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환경경영에 과감히 투자하라

환경오염방지투자 여전히 사후관리에 치중 환경부 규제, 실천 가능한 수준으로 융통성 발휘해야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4-05-22 14:10:06
  • 글자크기
  • -
  • +
  • 인쇄
변화하는 산자부와 산업환경과의 역할

산업자원부는 국내 실물경제의 총괄부서로서 ‘48년 11월 상공부로 출발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경제의 근대화와 공업화, 세계화를 목표로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급속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중화학공업 위주의 에너지 소비형 산업구조가 우리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동안, 환경은 관심대상에서 벗어나 이들이 쏟아놓은 오염물질로 또 다른 몸살을 앓아야 했다. 최근 산자부 이희범 장관은 경제인을 중심으로 확산 개최되고 있는 각종 환경경영포럼에 적극적으로 참석하여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의례적인 제스처로 보기엔 그 빈도와 적극성이 이전과 남달라 보인다. 환경문제에 대한 산자부의 접근방식이 그만큼 능동적이고 절실해졌다는 해석도 무리는 아닐 듯 싶다.
그런가하면 대기업을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기업의 환경경영 선포는 일종의 ‘붐’처럼 전사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외형적 모습에 치중해 있는 기업들의 환경경영은, 내실을 꾀하지 못하고 여전히 선언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점은 아직도 국내기업의 의식이 유독 환경문제에 대해서만은 수동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산업자원부의 산업환경과는 산업정책국내의 5개과 중의 하나다. 더 크게 본다면 산자부의 유수한 12국 44개과 중 ‘환경’이란 문구를 포함한 유일한 부서이기도 하다.
날로 기업의 활동에 각종 환경규제가 새로운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고, 기업의 생존전략으로서 지속가능발전 개념이 확대되면서 ‘산업입지환경’개념으로 출발한 산업환경과의 역할과 중요성도 더욱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환경과의 연혁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산자부에 ‘환경’이란 개념이 깃든 시기가, 불과 십여년전 일이란 사실을 미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대내외적인 국제환경회의에서 환경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던 지난 ’90년대 중반, 산자부는 ’95년 “환경친화적산업구조로의전환촉진에관한법률”을 제정하고, 산업계가 환경친화적 생산활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환경친화적 산업발전 종합시책’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국내산업의 환경수준 ‘걸음마 단계’사후처리에 치중

허경 산업환경과장은 “업계의 현실을 반영하여 규제의 수위를 완화시키고, 파급 속도를 조절해 기업을 보호하는 일”이 아직도 산업환경과의 주된 역할 중에 하나라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규제를 충족하지 못하면 팔 수조차 없는 현실’이 곧 국내 기업의 뒤늦은 환경개념의 출발점이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낙후된 국내기업의 환경수준을 선진국과 각종 규제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산자부의‘속도조절’역할이 대두되게 된 것이다.
그는 산업환경과의 역할을 설명하면서 “환경규제가 농도규제 중심에서 제품에 대한 환경성 규제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서, 산업환경과의 역할은 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한다. 이는 국제적인 환경규제가 국내 상품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면서 우리의 산업이 체질변화를 꾀하지 않고는 생존전략을 수립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국내 산업계의 환경 수준도 허경 과장은 ‘걸음마단계’로 규정한다. 그는 “국내의 환경경영 수준은 도입을 고려하는 초기단계로, 국제기준인 ISO 인증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말한다. 그나마 자본력으로 무장한 대기업은 나름대로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해나갈 만큼 실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그는 “문제는 상대적으로 자금과 정보가 부족해 즉각적 대응이 곤란한 중소기업”이라고 말했다.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의 한 보고에 따르면, 국내 산업의 환경경영 도입현황은 대부분 ‘도입 여부를 고려중’인 더딘 걸음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기업이 아직도 환경문제를 단순한 규제 회피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또한 현재까지 기업의 환경오염방지지출은 단속위주의 환경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사후처리분야에 중점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에 대해 허 과장은“사후처리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인 경제 부담을 요구한다”고 전제하며, 그러나 “초기투자비용이 다소 많이 들더라도 제조원가를 저감시킬 수 있는 사전예방기술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산자부는 “영세한 중소기업의 문제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쏟고 있다”고 말하며 이들 기업에게 자금지원과 더불어 전문가 그룹이 교육 등의 실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산자부는 매년 갱신되고 있는 ISO14001의 심사위원을 고유의 심사업무외에 기업의 교육훈련을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성장과 환경보전의 딜레마 “청정기술개발만이 살 길”

앞서 거론했듯 EU를 포함한 선진국가는 환경을 이유로 각종 무역장벽을 높여가고 있으며, 특히 자국의 대응능력에 맞춰 후진국의 기업에 불리한 규제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발맞춰 국내에서는 환경오염을 저감시키기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어 뒤쳐진 기업들을 시시각각 압박하고 있다. 이는 개발과 보전을 대립관계로 보는 기존의 이분법적 사고가, 경제와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도 점차 확대되어 국내기업은 새로운 세계시장을 상대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체질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허 과장은 “기업도 살고, 환경도 살아야 한다”며“스스로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경고한다. 산자부는 이와 같은 구조적 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환경친화적 산업구조 구축을 위한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정책적 실행방안을 추진해 나가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전략의 주요내용은 ‘업종별 산업환경 실천과제의 발굴’과 ‘청정생산기술개발사업 지원’, ‘재활용산업의 육성 지원’, ‘산업계의 환경경영 확산 촉진’ 등이 포함돼 있다.
그는 “청정기술개발은 사전예방조치를 아우르는 근본적 해결방안”이라고 강조하며 “산자부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청정생산기술을 보급·확산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강조되고 있는 청정생산기술은 생산단계에서 환경오염을 원천적으로 저감하는 생산기술을 뜻한다. “청정생산기술은 기존의 사후처리 기술에 비해 자원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사전에 오염을 예방함으로써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공정교체시 비교적 높은 초기 투자비용을 요구돼 국내기업은 이를 적용함에 있어 여전히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허경 과장은 “비록 초기 투자비용이 높더라도 청정생산기술은 환경부하와 제조원가를 저감시켜, 투자비의 회수는 물론 사회적 비용도 감소시킬 수 있다”며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환경경영 개념을 도입해 줄 것을 촉구했다.

환경부의 ‘융통성 없는 규제’, 기업의 ‘형식적 투자’가 걸림돌

그는 우리의 기업들이 환경문제에 대한 수동적인 입장을 탈피하여, 자발적인 환경혁신활동을 펼쳐줄 것을 주문했다. 현재 국내의 기업들은 각종 환경보고서를 발간하며 외형적 기틀을 갖춰나가고 있지만, 형식에 비해 그 내용은 빈약하기 그지없는 수준이다. 물론 일부대기업을 중심으로 환경에 대한 투자펀드가 조성되는 등, 환경경영에 대한 인식의 확대와 가시적 발전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평가를 위한 보고서 작성’에 치중돼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는 “그동안 환경 분야의 투자는 대부분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하며 “초기에 부담스럽더라도 장기적으로 기업에게 투자비 이상의 실익으로 되돌아오는 환경투자는 또 다른 경쟁력 확보의 길”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산자부도 환경설비의 수요진작과 기술의 현장적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금지원과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허경 과장은 부처간의 견해차를 묻는 질문에서 “산자부의 기본정책 방향은 환경부의 그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답하며 “부처간의 인식차가 활발한 의견교류를 통해 상당부분 거리를 좁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환경부의 규제에 대해 조심스레 언급하며 “규제 수준 자체를 고수하려 하기보다는 규제 대상이 지킬 수 있는 수준으로 유인하는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며 규제 강화 일변도의 탄력성 없는 환경부 정책에 쓴 소리를 건네기도 했다.
그는 현재의 지원책이 열악한 중소기업의 눈높이에 맞게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현재의 중소기업의 인력과 역량을 고려해 친환경설계기법을 단순하고 명료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체질개선을 위한 여력조차 준비되지 않은 영세기업을 배려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환경혁신 활동 사례화, 적용 가능한 로드맵 만들 것

허경 과장은 기술고시 14회 출신으로, 미국 위스콘신대에서에서 정책개발·공공행정을 수료한 ‘기술형행정’관료다. 한때 구기종목을 즐겨하다가 근래에 산책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그는, 자칫 막연한 ‘탁상공론식 구호’로 흐르기 쉬운 친환경 산업정책을 세심히 산업 현장에 적용해 나갈 수 있는 ‘엔지니어’의 기질도 겸비한 것으로 평가된다.
매사에 진취적인 동자부 시절의 근성을 표출하며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희범 장관의 활약에 힘입어, 산자부는 한껏 탄력을 받아 소리 없이 역동적인 정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분명 과거 산업의 고착화된 패러다임은 ‘성장과 보전’, ‘발전과 지속성’으로 표현되는 ‘조화’의 또 다른 개념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산업환경과는 이러한 변화를 조기에 감지하고 기업의 ‘친환경화’를 유도·지원하는데 주어진 몫을 다할 것으로 기대된다.
허경 과장은 “산업환경과는 기업의 창구로서 작은 목소리에도 귀기울일 것”이며, “환경 혁신 활동의 종류를 발굴해, 후발 기업이 소화시킬 수 있도록 틀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환경에 대한 산업계의 투자성과도 가시화해 “미온적인 기업을 설득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규제의 충격 완화’라는 소극적 역할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산업구축의 견인차’로, 향후 산업환경과가 추진해 나갈 균형미 갖춘 정책의 귀추가 더욱 주목된다.

▶허 경 산업환경과장
- 부산대 기계설계학과
- 한국과학원 항공공학과 (석사)
- 미 위스콘신대 정책개발·공공행정 (석사)
- 기술고시 14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 일반기계기사 1급

[저작권자ⓒ 환경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