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환경부에서 조사한 환경보전에 관한 국민의식조사에서도 국민의 71.5%가 수돗물이 식수로서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국민은 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러한 수돗물에 대한 불신감은 수돗물 대체수단으로써 정수기의 시장규모를 크게 증가시켰으며, 2002년 기준으로 정수기 제조, 판매업체수 200여 업체에 매출은 1조원대라는 엄청난 시장규모를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약 1,000여종의 모델이 쏟아져 나옴에 따라 공산품 단일품목중에서 그 종류는 가히 최대규모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되었고 이제는 생활가전의 필수품목이 되었다.
현재 유엔은 우리나라를 벨기에, 케냐, 소말리아 등과 함께 대표적인 물부족국가로 분류하고 있고, 정수기의 시장규모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정수기의 정수성능이나 용출안전성, 구조적인 문제 등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수돗물을 2차적으로 걸러 보다 깨끗한 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정수기의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정수기 관리제도 및 검사방법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우리나라의 정수기 관련제도와 성능검사결과를 통해 나타난 제도 및 검사방법상의 문제점을 검토하여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정수기 관리제도 및 검사방법으로의 개선대책을 제안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향후 정수기 시장의 바람직한 정착과 소비자들의 올바른 선택이 가능하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품질검사제도의 개선
현행규정상의 문제점
현행제도와 같이 환경부에서 품질검사기관으로 정수기조합을 인가하여 인증사업을 지속할 경우 하자 또는 문제 발생시 이에 따른 모든 책임은 정부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이익집단이라 할 수 있는 사업자단체인 정수기공업협동조합이 품질검사기관으로 지정되어 있어 정수기의 전반적인 검사 및 사후관리업무에서 소비자의 입장을 대변할 수 없으며, 공정한 정수기 관리제도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개선대책
정부는 품질검사기관을 별도로 지정하지 말고 시설기준이나 표시기준, 사후관리기준 등과 같은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대신 공정한 품질관리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책임은 업체에게 부여하므로써 업체 스스로 자율적이고 책임감있는 품질관리를 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또한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일정한 요건을 갖춘 성능검사기관을 사업자단체와 무관하게 지정하여 민간에서 미국의 NSF와 같이 품질인증, 사후관리 등의 기능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수기품질심의위원회 및 성능검사기관의 독립성 보장
현행 규정상의 문제점
정수기품질심의위원회는 엄격하고 공정한 품질심의를 통하여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기구로서 학계, 소비자단체, 전문가들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규정으로는 정수기품질심의위원회가 사업자치단체인 정수기공업협동조합내에 설치되어 있고 심의위원장을 조합이사장이 맡고 있으며, 심의위원도 조합이사장이 사업자 대표 2인을 포함하여 위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같은 구조적인 모순점으로 인해 그동안 독립적이고 공정한 품질심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또한 심의위원회가 월 1회 정도 조합에서 부정기적으로 심의위원들을 소집하여 심의를 하고 있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이 거의 불가능하며 심의위원회의 권한 및 수행업무 등이 구체적으로 명문화되어 있지 않아 심의위원회의 원할한 업무수행에 제한조건으로 작용하여 왔다.
특히, 심의자료를 조합에서 작성함에 따라 성능검사기관에서 성능검사시 기준에 미달되거나 이상이 확인될 경우에는 보완절차를 통하여 이상이 없을때까지 반복검사를 할 수 밖에 없어 성능검사기관의 독립성 확보가 곤란한 실정이다.
개선대책
정수기시장규모에 걸맞는 공정한 품질검사를 위해 품질심의위원회를 와넌 독립적인 기구로 구성하고 심의위원장과 심의위원도 별도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심의위원회의 권한과 수행업무를 명문화하여 심의위원회가 정수기의 품질부분에 대해 상시 감시활동 및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고 소비자 피해발생시 이에 대한 제재조치 등의 권한도 일부 부여하므로써 궁긍적으로 정수기의 품질향상과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
성능검사기관은 엄격한 지정요건을 갖춘 기관으로 지정하여 검사결과를 심의위원회에 직접 통보하므로써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수성능검사방법의 개선
유효정수량시험
현행 규정상의 문제점
현행 규정은 제조업자 또는 수입판매업자가 신청하는 추정 유효정수량을 기준으로 하여 추정 유효정수량이 120%까지 잔류염소농도를 2mg/L로 조제한 조제수를 통과시켜 잔류염소 제거율이 80%에 적합할 경우 이때의 정수량을 유효정수량으로 표기한다. 예를 들어 추정 유효정수량을 3,000ℓ로 신청할 경우 3,000ℓ의 120%인 3,600ℓ까지 물을 통과시킨 후 잔류염소 제거율이 80%이상이면 유효정수량은 3,600ℓ가 된다.
이러한 검사방법은 잔류염소만으로 유효정수량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활성탄필터의 수명검사방법에 불과하며, 다른 필터의 교환주기나 정수량 확인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검사방법의 적용은 수돗물을 정수한다는 개념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한 정수기에 표기되는 유효정수량도 제조업자가 신청하는 추정 유효수정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 활성탄필터의 수명보다 훨씬 적게 표시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유효정수량시험시 잔류염소가 추정 유효정수량의 120%때까지 전혀 검출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한 점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필터의 정확한 수명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업체 또는 A/S기사의 권고에 따라 필터를 교환할 수 밖에 없으며, 공장도가격대비 1.6∼19.4배에 달하는 필터교환 소요비용에 대한 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되고 폐필터에 의한 폐기물발생량의 증가를 유발하고 있다.
개선대책
정수기 내장 필터별로 수명시험방법을 세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터별로 제거가능한 물질과 수돗물에서 검출되는 물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필터별로 대표군 물질을 선정하고, 유효정수량시험시 조제원수의 농도는 수돗물 평균농도의 2배 또는 수질기준의 10∼20% 수준이 될 수 있도록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필터의 수명을 판단할 수 있는 제거율 한계기준을 산정(10∼20%)한 뒤 다음과 같이 검사하도록 한다.
첫째, 제조업자가 신청하는 추정 유효정수량까지 각자의 필터를 대상으로 대표군물질의 조제원수를 통과시키면서 1,000리터 단위로 유입수와 유출수를 검사한다. 둘째, 추정유효정수량까지 제거율 한계기준에 적합한 경우 한계기준까지 계속 통과시키되, 통과수의 검사간격을 줄여 검사한다.(예를 들어 500리터 단위) 셋째, 한계기준에 도달하는 시점을 필터의 최종유효정수량으로 판정하여 교환주기로 표기하도록 한다.
일반정수성능시험중 일반세균시험
현행 규정상의 문제점
잔류염소를 제거한 수돗물을 100리터 통과 후 분석한 뒤 먹는물 수질기준 이하로 검출되면 적합한 것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성능검사를 실시한 1,000여건의 검사결과 수질기준을 초과한 경우는 전무하며 검출된 적도 극히 드물다. 이는 현행 검사시점인 100리터 통수에 소요되는 시간이 1∼2시간에 불과하기 때문에 유입수 자체에서 일반세균이 검출되지 않으므로 유출수에서도 검출이 안되는 것이므로 매우 불합리한 검사방법이다.
또한 먹는물 수질기준으로 일반세균이 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세균의 제균, 살균성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현실적인 시험방법이 정해져있지 않아 소비자들은 미생물 제게성능을 알 수 없다.
개선대책
일반세균의 정수성능검사를 현재의 수돗물 통과에 의한 일반정수성능이 아닌 특수정수성능검사로 전환시켜 미생물 제거성능이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수기에서 병원성세균이 검출된다는 연구자료 및 언론보도를 고려할 때 유해성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일반세균 검사대신 병원균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병원성세균을 검사하는 등 미생물검사를 현실화하는 방안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해야 한다.
정수성능시험방법
현행 규정상의 문제점
일반정수성능검사는 의무검사로써 맛, 냄새, 색도, 탁도(조제수), 일반세균(잔류염소없는 수돗물)을 검사하고 있으며, 특수정수성능검사는 제조업자의 신청에 따라 수질기준 항목의 조제수 통과시험 후 제거율기준을 적용한다.
특수정수성능을 실시하지 않는 경우에는 수돗물 통과 후 수질기준 적합여부를 판단하고 있으며, 시료채취는 조제수 또는 수돗물을 100리터 통과한 후 실시하며, 검사적성서 표기시 유입수는 수돗물로 표기한다. 5년간 실시한 1,290건의 정수기 가운데 74%는 제조업자의 신청에 따라 일반정수 5개 항목 외 모두 수돗물만 통과시켜 검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로 인해 소비자는 정수기의 특수정수성능을 확인할 수 없다.
또한 유출수 채수시점이 100리터밖에 되지 않아 초기 정수성능을 확인하는데 불과하며, 정수기의 검사방법이 유형과 관계없이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어 유형별 정수기의 특성에 맞는 검사가 이루어질 수 없는 불합리한 점이 있다.
검사성적서에 유입수를 수돗물이라고만 표기하기 때문에 수돗물과 정수기 통과수간의 오염물질농도의 비교가 불가능하다.
개선대책
특수정수성능시험을 의무화하고 정수성능을 표시기준에 의무적으로 포함시키도록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검사방법을 역삼투압식, 건강유해물질제거식, 심미적영향물질 제거식과 같이 제거 성능별로 구분하여 특수정수성능시험을 차별화한다. 또 정수성능 확인을 위한 시료채취시점은 현재의 100리터 이상을 통과시켜 검사하도록 개선해야 한다.
용출안전성시험
현행 규정상의 문제점
정수기의 재질기준에서 정수기의 일반부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질 이외의 물질을 사용한 경우에만 무해성을 입증하거나 또는 식품위생법 제12조에 의한 식품공전상 기구 및 용기, 포장의 기준, 규격에 적합해야 한다.
정수기에 사용하는 필터의 재료는 수처리제의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준에 규정하고 있는 경우 그 기준에 적합해야 하며, 모든 필터에 대한 제조원의 표기 및 소재검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활성탄과 제올라이트등 수처리제 고시물질에 대한 성분검사를 일부만 실시하고 있으며, 규정된 소재들외에는 검사의 근거가 없어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재료들중에는 품질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오염물질이 용출되는 등의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VOC물질등)
특히, 필터의 재질이나 소재별 용출시험은 최근 일부 세라믹소재에 대해 행해지고 있으나 기타 재질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으며, 세라믹볼의 중금속용출시험은 실제 가정에서의 사용조건을 고려하여 안전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또한 물과 접촉하는 소재에 대한 환경호르몬물질 용출시험의 규정 및 시험이 전무하여 안전성을 강구하는 것이 시급하다.
개선대책
용출안전성은 정수기와 같은 위생제품에서는 필수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부분이므로 용출안전성시험(재질 및 소재)의 의무화가 필요하다.
용출시험방법은 실제 가정에서 사용하는 조건을 고려하여 규정해야 하며, 예를 들어 수돗물을 일정수량 통과시킨 후 내부를 충진하고 72시간 동안 정체한 후 용출수를 검사하는 절차를 수회 반복하는 방법이나 수돗물을 일정시간 간격으로 통과 및 정체를 반복하도록 한 후 최종적으로 일정시간 용출 후 검사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소재로 사용되는 수처리제는 현재와 같이 성분검사를 하되, 이를 어길 경우의 행정처분조항을 강화해야 하며, 환경호르몬물질의 용출시험도 의무화하여 수입 판매 또는 제조시 안전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정수성능검사용 검체수거방법
현행 규정상의 문제점
품질검사를 위한 검체의 채취는 품질, 성능검사기관에서 직접 채취하거나 신청자가 검체를 지참하여 검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청자인 제조업자가 직접 검체를 지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수성능검사용 검체의 수거 및 입고가 제3자가 아닌 검사대상 당사자에 의해 이루어짐으로써 정수성능검사용 필터소재와 실제 생산 및 판매되는 필터소재간의 차이점을 확인할 수 없다.
개선대책
검사의 공정성 및 대표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성능검사기관이나 정수기 품질심의위원회에서직접 채취 또는 입회하여 봉인한 후 검사하도록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필터 소재 및 재질검사시에도 성능검사기관이 입회하여 직접 검체를 random하게 채취하거나 제조물량 단위별로 표준검사를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수성능검사의 대상 및 검사주기의 개선
현행 규정상의 문제점
정수성능검사는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기 전에 반드시 실시하도록 하고 있으며, 동일 회사에서 필터의 배열, 크기, 재질, 구성 등이 동일한 모델을 사용하였을 경우에는 구조검사만을 실시하고 정수성능검사는 수행하지 않아도 된다.
필터를 제조, 수입하는 화사에서 같은 재질의 필터를 여러 정수기회사에 판매하고 있을 정도로 호환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수기회사와 모델명이 다르다는 이유로 모두 정수성능검사를 하므로써 정수기모델을 양산하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표준규격화의 결여와 검사대상 및 검사주기의 문제점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며, 정수기 및 필터의 성능, 안전성, 유효정수량 등 정수성능에 관한 표준규격이 제정되어 있지 않아 품질저하의 가능성이 높다.
개선대책
정수기 및 필터의 호환성이 어느 정도 이루어져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성능, 안전성, 유효정수량 등의 정수성능과 관련한 표준화된 규격을 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한 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이 동일한 정수방식이면서 사용하는 필터도 동일회사 제품이고, 필터제조원의 변경이 없을 경우에는 최초 표준화된 규격에 따라 필터를 검사하여 인정받은 검사성적서를 별도의 검사 없이 계속 인정해주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때 필터의 품질저하가능성은 자가품질검사 및 수거검사등 상시검사를 통하여 보완하고 전술한 바와 같이 검체의 수거방법을 개선하므로써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수기 관리제도 및 검사방법에 관한 규정은 시행되어 오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과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및 관련업계의 미온적인 대처로 인하여 소비자들의 불신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소비자의 신뢰도를 향상시키고 정수기의 성능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정수기 관리제도 및 검사방법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국회 차원에서의 입법활동을 통하여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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