한 보좌관들의 ‘수고’ 때문에, 국회는 불야성이기 일쑤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 중에서도 ‘토·일요일은 출근하지 않는다며 참고하라’고 귀띔하는 의원실이 있다. 의원사무실부터 주5일제를 시행하겠다고 하는 노동운동가 출신, 배일도 의원의 발상이다.
그는 80년대 노동 현장의 중심에 서 있었으며 노조와 관련 두 차례나 옥고를 치러야 했다. ‘정치’나 ‘권력’이란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그가 우여곡절 끝에 17대 국회에 들어섰다. 그리고 예상했던 것처럼 당론을 개의치 않는 각종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생각보다 국회생활이 ‘해볼 만’ 하다는 그는 현재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활동중이다.
그는 김문수의원(한나라당)과 함께 수도이전반대범국민운동본부의 연기·공주 현지답사를 마치고 돌아온 직후, 채 땀이 마르기 전 기자와 대면했다. ‘노동자의원’이란 비유를 덧붙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그는 여전히 역동적 사고를 갖추고 있었으며, 길가 아무 곳이나 주저앉아 편하게 담배를 피워 물만큼 격을 따지지 않았다.
올 초 ‘공존의 꿈’이란 에세이집을 출간하며 ‘공존과 상생’을 강조했던 배일도 의원에게서 21세기의 핵심 사회문제인 환경과 노동문제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음의 내용은 의원실을 거쳐 차량내부와 식당에서 그와 나눈 일문일답)

기자 : 배 의원은 정통 현장노동가, 1세대 노동운동가로 잘 알려져 왔다. 권력의 가장 외피에서 사실상 권력의 핵심으로 진입한 셈인데 국회에 머물게 된 소감은?

배일도 의원(이하 배일도) : 나는 정치 입문시 반드시 한나라당에 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현재는 국정 운영의 실상을 확인 중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틀 속에서 평소 생각에 대한 정리를 나름대로 해나가고 있다. 할 일이 많이 있구나를 새삼 느끼게 된다.
국회 생활,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지 않았다. 4년 동안 내 자리에 다른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봤다. 그만큼 성실하고 진중하게 해나가고 싶다.

기자 : ‘공존’과 ‘상생’, 의원이 정치생활의 신조처럼 곧 잘 인용하는 상징적 단어다. 동양철학의 뉘앙스가 강하게 풍겨지며 마치 배의원의 좌우명이나 화두처럼 들린다. 좀 더 풀어서 설명해 달라.

배일도 : 한마디로 ‘함께 잘 살자’는 거다. 이는 상극과 공멸의 반대개념이다. 예전엔 철학적 개념이었다. 2차대전과 같은 ‘땅따먹기’도 결국 상극과 같은 개념이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세계화는 그 두 축이 동시에 왔다. 대립과 투쟁은 결국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결국 공멸을 자초할 것이다. 핵과 같은 문제가 그 예다. 이것은 시대의 변화이자 흐름의 변화다.
대립주의적 사고로는 가족과 국가, 환경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대립주의적 노사관을 떠나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 이것은 계급간의 타협이 아니다. 선택이다. 상극과 공멸이 아니면 상생과 공존이다. 이것은 우주의 순환 철학이기도 하다.
큰 테두리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는 바탕이 필요하다. 이것은 노사관계에서 접목해 보니 가능했다. 아마도 전체적인 사회의 흐름이 바뀌어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을 나는 이제 정치에 접목시켜보고 싶다.

기자 : ‘국보법폐지 등’을 포함해 소위 당론과 배치되는 부분이 많다. ‘소신행보’도 좋지만 정당 차원에서 보자면 애로점이 이만저만 아닐 것 같은데?

배일도 : 맞다. 배치되는 부분 투성이다. 나는 어째서인지 항상 소수의 의견쪽 이더라. 그런데 한나라당에선 나와 같은 역할이 꼭 필요했는지 모른다. 당도 이젠 예전과 달라졌다고 본다. 당내에서도 내 의견에 대해 귀기울이고 있다. 내 정치입문은 당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실패한 공간에 내 자리와 역할이 필요하다고 그들은 본 것이다.
당 전체가 통일돼 있는데 한 공간이 비어있었던 것이라고 생각되지 전혀 다른 영역이 생긴 것은 아니다. 내 정책에 대한 당내의 비판은 없다. 오늘도 수도이전 부지인 연기·공주의 150만평을 돌아보고 왔다. 대한민국의 반도 및 지정학적 조건과 함께 문화 지리적 요소를 간과하면 안된다.
결정을 내린 16대 국회는 과밀해소와 같은 당시의 당위가 물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이 문제가 결정되고 나서 지역주민끼리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을 정도로 현지 상황은 심각하다. 이들은 현재 생활을 예측하지 못할 만큼 가치관의 혼란을 느끼고 있어 우왕좌왕하고 있다. 정치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국민의 갈등을 해소해 행복으로 이끄는 일이다. 환경은 안 그런가,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생활을 영위토록 보장하는 일이다.

기자 : 현장국감을 목표로 지난달 인천환경연구단지를 둘러보고 온 것으로 알고 있다. 환경부 산하 3개 기관을 둘러보고 느낀 점은 무엇이었는가?

배일도 : 국립환경연구원, 환경자원공사, 환경관리공단 등 말로만 듣던 곳을 가봤다. 그 기관들이 위치한 곳은 단순히 거리가 먼 곳이 아니라 뭐랄까, 암담한 분위기와 '어두움', 소음과 악취가 내뿜어지는 열악한 환경이었음을 실감하며, 동시에 그들의 자부심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은 근본적으로 소명과 자부심을 구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환경부 조직 자체가 개발부처의 이기에 떠밀려 나약한 느낌마저 든다. 그들이 일할 여건을 확실히 구비해주는 일도 중요하다. 이러한 문제들은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관철되었으면 한다. 이젠 부(富)가 최고인 시대가 아니다. 환경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달라지고 있다. 그래서 전술적 차원에서 환경부의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이 당연히 들었다.
현재의 조직으로는 정치적 욕구가 실현될 수 없다고 본다. 물론 기존 조직의 융합이냐 재정립이냐 하는 문제는 심사숙고해야 하며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거쳐보아야 할 일이다. 환경파괴 문제는 복원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일이다. 서구사회의 개발논리와 문물을 그대로 들여와 생긴 부작용이기도 하다. 노동할 때부터 나는 너무 이상주의 아니냐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난 단순히 기술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바라보자는 것이지 옛날 회귀의 문제라는 것은 아니다.

기자 : 각종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의원의 관점이나 기준은 무엇인가?

배일도 : 어렵지 않게 ‘의식주’ 문제를 생각해 보라. 쓰레기 문제를 생각해 보라. 마시는 물 문제를 생각해 보라. 전체적으로 생존의 문제인 동시에 사회 곳곳의 요소가 얽혀있다. 어느 한 부분을 가지고 이야기 할 수 없다. 통합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내가 노동의 시각에 편중돼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노동이나 환경 모두 마찬가지로 통합적 시각을 요구한다. 법률, 외교, 통일에 이르는 문제까지를 포괄하고 있는 것이다.

기자 : 임기중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

배일도 : 17대에 발을 들여놓은 목표가 몇 가지 있다. 노동분야의 경우 갈등의 구조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들 것이다. 단순히 노사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문제의 해결하는 실마리라고 본다.
환경에 대한 인식, 늦게 생기고 늦게 출발했다. 이젠 단순히 유지하고 보존하는데 치중하는 시대는 지났다. 환경분야의 권한 강화와 업무 영역 확정 등을 통해 기본틀을 만들고 싶다. 내가 처음 국회에 와서 관심을 가진 것이 새집증후근 문제다. 문명의 진화에 따라 인간에게 끼칠 수 있는 환경 위해를 정치가 방관하고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환경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복합하고 총체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 없다.
당론과의 갈등도 풀고 싶다. 그러나 언제나 우선하는 것은 의원선서처럼 양심에 따라 국익을 우선하는 것이다. 국회가 공전하지 않고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또한, 나는 환노위 활동에도 주력할 것이다. '차떼기 정당'으로 불리던 16대의 정치불신과 당리당략, 국민들의 분노를 기억해야 한다. 국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데 대한 민심의 분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는 처음의 마음이 변하지 않도록 자신을 늘 채찍질해 나갈 것이다. 비판이 두려워 각본에 의한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기자 : 일과 가정, 삶에 대한 의원의 시선도 궁금하다.

배일도 : 모두 각각 행복의 조건이지만 알고 보면 모두 통일돼 있는 거다. 어느 한 부분이 불행하면 모두 불행해지기 쉽다. 다만 그 그것을 어느 곳에 분산시키느냐 집중시키느냐 하는 문제다. 나는 아내에게 자기 자신의 공동 목표를 나눠서 이루자고 제안했다. 실제로 의정활동에도 도움을 받은 적이 많다.
아내에게 일 과정에서 조언을 곧잘 받는 편이다. 정치에서도 아이디어라든지 감각적인 부분들에 조언을 많이 해주는 영원한 동반자다. 남편으로서의 의무는 서로 이해하고 보완해나가며 일과 사랑을 이룰 수 있는 기술상의 문제는 조율해 나가자고 제안한다. 사물이든, 학문이든 사랑이 전제되지 않으면 기계적일 수밖에 없다.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것이 사랑에 다름 아니다. 상생의 원리는 상대의 패배나 희생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다.

취재 /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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