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실내공기 질에 삶의 질 바뀐다⑥

항균이라더니...필터와의 전쟁, 친환경제품의 역습?
원영선 | wys3047@naver.com | 입력 2016-08-02 16: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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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_ 실내공기 질에 삶의 질 바뀐다

⑥ 필터전쟁

 

항균이라더니...필터와의 전쟁

친환경제품의 역습인가

 

가습기살균제의 충격에서 채 벗어나지도 않았는데 가정·차량용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필터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돼 일대 파란이 일고 있다. 이번에 검출된 독성물질 OIT(옥틸이소티아졸론)은 가습기살균제에서 검출된 클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와 유사한 물질로, 2014년 환경부로부터 유독물질로 지정됐지만 금지 유독물질은 아니다. 사건이 터지자 환경부는 부랴부랴 전수조사에 나섰고, 지난 7월20일 ‘OIT 항균필터 위해성 평가결과’와 ‘OIT 함유 필터의 모델명’을 공개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88개 중 87개 필터에서 유독물질 OIT가 함유된 필터가 장착됐다고 발표한 것이다.


△3M 본사 전경
한국에서만 판매된다는 기막힌 현실
그런데 논란의 중심에 선 필터는 공통적으로 한 회사, 다국적기업 3M사의 제품이다. 작년 한 해 한국쓰리엠의 매출은 1조5731억 원에 영업이익은 1752억 원을 기록했고, 역시 작년 한 해 본사는 총매출 35조 원을 기록했다. 한국 시장은 세계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OIT 필터는 2014년에 공급을 시작해 올해 5월까지 국내에서 100만 개 이상이 유통된 상황이다. 그 뿐인가, 지난 3년간 차량용 에어컨에 공급한 필터는 215만 개가 넘는다. 현재, 한국쓰리엠은 자발적으로 회수 조치 하겠다면서도, “미국 환경보호청(EPA)와 미국 표준협회(ANSI) 등 국제적 기관에서 인증 받은 쓰리엠 본사 연구소로부터 실험한 결과 공기 중으로 퍼져 나온 필터의 항균물질은 극미량이며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번에 문제가 된 필터 제품이 한국에서만 제조·유통됐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 점이 한국 소비자들을 경악케 하는 것이다. 영국 옥시 사태 당시의 망령이 고스란히 되살아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안절부절 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이미 신체에 이상이 생겨났을 수도 있다싶어 피해신고센터를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OIT(옥틸이소티아졸론)은 무엇인가
가습기살균제 사건의 주범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계열인 OIT는 방부제나 소독제로 주로 쓰인다. 균이 퍼지기 위해 세포 에너지 대사활동을 할 때 그 활동을 막는 활동으로 살균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인체의 세포에도 똑같이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체 내에 축적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기준치 이상에 초과 노출되면 경구 독성과 경피 독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나 점막에 문제를 일으키는데, 눈·코 안·입 등에 화상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자극증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OIT 문제를 다룰 때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OIT가 함유돼 있는가 그리고 OIT가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가. 우리는 현재 함유돼 있는지는 알았다. 그렇다면 다음 수순은 순리대로 밟아나가는 것이리라.

뒤처지는 관리·감독체계
이번 논란이 터지면서 정부의 독성물질 관리체계가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우리나라에서 항균과 살균력에 대
△공기청정기 필터 OIT 방출 실험.<사진제공=환경부>
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2003년 사스(SARS)때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에 관련된 제품들이 건강영향평가 혹은 유해성 검사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유통·확산돼 왔다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사후 발 빠른 대응에 앞서 예방적인 차원으로 사전조사·연구해야 함을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실내환경은 점점 더 최첨단의 제품들이 선을 보일 것이고, 필요성 또한 거부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전을 답보할 수 없는 물질이 만에 하나라도 들어있다면 상황은 상상 이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OIT 필터를 관리한 부처는 최근 5~6년간 없었다. 작년 한해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5천억 원을 넘어 올해 말에는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었다. 하지만 이제 빨간 신호등이 켜진 상태. 이렇게 구멍이 뚫리지 않으려면, 가전제품과 공산품은 산업부-차량은 국토부-유독물질은 환경부 소관으로 나눈 체계를 관리·감독하기 용이하게 바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산업이기 이전에, 법이기 이전에, 국민의 목숨이 달려있는 위급하고도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건강을 담보한 게으름은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될 것이다. 
<원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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