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나무, 멸종위기종일까요?

그린기자단 이종건
김한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10-02 17: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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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식물을 본 적이 있는가? 이 식물은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종 미선나무(Abeliophyllum distichum Nakai)이다. 개나리와 꽃이 비슷해 하얀 개나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꽃들이 여럿이 달리고 향기도 좋아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조경수로 이용되기도 한다. 번식시키기도 어려운편이 아니기에 꺾꽂이, 포기나누기, 종자 파종 등, 다양한 방법으로 번식시킬 수 있다.

▲ 국립생물자원관

하지만, 조경수가 아니라 자생지에서의 미선나무의 상황은 별로 좋지 않다. 자생하는 미선나무는 찾아보기 힘들어 독특하게도 종 자체가 천연기념물이 아닌 자생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자생지 8곳 중에서 6곳이 천연기념물) 그래서 자연 그대로의 미선나무를 보고 싶다면 부안, 영동, 괴산 등의 8곳에 존재하는 미선나무 자생지를 찾아가야 한다. 그렇지만, 간다고 해서 나무의 온전한 모습을 기대하기도 조금 어렵다. 미선나무가 최초로 발견된 진천군의 자생지 등은 지금은 많이 훼손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미선나무는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의 Red List에 따르면 위기(EN)종으로 분류되어 있는 국제적 희귀식물이고 미선나무의 서식지는 천연기념물로 보호를 받고 있다. 이에 맞게 미선나무도 적절한 보호를 받아야할 것이다. 그렇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 미선나무는 지난 2017년 12월 29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야생생물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에서 빠지게 되었다.


여기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란 환경부에서 지정하는 멸종위기에 처했거나 근 미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수 있는 생물들을 말한다. 미선나무가 여기서 빠지게 된 이유는 조경수로서의 인기와 대량증식기술 등으로 인해 개체수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는 LED를 이용한 새로운 증식기술 또한 발명되어 다른 멸종위기식물들에 비해서 적은 보호로도 충분해 보일 듯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선나무가 멸종위기종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서, 멸종위기 야생식물2급으로 미선나무와 동급의 위기종 이었던 가시연꽃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인도 등지에 서식한다. 하지만 미선나무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서식한다.

바로 이 차이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미선나무보다 가시연꽃의 개체수가 더 적지만 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미선나무의 개체수가 더 적고, 분포지역도 우리나라 한 곳으로 한정되어 있어 상당한 차이가 있음에도 심각하지 않다고 착각되고 있다. 가시연꽃은 우리나라에서 절멸하게 되어도 다른 지역에서 종자를 가져올 수도 있고 번식을 시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선나무는 그렇지 않다, 당장 우리나라에서만 더 많다고 해서 보호하지 않으면 멸종되었을 때 돌이킬 방법이 없어질 것이다.

어떻게 보면 사실 멸종위기에 처했던 미선나무가 멸종위기종이냐 아니냐를 가지고 논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이다. 멸종을 걱정했던 생물이 이제는 논란거리가 될 정도로 개체수가 늘어났다는 일이니까, 하지만 늘어난 개체 수만으로는 부족하다. 늘어나는 미선나무는 수목원이나 정원에만 심겨지고 있고 자생지는 말 그대로 ‘보호’되고만 있으며 재도입이나 발전은 미미하다.
▲ 충북 괴산군의 미선나무 자생지 ⓒ괴산군청


게다가 멸종위기 야생생물에서 빠지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의미한다. 이는 국가적으로 미선나무를 보호해야 되는 특별한 이유가 없어졌음을 의미한다. 당장 미선나무 자생지가 천연기념물이여야 하는 이유가 사라졌고 사람들이 미선나무를 꺾거나 베어도 이제는 특별히 문제시될 것이 없다. IUCN이 지정한 EN(위험) 종이지만 미선나무는 우리나라에만 사는데도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특별한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었다.

미선나무의 개체수가 많아진 것은 맞다. 하지만 자생하는 미선나무의 수는 많이 바뀌지 않았다. 또한, 미선나무에 대한 자생지 확대와 재도입에 관한 이야기와 대책 마련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시점에서 개체 수만 보고 보호를 철회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우선은 자연에서도 미선나무가 잘 살 수 있도록 여러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이미 많은 개체와 번식방법이 연구되었으니 어려운 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직 미선나무를 멸종위기 종에서 뺄 수 있는 시기라고 하기는 좀 이른 것 같아 보인다.

미선나무는 정말 아름답다. 그다지 크지 않은 키에 꽃이 크거나 화려하지도 않지만 나무에 내린 눈처럼 작고 순수한 모습에 눈을 빼앗기게 된다. 언젠가는 개나리처럼 봄마다 여기저기에서 꽃피는 미선나무를 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그린기자단 이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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