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제주조릿대’의 재발견

그린기자단 허정현(NLCS 제주 국제학교), 6월 우수기사
홍리윤 | eco@ecomedia.co.kr | 입력 2017-07-04 19: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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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생물의 터전이자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한라산이 ‘제주조릿대'의 급격한 확산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구상나무 숲을 제외하고 한라산 대부분이 제주조릿대로 덮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기 때문이다.


제주조릿대는 대나무 잎을 연상시키는 크고 긴 잎과 뾰족한 줄기를 지니고 있는 한국 특산종이다. 울릉도의 섬조릿대, 육지의 조릿대와 달리 가지가 갈라지지 않았으며 털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조릿대 <사진제공=제주 생태 관광 사이트>

이 식물은 예부터 유용하게 쓰였는데, 구휼미의 지원이 어려운 제주에서는 기근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한다. 한라산에서 쉽게 볼 수 있던 물참나무, 도토리와 함께 굶주림에 허덕이는 제주도민에게 고마운 식물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환영받던 제주조릿대는 어떤 이유로 천대를 받게 되었을까.


제주조릿대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해버린 가장 큰 이유는 엄청난 번식력 때문이다. 제주조릿대는 땅속으로 뿌리를 뻗어 다른 씨의 발아를 막기 때문에 식물 종이 다양하게 번식할 수 없다. 또한, 제주 조릿대는 큰 군락을 이루어 번식하는데, 이런 특성은 다른 식물들이 살아가는 데 치명적이다.


과거에는 한라산에서 방목이 허용되었기 때문에 말의 식량이었던 제주조릿대의 기하급수적인 확산을 예방할 수 있었지만, 방목금지법이 제정되면서 번식이 더욱 쉬워졌다. 결국, 현재 백록담 근처까지 번식하는 바람에 한라산의 보물인 눈향나무, 한라솜다리와 같은 자생식물들이 제대로 서식하지 못하는 등 제주 자연환경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제주조릿대의 확산을 없애자는 것에서 방향을 바꿔 최근엔 다양한 활용 방법이 발표되고 있다. 특히 대두된 것은 제주조릿대를 건강 기능성 상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인삼을 능가하는 약성을 지녔다고 알려진 제주조릿대는 당뇨와 고혈압 개선에 효과적이며 항암작용도 한다. 농촌진흥청에 의하면 '제주조릿대는 폴리페놀, 다당류와 아미노산을 포함하고 있어 대장암 줄기세포를 억제하기 때문에 대장암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또한, 제주대학교 조릿대 RIS 사업단의 주도하에 화장품과 음료의 원료로 개발되는 등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제주조릿대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종 다양성 보존은 물론 인간 삶에도 이로울 것이다. 사시사철 푸른 모습의 제주조릿대가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고 다시 환영받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그린기자단 허정현, NLCS 제주 국제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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