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윤화 기상청장에 알아보는 국민안전대책

안전문제, 지자체도 적극 대응 나서야
문광주 기자 liebegott@naver.com | 2016-03-07 17:03:09

 

△ 고윤화 기상청장

안전문제, 지자체도 적극 대응 나서야

“종소리가 똑똑하게 들리면 비가 온다”, “바다가 울면 일기 급변의 징조다”,“ 청개구리가 울면 비가 온다.” 

 
구전돼 오는 일기에 관한 속담이다. 농경 생활을 하는 우리 민족에게 일기 예보는 필수적인 것이었다. 날씨 속담을 통해 조상들의 슬기를 엿볼 수 있다. 과학적인 근거가 분명하다.


실제로 날씨가 좋은 날은 지면에 많은 일사가 있기 때문에 지면 부근이 더워져서 상층과 지면 부근의 기온 차이가 심하게 된다. 공기의 밀도에 따라 소리는 기온이 높을수록 속도가 빨라지며 파동은 속도가 늦은 쪽으로 휘게 되므로 일기가 악화되면 소리는 지면 쪽으로 굴절되는 것이다.

 

이것은 한낮에 비해 하층 대기의 밀도가 높은 새벽녘에 종소리가 잘 들리는 것과 같은 원리다. 또한 바다에서 ‘우우’하는 소리가 들려오면 태풍이나 강한 폭풍우가 밀려올 징조라고 한다. 이것은 바다 위에 열대저기압이나 태풍이 나타나면 중심 부근에서 발생한 긴 파장의 소리가 전파돼 오기 때문이다.


청개구리 울음과 관련해, 통계적으로 청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들은 지 30시간 안에 비가 올 확률은 60% 이상이라고 한다. 비가 오기 전에는 기압이 낮아지고 습도가 높아지는데, 청개구리는 이와 같은 이유로 호흡에 지장을 받기 때문에 운다고 한다.


산업이 다양화 되고, 관광, 오락, 레저 활동의 증가로 현대인의 삶은 매시간 일기에 촉각을 세우게 된다. 비즈니스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을 뿐 아니라 날씨에 관한 예보는 국민생활의 안전과도 직결돼 있다. 지난 1월 한파와 폭설로 제주공항의 운항이 마비되고 수만명의 발이 묶여 일대가 아수라장이 된 바 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고윤화 기상청장으로부터 현 기상청의 예보수준, 제주공항 사태를 막는 대안을 들었다.
 

환경부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경험은 기상청 수장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고 청장은 “환경부에서의 업무가 규제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기상청에서는 국민들에게 오로지 서비스를 하는 역할로 바뀌었다. 에너지, 환경, 교통 물류, 관광, 그리고 농업 등 협업해야 할 일이 매우 많다. 여기에서 제공하는 기상정보가 어떻게 국민들에게 유용하게 쓰이도록 할까 노력하고 있다. 즉,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비가 오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최근에 일어난 제주도 비행기 결항사태가 좋은 예”라고 말한다. 실제로 기상청은 당시 제주도의 악기상을 예보했다고 한다. 그런데 수만 명이 공항에서 밤을 새우는 상황은 예측이 안됐다.

△ 1,3. 가뭄정보 통합 및 공동활용을 위한 정책토론회  2. 가뭄 재해현장 시찰하는 고윤화 청장


기상예보 선진국 수준  

△ 가뭄 재해현장 시찰하는 고윤화 청장

고윤화 청장은 우리나라의 소득 수준이 세계 12~13위권에 있지만 기상예보 기술은 5~6위권에 있어 기상선진국임을 강조했다.


“2008년에는 정확도가 88% 정도였다. 슈퍼컴퓨터를 일본모델에서 영국모델로 바꿨고 현재는 92~93% 수준이다. 인간의 능력으로 예측 불가능한 것이 있기 때문에 95%가 한계치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에서 화산이 분화하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데, 1~3개월 후 날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기와 해양관계 등 인간이 예측 가능한 것은 단지 피상적이다.”


국내기상장비 관련 국산화에 대한 질문에 “위성과 레이더 기술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위 두 분야에서 기술은 제로에 가깝다고 했다.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국내내수 시장이 매우 작기 때문에 연구개발을 할 필요성이 없고 오히려 수입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문제보다 시그널 프로세싱 등 자료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가 매우 취약하다. 기상예측 정확도에 기여하는 정도는 슈퍼컴퓨터가 40%, 관측자료가 32%, 예보관의 능력이 28%로 예보관의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학교에서 습득하지 못한 실무적 트레이닝을 하는 데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고 청장은 우리나라 국민의 안전불감증을 예로 들면서 “영국의 경우 안개상습지역에는 도로바닥에 형광색 시설을 붙박아 놓기도 하고 라이트가 점등이 되어 물리적으로 운전자의 부주의를 환기시킨다”며 영국에서 학업했던 경험을 전했다.


예방은 문자를 보내고 알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정부차원에서도 작은 것이지만 실질적인 장치를 통해 사고를 막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최근 미국 북동부 폭설 사태를 예로 들면서, “미국의 경우 지자체장이 강력한 행정명령을 발동해 비행기의 이착륙을 금한다든지 도로에 사람의 통행을 금지해 인명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은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중앙부처의 지시만 기다릴 뿐이다.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음에도 시스템적으로 정착되어 있지 못하다”고 했다.


현재 기상청에는 70%가 기상학 전공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행정조직이라기보다 과학자들이 모여있는 연구기관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곳이다. “상대적으로 행정력이 조금 더 강화해질 필요가 있다”며 순수과학 전공자들이 많음에 뒤따르는 작은 문제도 언급했다.


△ 인공지진 관련 브리핑
온화한 분위기를 주면서도 해박한 지식과 치밀한 분석을 하는 고윤화 청장에게 지진에 관한 질문을 더했다.

 


▲ 최근들어 익산, 금산 등 한반도에서 지진에 대한 우려가 높다. 발생 빈도가 과거에 비해 높아지고 있는 것인지?
기상청에서 본격적인 지진감시를 시작한 1978년 이래, 2000년 이후 평균 지진발생 횟수가 다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1999년 이후 지진관측방식이 이전의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변경되고 관측망도 늘어 직접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 발생횟수가 증가한 것이 확실한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 지진을 예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현재까지의 과학기술로는 지진 예측이 불가능하다. 대지진이 임박했음을 나타내는 전조현상에 대한 연구가 국내외에서 수행되고 있다. 작은 지진의 반복발생, 지하수위의 변화, 암석의 전기전도율 변화, 동물의 이상행동 등이 지진 전조현상의 예라 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신속하게 분석, 통보하는 것이 유일한 방책이다.


▲ 지진에 대한 시스템은 어떻게 구축되어 있는지, 강진 발생시 작동하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면.
기상청은 24시간 감시와 통보 체계를 갖추고 전국에 145개의 지진관측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 관측소들로부터 서울에 있는 기상청으로 자료가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일반지진 발생시 수집된 자료를 분석해 발생시각, 발생위치, 규모를 계산해 5분 이내에 통보하고 있다.


지진조기경보 서비스는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50초 이내에 조기경보를 발령하는 것으로 2020년까지 이를 10초 이내로 단축하기 위해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


▲ 최근 북한의 4차 핵실험을 외신을 통해 먼저 알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기상청에서는 외국보다 먼저 감지를 하고도 대국민 발표를 하지 않은 이유는?
인위적인 행위로 땅이 흔들리는 경우 자연지진과 구별해 인공지진이라고 부른다. 파형분석을 통해 구별이 가능하다. 북한지역에 인공적으로 추정되는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이 탐지되면 구체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국가기관과 연구기관이 협력해 판단해야 한다.


국가안보적 상황과 연결돼 관계기관과 협의를 한 후 발표하도록 매뉴얼에 규정되어 있다. 4차 핵실험으로 인공지진이 발생했을때 즉시 탐지했지만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즉각 발표를 하지 않았다.


▲ 기상청의 업무가운데 국민안전처와 중복된 행정업무는 없는지?
기상청은 지진, 지진해일, 화산분화시 신속히 분석해 통보하는 업무를, 국민안전처는 피해 복구 및 지원활동 수행의 업무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 사업도 다르다. 이러한 국가적 재난사태에 효율적인 감시 및 대응을 하기 위해 국민안전처와 교류 및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양기관은 정기적인 업무회의, 공동 워크숍 및 공동 모의훈련을 개최하는 등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


그의 재임기간동안 기상청의 기상선진화로 세계 3~4위에 랭크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오로지 베푸는 업무만으로 묵묵히 공직을 수행하는 고 청장과 연구원들의 수고에 고마움이 절로 우러나온다.

[환경미디어 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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