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다르게 보기

그린기자단 이정인
김한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11-01 17: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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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곰 통키<사진출처= 에버랜드>

 

“밟지 말고, 밟으세요. 올리지 말고 올리세요~”

2010 대한민국 공익광고제 대상 수상작인 이 광고는 언어유희를 이용해 일상 속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간단한 노력으로 큰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재치 있는 아이디어로 수많은 패러디를 만들어냈으며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광고이기도 하다.

광고의 중간 부분에는 한 가족이 웃는 모습과 북극곰 가족이 웃는 모습이 차례대로 나온다.
환경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북극곰을 사람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새끼 북극곰이 어미를 따라 걷는 모습이나 눈에서 노는 모습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더 이상 밟을 얼음이 없어 곤란해 하거나 한 눈에 봐도 좁아 보이는 곳에서 오랜 시간을 살다가 얼마 전 숨진 우리나라 마지막 북극곰 ‘통키’를 생각하면 너무나 불쌍하다.
북극곰을 생각했을 때, ‘귀여움’과 ‘불쌍함’ 외에 다른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생각나지 않는다면, 이러한 북극곰의 이미지 외에 다른 것들은 제거된 것이다. ‘귀여움’이라는 북극곰의 외향적인 모습과 동정심을 이끌기 충분한 ‘불쌍함’의 이미지는 사람들에 의해 소비되고, 자칫 북극곰이 사람들의 기호적인 소비를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북극곰이 아니더라도 대체로 ‘귀여움’과 같은 기호적 이미지가 있다면 언제든지 소비의 대상이 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소외되기 쉽다. ‘귀여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바다거북은 사람들 사이의 생태 담론에서 자주 이야기 되곤 하지만, 그런 이미지가 없는 물고기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것이 그 예시다.

우리가 북극곰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소비적인 시각은 고스란히 자연에도 적용된다.
 

▲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운동<사진출처=시사IN 신선영>


전형복 양양군 문화관광과 담당은 설악산 케이블카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금년 말에 실시설계를 마치고 내년에 착공해서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의 한 뉴스에서는 독도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현재 독도 주변 해역에는 6억t 가량의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매장되어 있으며 향후 약 30년간 연간 10조 원 이상의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양이 묻혀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든 것이 수치화 되는 세상이다. 이 땅에서 나오는 석탄, 광물과 같은 원료들은 마치 자연이 제공하는 “공짜 선물”처럼 여기며 자연을 자원처럼 생각한다. 또한, 끊임없이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사람들은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변형하려고 한다. 자연을 관리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관리대상으로서의 자연에 대한 인식은 생태를 바라보는 구조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을 방해하는데, 구조적인 시각은 생태문제를 볼 때에 인간과 대립되는 자연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과 소비가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자본주의, 고민할 권한을 위임받은 전문가들이 결정하는 정치체계(케이블카, 밀양 송전탑, 강정마을 등)도 고려하여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생명의 삶을 더 나아지도록 만들어주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그들을 그렇게 만든 구조를 해결해야한다. 그러나 구조적인 시각을 가지지 않으면, 우리는 또다시 ‘불쌍한’ 북극곰의 모습을 보여주고, 대중의 동정심을 자극하여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이 아닌 개인의 윤리문제로 귀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여느 생물과는 다른 권력을 지닌다. 권력자이기에 다른 생물을 바라볼 때, 수평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이 힘들다. 인간의 태생적인 권력, 이를 인지하고 몸을 조금 더 낮추자. 또한, 자연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기호나, 편리함을 위한 소비의 대상이 아니다. 자연은 그 자체로 존재한다. 

[그린기자단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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