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의 용화실못이 생태복원을 통해 자연호수로 재탄생하며 생물다양성의 새로운 보고(寶庫)가 되고 있다. 인공적인 구조로 인해 극심한 부영양화에 시달리던 저수지가 자연친화적인 생태연못으로 변모하면서, 다양한 식생과 미생물 군락이 형성되어 학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용화실못의 변천 – 인공 저수지에서 생태연못으로
용화실못은 약 120년 전 조성된 농업용 저수지로, 원래 직사각형에 가까운 형태였다. 물을 효과적으로 가두기 위해 급경사 둑이 조성되었고, 주변 농경지와 축산단지에서 유입된 오염물질로 인해 심각한 부영양화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줄과 마름이 과도하게 번성하여 수면 전체를 덮었고, 마치 육지 생태계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010년 국립생태원 건립 과정에서 생태복원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복원 과정에서 용화실못의 형태는 보다 자연스러운 타원형으로 개선되었고, 급경사였던 둑은 완만한 웅덩이형 단면으로 조성되었다. 또한, 최대 2m의 깊이를 유지하면서 가장자리로 갈수록 점진적으로 얕아지는 바닥 구조를 만들어 다양한 식생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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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 습지인 우포늪(쪽지벌) (아래)과 비교된 복원된 용화실 못 (위)의 모습. |
생태다양성이 생물다양성을 부양하다
생태복원의 핵심은 자연의 힘을 활용한 자발적 복원에 있었다. 초기에는 버드나무를 중심으로 한 수변식생을 도입하고, 수체 내 안정성을 위해 줄과 같은 정수식물을 식재했으며, 이후 자연적인 식생 형성을 유도했다.
그 결과, 현재 용화실못은 자연호수와 유사한 생태적 다양성을 갖춘 연못으로 자리 잡았다.
깊은 수심: 마름 군락 형성
중간 수심: 부들, 줄, 갈대, 큰고랭이 군락 형성
가장자리: 고마리, 겨풀, 물억새 등의 습생식물 군락 형성
연못 주변: 버드나무와 개키버들 군락 형성
이처럼 다양한 수심이 다양한 식생을 형성하고, 이는 다시 생물다양성의 증진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용화실못 복원의 과정과 성과는 국제저널 Ecological Engineering에 게재되어 국제적으로도 주목받는 사례가 되었다.
미생물 분석으로 밝혀진 생태다양성과 생물다양성의 관계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복원된 용화실못의 수역, 바닥 진흙, 부들·줄·갈대·버드나무의 뿌리 부분에서 토양 및 식물 시료를 채취해 미생물 다양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각 환경과 식물이 서로 다른 미생물 군집을 형성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즉, 생태다양성이 곧 생물다양성을 부양하는 중요한 요인임이 입증된 것이다. 용화실못 복원 과정에서 도입된 다양한 수심과 식생이 결국 미생물 군집의 차이를 만들어냈고, 이는 곧 생물다양성 보존의 핵심 원리 중 하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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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태적으로 복원된 국립생태원 용화실못의 바닥, 수체 및 다양한 식생으로부터 수집한 미생물상에 기초한 시료 채취 지소의 서열화 결과. 기질 및 식생 유형에 따라 미생물의 종류가 달라 생물다양성 확보에서 생태다양성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화살표는 시료 채취 지소의 공간분포에 환경요인의 영향을 나타낸다. L1-W: 수체, L1-M: 바닥 진흙, L1-T: 부들, L1-Z: 줄, L1-R: 갈대, L1-B: 버드나무, NH4: 암모늄, NO3: 질산, TN: 총 질소, TP: 총 인, TOC: 총 유기탄소 |
이 연구 결과는 국제 저널 Microorganisms에 게재되어 국내 생태복원 연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알렸다.
(Kim, M.K.; Lim, B.-S.; Lee, C.S.; Srinivasan, S. Bacterial Diversity in the Different Ecological Niches Related to the Yonghwasil Pond (Republic of Korea). Microorganisms 2024, 12, 2547. https://doi.org/10.3390/microorganisms12122547)
생태복원의 의미와 미래 방향
이번 용화실못 복원 사례는 단순히 훼손된 자연을 회복하는 것 이상으로, 생태다양성이 생물다양성을 부양하는 근거를 제시한 점에서 의의가 크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물다양성 보존에서 생태다양성의 중요성이 충분히 인식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다양한 서식환경 조성이 생물다양성 증진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이창석 교수 연구팀은 생태복원과 생물다양성 보존의 연계를 더욱 심화시키는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며, 이번 연구 성과가 향후 국내외 생태복원 사업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생태원의 용화실못이 보여준 변화는, 자연의 복원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그리고 생태계를 조화롭게 회복시키는 것이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시사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성공적인 생태복원 사례들이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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