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에 골칫거리로 전락한 “음식물쓰레기" 대란 예고

박스인터뷰-(사)한국음식물자원화협회 김완수 회장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1-29 17: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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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감염폐사체가 화천, 연천, 파주 등 접경지역까지 확산되면서 방역당국과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또한 확산방지를 위해 음식물쓰레기(잔반)를 직접 돼지먹이로 주지 못하도록 금지돼 관련업계도 울상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적체돼 있는 음식물쓰레기 보관량만 2만여 톤에 이르고, 이미 저장 용량의 한계를 넘어선 상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한번 감염되면 100% 죽게 되는 치명적 위험성 때문에 가축전염병예방법상 제1종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따라서 방역당국은 감염 멧돼지로 인한 수도권 접경지역의 양돈농가로 전파를 막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음식물 잔반을 건더기와 음폐수로 분리하기 위한 작업중이다.


관련업계 음식물폐기물 저장용량 초과전염병 확산방지를 위해 정부는 돼지사육농가는 물론 음식물사료업체들에게 음식물사료의 이동제한 조치와 함께 직접 가축 먹이로 사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 조치했다. 확산방지만을 염두에 둔 채 음식물쓰레기 문제는 대안도 없이 규제하다 보니 처리를 못해 음식물폐기물이 넘쳐나는 실정이다.


실태 파악을 위해 수도권에 위치한 음식물쓰레기 처리 업체를 찾았다. 경기도 양주시 인근에 위치한 두영환경에 들어서자, 쌓인 음식물쓰레기통이 곳곳에 놓여있었다. 여러 대의 운반차량에도 미처 내리지 못한 음식물잔반통이 실려진채 대기하고 있는 상태였다. 음폐수와 쌓여있는 음식물쓰레기 냄새로 숨이 막혔다. 


신정례 대표는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대란이 불 보듯 뻔히 예상되는 문제임에도, 아무 대응조치 없이 시간만 허비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잔반 처리 물량만 늘어나는 꼴이 되었다”며, “평소에도 처리못한 물량이 넘쳐나는데 이런 사태가 계속된다면 곧 쓰레기 대란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 각종 음식물쓰레기가 처리용량 부족으로 공장 한쪽에 담겨있다.

음식물 사료의 돼지급여 전면금지 조치에 따라 수도권에서 추가로 발생되는 잔반 양은 하루 약 1200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평소 수도권에서 하루 발생되는 잔반 양은 5500여t에 달하지만 처리시설 용량은 하루 4000t에 불과해 나머지 1500여t은 처리가 되지 못하고, 적체되는 실정이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다 돼지먹이로 잔반을 먹이지 말라는 금지조치로 매일 1200t이 추가로 발생돼 대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관련업계는 돼지열병 확산방지에만 급급해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대한 부분은 간과하고 있다며 정부에 대체 처리방안 요구 등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돼지열병 확산방지와 함께 잔반처리 대책도 제시해야
한국음식물자원화협회 이석길 사무국장은 “기존의 음식물폐기물 처리시설 노후 등에 따른 폐쇄에 따라 전국적으로 하루 약 630t도 대체처리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2월에는 포천의 300t 시설이 추가 폐쇄될 예정으로 있어 이들 물량의 대체처리 문제도 심각한 실정에 직면해 있다”고 토로했다.

시설 노후화로 대체처리가 필요한 630t은 지역별로 전주 200t, 강원 100t, 안산 150t, 송파 180t과 2월에 포천 300t이 추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음식물수집운반협회 손영근 사무국장은 “신규시설 설치반대, 처리비용 급증, 노후화 등에 따른 민간처리시설 폐쇄 등으로 심각한 사태에 직면해 있다”면서 “처리할 수 있는 물꼬가 트이지 않는다면 음식물쓰레기 수집운반 자체를 멈출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사태가 어느 정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이 전염병은 아직까지 백신 등 치료제가 없을뿐더러 상황의 종료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기존에 돼지먹이로 공급되던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 넘쳐나는 음폐수로 처리가 곤란한 지경까지 온 상태다.

소각시설에서 약품대용 활용 우선조치 요구
국회(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에서도 지난해 5월 음식물 폐기물에서 나오는 음폐수는 처리가 어려워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소각시설 약품대용 활용방식을 반영한 '폐기물관리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시민사회, 학계 등의 부정적 의견 등으로 아직까지 진전된 내용이 없다. 부정적 의견에 대해 업계에서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미 10년 전부터 다양한 실험을 통해 최적 운영조건을 마련한 뒤 음폐수를 약품대용으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음폐수의 소각시설 약품대용 활용방안에 대하여 과학적 검증실험을 실시하였는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대표들은 “정부가 현실을 외면한 채 한가한 행정절차만을 생각할 때가 아니고 1종 법정전염병 대응을 위한 재난상황”이라며, “재난상황에 대비한 음식물폐기물 처리문제와 관련, 소각시설에서의 약품대용 활용 우선조치 등 대안마련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박스인터뷰- (사)한국음식물자원화협회 김완수 회장
“환경부 하루빨리 음식물쓰레기 처리 대안 내놓아야”


“위기 상황인데도 정부의 대응은 너무 안일하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생했을 당시 환경부는 대응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방역과 확산방지에만 신경쓸뿐 음식물 잔반처리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국음식물자원화협회 김완수 회장은 음식물쓰레기 적체가 심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부터 드러냈다. 지난해 9월 돼지열병이 발생했을 당시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장관이 확산방지와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한국음식물자원화협회 김완수 회장
김 회장은 “농림축산식품부는 방역과 돼지사육농가 지원 등 눈에 띄는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환경부는 음식물쓰레기를 직접 돼지먹이로 주지 말 것과 이동금지 등 규제만 강화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회원사 대표들과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찾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환경부에서 적채된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 줄 것을 호소했다. 우선 소각시설에서 약품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더라도 일부 물량에 숨통이 트일뿐 완전하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회원사들 모두 음식물쓰레기를 자원화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막혀있는 활로를 찾지 못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언제까지 손해를 보면서 시설을 가동해야 되는지 암담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환경부가 업계의 사정을 파악해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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