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태양광 패널 중금속 덩어리?”…토양 및 수질 오염원 근거 없어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10-11 17: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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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디어= 김명화 기자] 최근 모 언론사에서는 지난 장마 때 산사태에 떠밀려온 태양광 패널을 흙으로 덮고 있다며 오염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태양광 패널에 포함하고 있는 납과 수은 같은 중금속이 토양과 수질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태양광 폐(廢)패널의 유해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셈인데, 이는 본지가 취재한 결과, 사실과 달랐다. 태양광 패널을 둘러싼 독성물질에 대한 진실을 조명한다.



거짓 정보 기정사실화하는 일부 언론
국내 일부 언론에서는 ‘중금속 범벅 태양광 패널’ 같은 표현을 아직도 사용하면서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국내 중앙언론 C사는 지난달 장마 때 산사태로 떠밀려온 복구 불가능한 폐패널을 흙으로 덮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한 토양과 수질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를 내놨다. 


C사는 “올여름 집중호우로 전국 산지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들이 토사에 쓸려 깨지거나 부서지면서 폐패널이 된 채 곳곳에 쌓이고 있다. 당장 폐패널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을 경우 오염 물질이 발생한다. 

 

폐패널에는 납·비소 같은 발암·신경독성 물질이 들어 있어 토양과 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폐패널 1㎏에 납이 88~201㎎ 포함돼 있는데, 이는 일반 폐전자제품에서 검출되는 함량보다 높은 수치로 납 유출로 인한 환경·인체 영향 가능성이 있다”며 그 심각성을 고조시켰다. 


하지만 이는 취재 결과 사실과 거리가 있었다. 이 같은 주장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2018년에 발표한 ‘태양광 폐패널의 관리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인용한 것으로 보이나 확인 결과 진위는 상이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었는데 내용은 이랬다. ‘국내에서 제조된 태양광 폐패널 시료를 용출 분석한 결과 납, 비소 등이 검출된 바 있으며, 이는 깨진 폐패널이 부적정하게 처리될 경우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2017년 기준) 폐패널에 대한 관리체계가 미흡한 상황이다. 폐패널이 부적정하게 처리될 경우 납 등 유해물질에 따른 환경 유해성 우려가 높다. 향후 다량의 폐패널이 발생하고 재활용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상당량이 매립되어 매립지 용량 부족이 우려된다’고 기록하고 있었다.

폐패널 금속 용출 없어
이에 본지 기자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직접 문의해 보았더니, 보고서는 국립환경과학원에 의뢰해 받은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당시 사용된 태양광 폐패널은 우리나라 초창기 모델로써 땅속에 폐기된 것을 시료 개수만큼 샘플로 가져와 완전히 파쇄해 용출실험을 한 것”이라면서 “깨진 폐패널과는 구성 성분의 용출량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해도 중금속 용출량이 당시에도 미량으로 검출되어 환경오염이 크게 부각될 만한 문제는 전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태양광 패널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는 국책연구기관의 관계자는 “당시 실험을 재연할 수 없으나 샘플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거나 이물질이 섞였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산업부의 태양광 패널 재활용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재차 진행한 비공개 실험에서도 구리와 납 외의 금속 용출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연구에 참여했던 한 연구자도 이에 대해 “당시 태양광 폐패널에 대한 기초 자료도 없었기 때문에 기초 현황파악 차원에서 랜덤한 샘플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이라며 “이후 태양광 패널의 성능이나 제조기술이 많이 발달했기 때문에, 당시 실험에 사용된 패널이 현재 만들어지거나 사용되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연구에서 사용한 패널들은 재활용 업체 혹은 연구실에서 무작위로 선택해 가져왔기 때문에 각 패널의 제조사 등의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중앙언론 중에는 아직도 중금속 덩어리 페패널이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환경오염물질을 기정사실화하여 보도하고 있었다. 태양광 패널에는 크롬이나 카드뮴 같은 중금속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납은 전선을 연결할 때 사용하는 정도(중량대비 0.1% 이하)를 포함하고 있을 뿐이다. 이는 최근 논문자료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언급하는 곳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환경단체의 근거 없는 주장
더욱이 2018년 12월에 일부 언론 및 정치권에서 태양광 모듈에 해로운 중금속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새만금 해역이 오염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을 때도 이에 대한 반박자료가 공개된 바 있다. 

 


한국태양에너지학회(이하 에너지학회)가 발표한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 모듈의 중금속 함량 및 환경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용출시험이나 폐기물 공정시험 결과 모듈의 정상 사용 시뿐만 아니라 사용 중 파손 시 또는 폐기 시에도 외부로의 중금속 등 유해물질의 유출은 환경 기준 이하로 극히 제한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이러한 환경에 주는 영향은 적절한 시스템 관리나 적절한 모듈 회수 또는 재활용 제도가 시행될 경우 극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태양광 모듈에 다량의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다든지 중금속이 유출되어 환경을 오염시킬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는 그 가능성이 극히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 태양광 패널의 유해성은 처음 ‘환경진보’라는 환경단체의 블로그에서 시작됐다. 이 단체는 대표적인 핵발전 진흥단체로써, 당시 300배 이상의 독성을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관련 논문 한 편 없는 주장이었음이 밝혀졌다. 이후에도 일부 주민들은 잘못된 정보에 반발하고, 정치권은 이를 다시 정부 에너지정책 비판에 사용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탈원전 반대’를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는 점은 어떻게 봐야 할까.

폐패널 R&D 본격화
실제로 태양광 패널을 분해해보면 내부에 패널의 바탕을 이루는 ‘백시트’(배경지)가 있다. 그리고 태양 빛을 흡수해 전기로 전환하는 ‘셀(cell)’이 들어 있다. 셀 위로는 유리가 덮여 있고, 전체 틀을 잡는 알루미늄 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시 말해, 두꺼운 종이 위에 전기를 만드는 실리콘 셀과 금속선을 촘촘하게 붙여 그 위를 두꺼운 유리로 덮는 구조다. 


그리고 패널 뒤편에는 생산한 전기를 한 곳으로 모으는 정션박스(Junction box)가 있다. 정션박스는 플라스틱 케이스와 내부의 전기회로로 구성된다. 이 정션박스의 플라스틱을 빼면 모두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인데, 유리에 붙은 금속을 제대로 분리한다면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다만, 회수한 폐패널을 80% 이상 재활용해야 하는 규정이 2023년부터 적용된다. 때문에 처리기준이 없는 현재로선 매립되는 경우가 문제가 되고 있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올해까지 발생한 누적 폐패널 규모는 618t으로 추정되는데, 2023년이면 누적 배출량이 1만2690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은 이후 2030년 8만7124t, 2040년에는 82만29t으로 폐패널 배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환경부가 마련한 생산자책임 재활용제도(EPR·제조수입자에게 폐기물 회수 및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는 것) 대상 품목에 해당한다. 특히 2000년대 초반 전국적으로 설치된 태양광 패널들의 사용 연한(20~25년)이 다가오면서 폐패널을 적절하게 처리할 필요성이 커졌다. 현재 폐패널 분리 작업은 소수의 민간업체에서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충북테크노파크에서도 재활용할 예정이다. 


폐패널을 조각 내 무게 차이로 성분을 분리하고, 알칼리 용액에 실리콘을 녹이거나 열처리를 통해 유리와 금속을 분리하기도 하는데 현재 기술로 유리와 금속의 분리율은 70% 정도다. 이와 관련하여 연구개발(R&D)도 본격화하고 있다.

그린뉴딜과 재생에너지
국내 태양광 발전설비는 2000년 중후반부터 보급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한전산업개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에만 615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가 보급됐다. 올해 연말까지 약 1.5GW가 추가로 보급될 것으로 예측되는 등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태양광설비 보급량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태양광 발전이 정부가 추진 중인 ‘3020 재생에너지 이행계획’과 ‘그린뉴딜’ 실행을 위한 핵심수단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태양광 세계 9위를 달성했다. 올해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7월까지 이미 금년도 재생에너지 설비 목표치인 2.5GW를 보급하는 등 3년 연속으로 3020 이행계획 상의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설비보급 확대에 힘입어, 태양광 국산 비중 증가 및 셀 수출확대 등 재생에너지 산업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미래사회에너지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재생에너지는 적절한 규제정책과 가이드라인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태양광 발전은 건물 옥상이나 주차장, 저수지, 도로 인근 등 미활용부지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논의하고 실천하는 전문가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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