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플라스틱쓰레기 재활용? 재사용? 뭐가 정답

순환경제에 도움되는 에너지화에 초점 맞춰야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2-06 19: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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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이 98kg에 달한다고 밝혀 플라스틱 소비량이 전 세계에 비해서 만만치 않은 수치임을 보여줬다. 또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해양 투기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토양에 그대로 축적되는 경우가 많고 토양 번식을 유지하는 진드기, 애벌레, 기타 미생물 개체군에 상당한 피해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플라스틱 폐기물의 효율적인 처리방안과 대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기하급수적으로 쌓이는 플라스틱 폐기물

 

2017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거의 3억5000만 톤에 달했다. 2050년까지 플라스틱은 11억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화학물질이 플라스틱 생산과정에서 첨가되는데 이는 음식, 물, 환경으로 다시금 유출된다.

 


영국 왕립학회지에 게재된 새로운 논문에 의하면 인류가 1950년 이후 6억3천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배출했으며 이중 79%가 매립지에 축적되거나 자연환경으로 유출됐다고 지적했다.

 

국내 폐기물 현황도 1인 가구의 증가와 온라인 쇼핑 비대면 배달 서비스 이용 증가로 급증하는 추세이다. 국내 총 폐기물 발생량은 2012년 38만 톤에서 2015년 40만 톤, 2016년 42만 톤으로 급증했으며 1인당 발생량도 하루 1kg를 초과할 정도로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렇듯 쓰레기가 급증하고 있지만 중국의 쓰레기 전면 수입 금지조치로 플라스틱은 갈 곳 없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중국은 2018년 12월 31일 폐페트병, 폐전자제품, 산업계 폐플라스틱 등 16종과 2019년 12월 31일 목재 폐기물과 금속 스크랩 등 16종을 금지시켜 총 32종의 폐기물을 금지 조치했다.

 

기후변화센터 김소희 사무총장은 “우리나라는 1993년 폐기물 및 기타 물질의 투기에 의한 해양오염방지에 관한 협약을 가입했지만 여전히 육상 쓰레기들이 바다로 흘러가는 실정이다”며 “2019년 바다로 폐기된 육상 쓰레기는 원료동식물 폐기물 2만1600㎥, 수산가공잔재물 1만60㎥, 패각류 2만7000㎥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일회용품 사용량까지 급증해 쓰레기 무단투기 또한 크게 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2월~5월 사이 경남 양산시 폐공장 불법 폐기물 더미가 1만 톤에 달하며 경북 성주군 폐공장 폐기물 더미가 4500톤, 경북 경주시 폐공장 폐기물 더미가 2000톤이라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 이후 일회용품 사용량이 늘어나자 선별장 폐플라스틱 가격 폭락으로 톤당 40만원에 달하는 소각비용을 피하려 야산이나 폐공장 무단투기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폐기물 관리를 위해 김소희 사무총장은 “발생을 예방하고, 이미 발생된 것을 최소화하며 재사용, 재활용을 실시하며 에너지 회수와 직매립, 통제가능 폐기물을 최대한 적절히 처리하며 통제 불능 폐기물은 최후에 매립하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덴마크의 경우 2017년 기준 소각을 통한 에너지 회수는 53%에 달하며 매립은 1%에 불과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 생활폐기물 수거율 87.1%, 소각 5.6%, 매립 7.3% 였다. 하지만 정작 재활용은 절반 정도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박훈 연구위원에 따르면 “이렇듯 재활용할 수 없는 폐기물만 에너지화하면 매립보다 환경에 도움이 된다. 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할 경우 물질 순환에서 독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 이를 그냥 두면 순환할 수 없는 재료를 에너지 공급을 통해 순환경제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도시고형폐기물, 특히 플라스틱 폐기물 에너지화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정책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폐기물 에너지화 현황을 단순 수치가 아닌 현장 분석으로 제대로 파악하면 순환경제 성취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각장 신증설...주민들은 결사반대 난항

 

정부는 생활폐기물 중 에너지 생산에 가장 중요하게 사용되는 플라스틱에 대해 여러 가지 기후 환경 문제의 이상적인 해결방안으로 순환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에너지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국내 소각장 신증설이 차질을 빚고 에너지 회수가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로는 지역주민들의 님비현상이 가장 큰 걸림돌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말뫼의 쓰레기 소각장_출처 Wiki

당초 지자체들은 쓰레기 직매립 금지와 쓰레기 감축을 위해 소각장 신증설을 추진해왔으나 이는 번번이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부천시는 인천시, 서울 강서구와 더불어 부천시 자원순환센터 내에 7,786억 원을 들여 하루 900톤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광역소각장을 신설하기로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쉽사리 결정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광역화는 결사반대이며 쓰레기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부천시 외의 쓰레기가 반입되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소각장 현대화는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최적의 장소를 물색하고 쓰레기 감량, 재활용 촉진 및 강화 등 근본적 해결을 위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 2025년 종료를 추진하면서 소각장 확충 현안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11월 계획을 발표했지만 쉽사리 가닥을 잡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직매립을 하지 않으려면 소각장을 더 증설해야 하는 상황인데 주민들의 반대가 심하다”며 “소각장과 비슷한 고온용융시설, 열분해시설 등을 통해 자원을 추출하는 등의 기술도입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시설을 늘리는 것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쓰레기 감축...재활용이 아닌 재사용?

 

이제 플라스틱 폐기물은 재활용이 아닌 재사용 쪽으로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까지 생산된 플라스틱의 약 20% 내외만이 재활용된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플라스틱 용기의 재사용과 리필시스템의 정착은 이제 필수적인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의 한 비영리단체는 상당수의 소비자들이 PP(폴리프로필렌)로 만든 마가린통, 대형 요거트통, 아이스크림 통을 재사용함으로써 수명을 연장하고, 매립을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개발하고 있다. Polyco(Polyolefin Responsibility Organization)가 이끄는 ‘PP 튜브 재사용 연구’는 재사용 및 재활용을 위해 디자인을 개선함으로써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고 한다.

 

Polyco 측은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1550명의 응답자를 통해 전화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 대면 인터뷰, 소셜 미디어 여론조사를 통해 대형 요구르트통, 마가린통, 아이스크림통을 이용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80% 이상이 다 쓴 통으로 식품저장용 용기, 가정용 용기 등으로 용도변경을 원한다고 응답했다.

 

남아공에서는 매년 최소 1억3300만개의 대형 요구르트 통, 8000만개의 마가린 통, 3100만개의 아이스크림 통이 생산되고 있다. 한편 2019년과 2020년 동안 케이프타운대 연구진과 넬슨만델라대 연구진은 전국을 돌며 해변 쓰레기 데이터를 조사하면서 플라스틱 통의 디자인도 폐기물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 통의 강도를 높이고, 뚜껑 기능성을 개선하며 라벨 탈부착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가정 내에서 저장용 용기로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PP 소재 통의 재사용률은 높지만, 재활용률은 30%에 그친다는 점을 주목했다. 또한 제품 디자인 면에서도 매립되지 않도록 원형설계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PR 규제 또한 이제 생산자들이 소비자가 제품을 재사용하고 용도를 용이하게 바꿀 수 있도록 제품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요구하고 있다.

 

배달업계와 요식업계 점차 달라질까

 

국내 배달업계도 배달음식을 시켜먹을 때마나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원천 차단하고자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식당이 속속 늘고 있다. 식당업주들은 밀짚을 이용한 친환경 용기를 사용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도 이 같은 대열에 합류했다. 브라질 상파울로의 맥도날드 매장에서는 음식을 주문할 경우 플라스틱처럼 보이는 쟁반이 나오지만 이는 사실 UBQ라 불리는 것으로 주로 바나나 껍질, 닭뼈, 기타 음식물 찌꺼기, 판지, 종이, 기저귀, 기타 폐기물로 만들어진 것이다. 맥도날드 측은 플라스틱 사용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수천개의 쟁반을 출시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잠재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매립지로 가는 일을 막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맥도날드 측은 밝혔다.

 

한편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2025년이면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의 쓰레기 대란 이 점차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지자체와 정부에서는 수도권 매립지 건설을 서두르고 있지만 주민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또한 기업체들의 인식 변화도 중요하다. 이는 정부에서 강요할 수만은 없고, 기업체 차원에서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생분해성 용기를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생분해 용기는 재활용이 되지 않아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하고 매립지를 확보할 수 있는 일도 쉽지 않아 대부분 소각장으로 가게 된다고 밝혔다.

 

그밖에 그는 요즈음 대두되고 있는 유리병으로의 소재 변경 등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알렸다. 깨진 유리는 부피가 작아서 수작업으로 선별하기 힘들고 재활용도 거의 안 되고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활용이 아닌 재사용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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