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샘물, 믿음만큼 안전한가?

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17-12-07 16:31:56

 

 

먹는 샘물 제조업체 관리·감독 현황
먹는 샘물 제조업 시장은 지난 20여 년간 10배가 넘는 성장을 해왔다. 특이점은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에는 제조업체수가 늘어났지만, 2000년대 이후 전문화 및 대형화로 업체수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먹는샘물 제조업체는 최초 49개에서 현재 61개로, 경기권역이 17개소로 가장 많은 제조업체가 자리하고 있다.


먹는 샘물의 제조 과정은 우선 환경영향심사 및 샘물개발허가를 통해 제조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후 제조사는 자가품질검사 및 정기점검(반기 1회), 유통제품 수거 검사(분기 1회) 등을 통해 품질관리를 해야하며, 문제 발생 시 시·도는 업체에게 행정처분과 회수 조치 등 명령을 취한다.


김지연 환경부 토양지하수과장은 현재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수질 안전에 대해 “먹는 샘물의 특성상 소비자가 구입하고 소비하는 시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시 신속한 회수·폐기 절차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시·도에서 환경부로, 환경부에서 상공회의소 정보시스템으로 등록하는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만 하는 시스템으로 회수시간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시·도에서 직접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해, 문제 발생시 최단시간에 막고 회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반업체들의 행정처분이 너무 약하다는 의견과, 점검·검수 횟수가 적다는 민원이 많아, 이에 대한 행정처분을 더욱 강화하고 합리적인 조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먹는 샘물 관리 실태 문제점과 개선방안 제시
최근 5년간 먹는샘물 제조업체 위반내역을 살펴보면 수질기준위반 39건, 표시기준위반 22건, 자가품질검사 미실시 12건, 준수사항위반 12건, 시설기준위반 7건, 기타(건강검진 미실시, 영업정지위반, 먹는샘물 관련없는 제조시설 설치, 휴업기간 중 재개업 신고 없이 샘물 취수, 1일 취수한도량 초과) 10건으로 나타났다.

 


이들 위반업체에 대한 행정처분은 경고 누적(1~4차)에 따라, 영업정지 최소 15일에서 최장 6개월이며, 가장 심한 처분이 허가취소다.


백명수 수돗물시민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먹는 샘물에 있어서 원수의 수질상태가 핵심요소”라며, “먹는샘물 제조업체 위반내역의 대부분은 수질문제다. 즉 원수관리를 철저하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큰 이슈가 된 충청샘물의 악취발생 사건(9월)에 대해 “취수원수 수질 문제를 대표하는 사건이다. 충청샘물의 문제 발생 전인 6월 상반기 점검결과에서 수질기준 초과, 취수정 관리상태 불량 등 5가지 이상의 위반사항이 나왔으나,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은 체 제품이 생산된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하나의 업체가 하나의 사항만 위반하는게 아니라, 2개에서 6개까지의 사항을 중복해서 위반하는 업체들이 많다는 것이다”라며, 느슨한 행정관리 시스템을 지적했다.


그는 규제강화를 위한 먹는물관리법 개정과 먹는샘물의 덤핑식 가격 책정 및 공급에 대해 제한을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다년간 수질위반 등 행정처분이 중복되는 업체들에 대한 개발허가 취소를 통해 먹는샘물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전했다.


 

△ 토론자들

 

 
먹는샘물 냄새에 대한 소비자불만 가장 많아
정현희 한국소비자원 식품미생물팀장은 먹는샘물(생수)과 관련된 소비자상담 내용을 통해 문제를 짚었다.

정 팀장은 “먹는 샘물에 대한 소비자상담은 2015년 57건에서 매년 증가해 올해 10월에만 110건을 넘어섰다”며, “불만사항을 보면 생수에서 냄새가 난다는 사항이 52%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는 이물질 및 신체이상 의심이 뒤를 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먹는 샘물이 식품과 다른점은 과학적인 가이드라인의 유무다. 먹는샘물은 분쟁이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는 지침서가 없다. 특정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가 없어, 규정과 법이 있어도 기술적 문제가 얽히다보면 해결하기가 어렵다. 즉 먹는샘물 제품에 대한 이물·냄새 발생시 시나리오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최승일 고려대 교수는 “먹는샘물 병입수 단일제품에서 냄새가 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절대 냄새가 나서는 안된다”며, “만약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 경우 소비자들에게 신속하게 규명하고 신뢰를 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규정은 유럽보다 엄격, 운영은…
박주현 국립환경과학원 상하수도연구관은 “국내 먹는샘물 수질 기준 항목은 유럽, 일본의 천연광천수 수질기준 보다는 많고, 미국 FDA보다는 적은 항목을 운영하고 있다. 원수의 경우 미생물 기준 위주로 관리하는 유럽에 비해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즉 수질관리체계에 있어서 만큼은 국외 수준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일부 업체에서 수질기준 초과, 자가품질관리 소홀, 표시기준 위반 등 법규 위반사례가 끊이질 않아, 정부의 안전·관리 체계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고 말했다.

국내 먹는 샘물의 수질관리기준 항목을 보면 원수인 샘물은 47항목, 제품수(생수)는 51항목이다. 또한 사전예방적 차원에서 포름알데히드, 안티몬, 몰리브덴 등 3개 물질을 별도로 지정하고 있다. 또한 수질기준 등 수질관리항목 확대를 위해 미량물질 약 35종에 대해 연간 2회에 걸쳐 먹는샘물 취수정 및 대표 제품수에 대한 조사가 병행되고 있다.


박 연구관은 “대부분의 제조업체가 영세하여 기계 설비 노후화, 전문인력 미확보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정수 및 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감독관청이 감시정의 수질자동측정기 수질 자료 등을 분석해, 상층의 지하수 혼입 가능성 여부를 평가하고 지도·감독해 나가야 한다. 또한 법규위반업체를 등급화해 중점관리 대상업체를 선정, 연간 지도회수를 대폭 늘려나가고 우수업체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각종 생수(먹는샘물) 브랜드. 지금은 없어진 브랜드가 많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 공개 요구
김영주 미래소비자행동 대표는 “소비자가 과연 먹는 샘물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받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가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전체항목에 대한 수질검사 결과를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외에도 “지나친 광고에 대한 규제 강화, 정부·업체·시민단체가 함께하는 먹는샘물 품질 모니터링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먹는샘물 제조업체 입장은?
정의엽 한국샘물협회 회장은 먹는샘물 시장의 현 실태를 설명하며, 앞서 제기된 가격 덤핑, 무분별한 광고 등에 대한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먹는샘물 시장은 최초 진로, 풀무원, 동원 등의 중견기업 일부와 대다수의 중소기업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현재는 롯데칠성음료, LG생활건강, 농심, 이마트, 코카콜라음료, 남양유업 등 대기업·대형유통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중소업체는 대기업 제품을 OEM 방식으로 생산·공급하고 있다. 대기업과 대형 유통업체는 가격할인 및 1+1 등의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의 가격 혼란을 초래했으며, 특히 농심의 백산수는 공격적인 광고(PPL)로 국내 먹는샘물 시장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그는 일부 수질 및 기준을 초과한 업체에 대한 업계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대다수 먹는 샘물 업체는 수질관리 문제가 없다. 현재 국내 먹는샘물 제조업체는 세계적 수질기준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일부 불소, 비소, 우라늄 등 기준초과 업체의 경우 특정 지역의 지질 및 암반에 따른 것이며, 한두 개의 업체에서 계속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병입수에서 냄새나는 문제는 제조업체 책임보다는 유통업체의 보관상 문제로 발생되는 사례가 대다수다.”


먹는샘물 수질검사 방법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도 말했다.
“동일 시료를 다수의 검사기관에 의뢰한 결과, 항목별 검사 결과에 대한 오차가 큰 경우가 많다. 브로메이트의 경우 시험방법이 적합지 않아 기타물질이 브로메이트로 오인 검출되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향후 동일 시료를 복수의 검사기관에 의뢰할 수 있도록 반드시 제도개선이 되어야 한다. 또한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 원수 채수 후 시료를 4℃로 유지한 상태로 12시간 안에 이송·검사해야 한다. 하지만 아이스박스로 보관 이송시 일반세균 등 미생물 증식우려가 있다.”


정 회장은 마지막으로 “현재 생수 500㎖ 소비자 가격이 마트에서 600~1000원 사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2000원 정도의 가격이다. 현실적으로 말이 제조업체들이 유지될 수 있는 가격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가격에 판매되는 것은 대기업들의 시장 장악을 위한 경쟁이 있기 때문이다. 즉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가격자체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토론회 참석자들은 제조업체에 대한 생산허가 톤수 규정, 제조업체와 유통회사가 품질 문제에 공동으로 책임지는 방안 도입, 수질개선부담금 상향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환경미디어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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