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오름

금오름을 다녀와서
김한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08-07 17:54:29
  • 글자크기
  • -
  • +
  • 인쇄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섬으로 풍부한 생물 다양성과 함께 화산지형, 초원과 같은 오밀조밀한 자연경관부터 중심을 잡고 있는 한라산, 넓은 바닷가 백사장과 도서 광역적경관까지 자연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또한 옛 탐라국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간직하고 있는 지역의 문화와 정체성은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제주도의 우수한 경관은 생물권보전지역 지정(2002), 세계 자연유산 등재(2007), 세계 지질공원 인증(2010)을 받으면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자연 과학 분야 3관왕을 달성한 아름다운 섬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도가 아름다운 경관과 생물다양성을 가지게 된 배경에는 화산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섬이라는 이유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데 섬의 발생배경 때문에 생긴 지형이자 제주도 전역에 넓게 분포하고 있는 오름을 소개하고자 한다.

오름이 무엇인가? 

▲ 돝오름- 직접촬영


오름은 큰 화산 주 분화구 등성이에 생기는 작은 화산을 뜻하는 제주도 방언으로, 주 분화구가 분출을 끝낸 뒤 화산 기저에 있는 마그마가 약한 지반을 뚫고 나와 주변에서 분출되어 생성한 지형이다. 기생화산(寄生火山), 측화산(側火山)이라고도 하는데, 오름은 주로 악(岳)이나 봉(峯), 산(山)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며, 간단하게 말해 제주도에 있는 산 같은 언덕을 오름이라고 부르고 있다. 

▲ 제주도 전역에 분포하고 있는 오름 – 구글 맵


제주도 전역에 퍼져있는 약 400여개의 오름은 도민들의 생활의 장이 되었다. 사람들은 오름 기슭에 터를 잡고 화전을 일구고 밭농사와 목축을 했다. 그리고 제주 전통 가옥의 초가지붕을 덮었던 띠와 새를 구할 수 있었던 곳이었다. 역사적으로는 몽골과 일본 등 외세 침략 시에는 항쟁의 거점이 되었고, 봉수대가 설치되어 통신망 역할도 했다. 또한 4.3사건 때는 민중 봉기의 근거지가 되어 무고한 양민들이 학살되는 가슴 아픈 장소이기도 하다.


오름에는 이야기도 품고 있는데, 제주도를 창시한 여신인 거인 설문대할망이 제주도와 육지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고 치마폭에 흙을 담아 나를 때 치마 틈새로 한줌씩 떨어진 흙덩이들이 오름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과거 제주도 사람들에게 오름은 민속신앙의 터로 신성시되어오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도 오름 곳곳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제를 지내던 터와 당(堂)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 오름의 다양한 식생(돝오름)-직접촬영


오름이 생태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초지, 자연림, 인공림, 습지 등 다양한 공간 구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분포하는 표고와 지질 및 지형이 다르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생물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은 오름 생태계의 희소성, 회복성, 자연성, 종 다양성, 입지의 다양성 등의 잠재적 가치가 대단히 높으며, 오름은 접근이 쉬워 식생에 대한 자연관찰 및 학습 등에 의한 2차적 가치 또한 높다.

 

오름 직접 방문하다 – 금오름

금오름의 산정화구호인 금악담- 직접촬영


금오름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산1-1번지에 위치하고 있는 제주 서부 중산간 지역의 대표적인 오름 중 하나이다. 오름 정상에는 대형의 원형 분화구와 함께 왕매 혹은 금악담이라고 불리는 산정화구호(山頂火口湖)를 갖는 기생화산체이다. 분화구내의 산정화구호는 예전에는 풍부한 수량을 갖고 있었으나 현재는 화구 바닥이 드러나 있다. `검, 감, 곰, 금`등은 어원상 신(神) 이란 뜻인 `곰(고어)`과 상통하며, 즉 `금오름`은 ‘神’이란 뜻의 어원을 가진 호칭으로 해석되며, 옛날부터 신성시 되어 온 오름임을 알 수 있다.  

▲ 금오름을 오르기 전 만날 수 있는 생이못 - 직접촬영


금오름을 오르기 전 남쪽 초입에는 생이못이라는 작은 못이 있다. 물이 자주 말라서 새(생이)나 먹을 정도의 물이라는 뜻이다. 과거 생이못은 오름을 오르거나 지나던 사람들이 요긴하게 이용하던 식수용 물로 4.3 당시엔 오름에 피신한 사람들의 생명수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금오름 오르다보면 조림수종인 삼나무와 해송이 우점하고 있는 모습을 먼저 볼 수 있다. 그 사이사이 천이로 인해 발생한 수종인 산딸나무, 때죽나무, 서어나무, 찔레, 보리수, 윷노리나무 등의 다양한 식생들이 자라고 있었다.


 금오름에서 서쪽으로는 비양도, 남쪽으로는 산방산까지 보이고 한라산, 주변의 여러 오름과 풍력발전기, 넓은 초원과 마을의 모습까지 보인다. 예전에도 경치가 아름다워 유명했지만 작년부터 매체로 인한 관광객 수가 급증했다. 가수 이효리와 걸그룹 트와이스가 금오름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예능에서 이효리와 아이유가 산책을 나서는 장면은 금오름 아름다운 경관적 가치를 화면에 담아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게 됐다.

현재 오름은 경작지의 확대, 도로와 송전탑 건설 등으로 인해 경관이 많이 훼손되어가고 있다. 또한 오름을 구성하는 스코리아(scoria)는 도로포장과 분재의 재료로 쓰기 위해 채취가 늘어나고 인공적인 초지가 조성되면서 지형 및 지질의 변화를 겪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와 외래종의 영향으로 생태계에 영향을 주었다. 제주도 오름의 변화를 겪고 있는 큰 요인 중 하나는 오름의 과반수 이상이 사유지이기 때문이다.


오름의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오름을 지속가능한 발전의 대상으로 보호하고 관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좋은 예 중 하나가 선흘리 거문오름으로서 제주도 오름으로는 처음으로 2005년 천연기념물(제444호)로 지정되었으며, 2007년에는 한국 최초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라는 명칭으로 세계자연유산 중 하나로 등재되어 보호 관리되고 있다. 또한 국가와 다양한 재단에서 제주의 생태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오름의 사유지를 사들이고 공유지화하거나 생태관광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돝오름 -직접촬영



이러한 다양한 제도적·국가적 노력을 바탕으로 오름의 가치를 알리고 더불어 지속가능한 이용을 통해 보전도 꾀할 수 있다면 제주도의 아름다움 경관과 생물다양성은 오래도록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린기자단 이양현] 

[저작권자ⓒ 환경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