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진화하는 환경 범죄와의 전쟁

한국환경한림원, 제11차 환경정책심포지엄 ‘환경관리·집행 이대로 둘 것인가’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7-11-27 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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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진화하는 환경범죄와의 전쟁!
허점투성이 환경관리·집행 개선책을 찾아라!

△ 한국환경한림원, 제11차 환경정책심포지엄 개최

 
한국환경한림원(회장 이상은)은 지난 11월 24일 엘타워에서 ‘환경관리·집행 이대로 둘 것인가’를 주제로 제11차 환경정책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환경정책심포지엄은 박상열 변호사의 발제 후 이규용 前환경부장관의 주재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토론이 진행됐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아번 행사를 후원한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실제 현행 법이 현장말단에서 이행되고 있지 않는 문제가 있다. 법은 엄격하나 현장은 느슨하다. 우리나라는 현장에서 법을 지키기 어렵기에 어떻게든 법을 빠져나가려는 경향이 심하다. 반면 일본은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어떻게든 지키려고 한다. 환경정책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환경법이 현장에서도 적용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집단 이익 위한 조직적 범죄, 강력처벌로 근절해야

 

 

주제발표를 맡은 박상열 엘프스 대표 변호사는 여러 환경범죄 사례들을 통해 문제점과 개선대책을 제안했다.
박 변호사는 “실제 환경범죄 사례는 매우 다양하다. 환경측정 분석 시 제대로 측정을 하지 않고 허위로 측정시험서 및 환경영향평가서 작성하고 먹는물 수질검사결과를 조작하는 등 범죄행위들이 일어나고 있다”라며, “이러한 내면에는 측정의뢰인이 측정대행업체에게 워낙 낮은 단가로 일을 주기 때문에 측정대행업체는 시험자체를 하지 않고 의뢰업체가 원하는 결과를 작성해주고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환경분야 시험·검사 자가측정 위탁계약 불법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2016년 8월 ‘환경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 하위 법령을 개정했다.


박 변호사는 “최근 큰 이슈로 떠오르는 환경범죄 중 하나는 처리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지정페기물, 산업폐기물을 조직적으로 불법 처리하는 행위가 있다”며, “이러한 범죄행위는 워낙 대규모로 진행되다 보니 피해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불법행위들을 근절하기 위한 대안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배출업제(오염원인자)에게 법적인 책임을 지우는 방안이다. 그간 법적인 책임 대부분은 위탁업체가 지고, 배출업체는 꼬리자르기 식으로 대처를 해왔다. 이러한 폐해를 없애기 위해 배출업체는 수탁업체에 대한 실사 의무를 부과하고, 배출업체가 실사의무를 위반한 경우, 수탁업체의 위법행위에 대해 공동으로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다.


둘째는 환경범죄에 대한 특사경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중앙환경사범수사단의 조직 확대 및 전문성을 제고하고, 환경범죄에 대한 전문적 수사기법 개발하는 것이다.


셋째는 위해도 저감조치 대안공법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다. 부지이력관리제 도입으로 위해성평가제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고, 여러 가지 법적 난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한국환경한림원, 제11차 환경정책심포지엄 개최

 
환경범죄 통계 믿으면 안 돼, 날로 진화하는 환경범죄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김태운 중앙환경사범수사단장 부부장검사가 10년간 직접 경험한 여러 현장상황을 적나라하게 밝히며, 현장에서 필요한 환경감시 선진화 방안을 제시했다.

 


김태운 검사는 “환경범죄 통계를 보면 범죄행위가 점점 낮게 보고되는데 이는 현실과 다르다”며, “과거에는 불법행위가 쉽게 노출됐으나, 현재는 철저히 은폐하고 있으며 단속을 피하는 수법이 점점 조직적이고 진화되고 있다. 현재는 불법 행위 단속을 위해 100명을 투입해 10일간 공을 들여도 현장 단속은 거의 할 수 없다”며 수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행해지는 불법행위들을 적발하려면 수사기관이 수맥탐지, 지하굴착 등을 할 수 있는 전문장비가 필요할뿐더러, 장비 설치 및 검사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단속하기가 힘들다. 또한 동종 업종끼리는 단속정보 교환을 위한 비상연락체계가 구축돼 있어, 불시단속을 하더라도 단속 첫날, 첫 업소 외에는 불시단속의 의미가 없어지는 문제가 있다. 

 

폐수를 무단 방류하는 업체의 경우 단속직원이 급습하더라도 사업주가 약 5분 정도만 출입문을 잠가두고 세면기, 수세식 변기 등으로 순식간에 방류를 해버리면 증거를 찾을 수 없게 된다. 또한 대기오염물질 불법배출시설의 경우에는 대기오염방지시설 배전실 스위치 on/off 조작만으로도 10분 안에 가동이 정상화되기 때문에, 측정장비 설치에만 1시간이 소요되는 현재의 단속 방법으로는 오염물질 불법배출을 단속할 수 없다.


이에 김 검사는 “상수도 사용량, 폐수 발생량, 처리약품 사용량, 방지시설 구조 등 체계적인 환경정보 관리와 분석을 통해 규제대상을 선별하고 감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환경감시 컨트롤 타워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환경조사 전문조직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몇 년간 법규를 위반하며 불법이익을 20억원 가량 취한 업체에 대해 400만 원의 과태료만 처분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정도라면 준법의 의지보다 불법의 유혹이 더 클수밖에 없다. 즉, 환경범죄로 인한 불법이익 환수 및 처벌의 강도가 더욱 높아야 한다”고 현 제도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외에도 ‘환경정보 전산관리·분석시스템 구축’, ‘기동성 및 휴대성 강화된 현장 점검용 계측장비 개발’ 등으로 전반적인 환경감시 시스템의 선진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 제도 개선, 환경부 자율성 확보, 시민참여 확대 등 필요
문태훈 중앙대학교 교수는 규제와 규제기관 형태에 대한 이론과 해외 주요국가들의 배출업소 감시감독관리 방식을 설명하며, 우리나라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환경부는 규제기관으로서 공익을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피규제기관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규제기관의 규제행위를 벗어나거나 약화시키기 위한 행동을 하며, 규제기관을 포획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리고 규제기관은 조직 고유 목적인 공익을 달성하기 위해 조직의 성장을 꾀하며, 피규제기관에 대한 규제 및 집행을 완화한다.”


규제기관의 세 가지 이론(공익·포획·조직)에 대해 이와 같이 설명한 문 교수는 “각 이론들이 복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경찰이 도둑을 잡듯이 집행하며, 영국은 의사가 환자를 돌보듯이 집행한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정책과 많이 닮아있으나, 정책을 뒷받침하는 조직구성 및 시스템은 차이가 크다”며, “미국은 환경청 총 직원이 17000명이며 그 중 20%에 해당하는 3400명의 직원이 규제준수·강제를 담당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친환경 성장에는 관심을 갖고 투자하지만, 정작 조직의 본질인 규제집행과 평가 모니터링에 대해서는 매우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슈퍼펀드법을 예로 들며 법 제도 개선의 중요성과 환경부가 규제기관으로서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규제위반 배출업소에 대한 정보공개 및 행정처분 내역 등을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오염물질배출시설에 대한 허가 등에 시민이 참여한다면 환경범죄 행위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했다.

△  한국환경한림원, 제11차 환경정책심포지엄 개최

 
오염물질 배출자·측정자가 같이 책임지는 양벌규정 도입 필요
모든 경제활동에서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맞춰야만 경쟁에서 살아날 수 있다. 환경분야에서 측정업소의 고객은 배출업소다. 배출업소의 니즈는 낮은 단가와 규정에 맞는 측정값이다. 그렇다보니 측정업소는 낮은 가격에 제대로 된 측정을 할 수 없을뿐더러, 정확한 측정을 하더라도 측정값을 배출업소가 원하는 값에 안 맞추면 계약이 유지되지 않는다. 즉, 측정업소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허위측정 및 허위서류작성 등 위법행위를 하게 되고, 결국 측정업체만 처벌을 받는 구조다.

 


이에 백영만 환경보건기술연구원장은 환경범죄에 대한 행정적 처분·처벌에 대한 불합리성에 대해 설명하며,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와 측정대행업체가 같이 책임을 지는 양벌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부실검사 및 허위검사가 발생하는 이유는 관련 법령에서 측정업체에게만 행정처분이나 벌칙조항, 형사처벌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렇기에 배출업소는 측정업체에 문제가 생겼을 시 다른 측정업체로 변경만 하면 된다. 따라서 양벌규정 도입을 하면 배출업소는 기준 달성을 위한 방지설비 투자 및 신뢰성 있는 측정업체를 찾는 노력을 할 것이며, 그로 인해 방지시설업, 측정기기산업의 발전이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를 보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부부터 모범 보여야, 환경범죄 시효 및 처벌강도 강화 필요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환경부가 정부로서 과연 올바른 행보를 밟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정부가 중심을 잡아야 민간과 기업이 환경규제를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환경부가 그간 여러 환경 정책·사업(4대강, 설악산 케이블카, 그린벨트 해제 등) 추진에 있어 위법적인 판단과 편법을 동원하며 스스로의 위상을 낮췄다. 특히 지난 9년 보수 정권의 환경부는 환경부로서의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며, 정부의 책임과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서 “배출업체와 수탁업체가 공동책임을 갖고, 특히 위탁업체의 의무를 강화하는 것에 동의한다. 또한 일시적 범죄 은닉을 통해 이익을 취할 수 없도록 환경범죄에 대한 시효를 늘리고, 처벌의 강도를 강화해 똑같은 범죄가 반복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범죄는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며, 그 원인은 범죄에 대한 처벌보다 범죄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현행 환경법상 위반에 따른 벌칙은 최고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불과하며, 환경범죄 중 95% 이상이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만 선고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차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환경범죄로 인한 범죄이익은 처벌 액보다 수십에서 수백 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환경범죄 위반현황(자료 환경부)

 

홍정기 환경부 환경정책실장은 환경범죄 감시·수사의 한계점을 설명하며, 환경부의 향후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홍정기 실장은 “2002년 배출업소 관리업무를 지자체로 이양·위임한 이후 지자체의 소극적 대응으로 배출업소 관리기능이 약화됐다. 최근 5년간 적발률은 환경부가 27%, 지자체가 7.6%정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중앙정부 차원의 2차 감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미흡한 조직체계와 부족한 감시·수사 인력, 시스템 및 전문성 부재 등으로 환경범죄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2018년 환경감시관 51명을 증원하고 지속적으로 인력을 증원할 계획이다. 또한 환경감시 매뉴얼 마련과 기획단속·수사 등 새로운 환경감시 업무방식 도입으로 환경감시·수사의 전문성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환경미디어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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