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입 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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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원시인 구취, 아이스맨 입냄새
5천 년 전의 사람은 입에서 어떤 냄새가 났을까. 5천여 년 전은 청동기와 철기의 과도기다. 이 무렵의 사람은 지역에 따라 나라를 세우기도 하고, 부족 단위로 생활 하기도 했다. 경제 형태는 수렵, 채집, 농업, 목축 등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섭생은 육류에서 곡식, 채소류 섭취로 이행하는 시기다.
의료 수준은 자연을 활용하는 정도였다. 구강 위생은 극히 불량한 편이었다. 입냄새가 현대인에 비해 심했을 개연성이 있다.BC 4000~BC 4300년에 살았던 사람을 통해 입 냄새 정도를 가늠해 본다. 1991년,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의 국경인 알프스의 빙하에서 고대인의 미라가 발견됐다.
미라가 잠든 곳은 해발 3210m 지점이다. 화살에 맞아 숨진 그는 빙하에 갇혔다가 지구 온난화로 얼음이 녹아 5300년 뒤에 존재가 드러났다. 연구 결과 그의 신원이 밝혀졌다. 그의 이름은 발견 지명을 따 오치로 붙여졌다.
이름: 오치, 별명: 아이스맨, 성별: 남자, 인종: 유럽형 백인, 모발: 갈색, 혈액형: O형, 나이: 45세, 키: 165cm, 몸무게: 50kg, 질병: 관절염, 사망 원인: 화살
오치가 입고 있던 의복과 사용한 도구는 매우 정교했다. 그는 항생제 성분의 버섯도 휴대했다. 몸에는 문신도 했고, 관절염 치료를 위해 침을 맞은 흔적도 있다. 침 흔적은 등의 경혈, 관절 경혈에서 보인다. 장기도 섭생을 알 정도로 잘 보존됐다. 그는 빵과 곡물류, 녹말 함량이 높은 식품을 주로 섭취했다. 이로 볼 때 오치는 당시대의 상류층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구강위생은 극히 열악했다. 유럽구강과학저널의 보고에 의하면 오치의 치아는 에나멜이 심각하고, 플라그가 쌓였다. 온통 충치인 치아는 마모 되었고, 몇 개는 상태가 심각했다. 당연히 구취가 심했다. 입냄새는 치아관리, 섭생과 관련 있다. 당시 이 지역은 농업이 발달했다.
오치는 수렵과 채집에 의한 섭생이 아니라 조리를 한 익힌 음식을 먹었다. 음식을 조리할 때는 맛을 내기 위해 다양한 식재료를 더한다. 이는 치아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치아 관리를 하지 않으면 농업시대가 수렵 시대에 비해 이를 쉽게 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오치는 양치를 하지 않았다. 먹고 난 뒤 이를 닦지 않았기에 급격하게 치아 손상이 됐다. 그나마 섭취한 단단한 미네랄 성분이 양치 역할을 해 치아가 버티는 정도였다.
학자들은 오치가 구강위생 불량으로 구취가 심한 것으로 보았다. 이는 위장의 기능도 약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치아의 건강이 악화되면 씹는 기능이 약해진다. 저작기능이 떨어지면 음식을 충분하게 씹지 못하고 삼키게 되고, 소화력이 떨어지게 된다. 특히 육류는 더욱 소화시키기 못하게 된다. 이 경우 위와 장에서 음식의 부패가 진행된다.
위장에서 음식이 부패하면 혈액이 오염돼 탁해진다. 위장에는 과부하가 걸려 열이 발생한다. 담즙도 지나치게 분비된다. 전체 장기가 약해지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 위와 장, 담의 열 발생과 기능 저하는 구취를 더 심하게 한다. 입냄새는 호흡을 타고 입으로 나오게 된다. 아이스맨 오치는 구강위생 악화와 소화기능의 저하로 심각한 구취에 시달린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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