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으로 녹색세상을 꿈꾸다

녹색교육센터 정미경 소장님 인터뷰
김한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08-07 1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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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를 지키기 위해 묵묵히 길을 걷는 사람들이 있다. 문득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분이 바로 녹색교육센터의 정미경 소장님이었다. 지난 5월 달, 빗물교육강사 양성과정에서 무려 5년 전 야생동물캠프에 참여했던 나를 기억해주신 분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전화를 했는데, 너무 바쁘셔서 세 차례 시도 끝에 겨우겨우 대화를 하고, 인터뷰 제안을 흔쾌히 수락해주셨다. 그리고 녹색교육센터를 찾았을 때 긴장되었는데, 먼저 편하게 말을 걸어주셔서 인터뷰를 자연스럽게 시작할 수 있었다.
 

▲ 녹색교육센터 정미경 소장님, 이정인




Q. 간단하게 자기소개와 녹색교육센터에서 하고 계시는 일이 궁금해요.

A. 저는 녹색교육센터 총괄을 맡고 있는 정미경이라고 합니다.

녹색교육센터는 환경 교육을 하는 전문교육기관이고, 민간단체입니다. 올해 창립한지 11년째가 되었고요. 이곳에서 처음에 저는 자원봉사자로 자원봉사활동을 했어요. 교육프로그램 기획을 하고, 운영을 하다가 2012년부터 집에서 출근하는 상근활동가를 시작하고, 이사직을 맡고, 소장을 맡은 지는 올해로 2년 째, 사무국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Q. 저 같은 경우 어렸을 때부터 경험을 바탕으로 관심을 이어오면서 지금은 진로를 환경 분야로 고민하고 있는데요. 소장님은 어떻게 해서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그 과정이 궁금해요.

A. 저는 어렸을 때 시골에서 자랐어요. ‘삐비’라는 식물을 따서 껌처럼 먹고, 간식으로 오디 따먹고, 다슬기도 주워서 먹고, 정말 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하나처럼 살았어요. 그렇게 유년시절을 보냈는데, 이제 와서 보니 그 경험이 정말 소중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결혼하고 아이 키우면서 아이들이 자연과 멀어져 있다는 걸 느끼고, 아이들이 정기적으로 자연과 만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Q. 혹시 지금까지 활동하시면서 인상 깊었던 일이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정인 학생이 초등학교 때, 야생동물캠프에 참가 했었잖아요? 그 때 영하 20도인데도 불구하고 설악산에 아이들이 약 서른 명이 왔을 때 그 자체도 굉장히 경이로운 일이었고, 그렇게 봤던 아이가 지금은 고등학생이 되어서 환경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는 것도 되게 감동적인 것 같아요. 또 열심히 준비한 교육프로그램에서 자연을 만나는 아이들이 자존감도 높아지고,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폭력성도 낮아지는 부분을 봤을 때 굉장히 보람을 느끼고, 사회적으로 많이 확산을 시켜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도 들어요.
 

▲ 2018 절기따라 계절따라 숲에서 놀자, 와숲, 녹색교육센터



Q. 녹색교육센터에서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녹색교육센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의 가치가 삶의 양식을 바꾸는 교육, 내 삶과 동떨어지지 않은 교육이에요. 근데 현재 대부분의 환경교육은 그렇지 않아요. 그게 위협적인 교육인데, 예를 들어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를 얘기하면서 북극곰 사진을 보여주는 거죠. 그래서 재밌고 유쾌하게 접근하고 삶과 맞닿아 있는 주제를 얘기하며 인식의 전환을 하려고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스스로 문제점을 찾고, 해결방안도 탐색하도록 하는 거죠. 해결하는 부분에서 과학기술이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될 수 없으니까요.

또, 지금 환경교육도 빈익빈 부익부라 경제적으로 여건이 어려운 아이들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상당히 적어요. 환경 교육이 누구나 받을 수 있게 하려면 공교육이 되어야하는데, 아직은 그렇게 안 되고 있는 게 현실이잖아요. 물론 기업의 사회공헌 기업의 후원을 받아서 아이들한테 프로그램을 제공해주는 일도 있지만 제한적이죠. 미래세대 누구나 받고, 친환경적으로 살고, 녹색세상을 꿈꾸며 만들어 나가는 게 개인적인 센터의 비전이에요.

Q. 환경교육에서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여러 가치들이 있고 다 중요한데, 그 중에서도 전 생태 감수성이라고 하고 싶어요. 그 안에 녹아있는 게 배려, 공감, 사랑 다 들어있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누구나 자연을 사랑해야하는 가치가 있다고 얘기를 하는데, 애들이 처음으로 자연을 만날 때는 개미를 막 죽이는데 한 번도 자연을 만나본 경험이 없어서 그러는 것이에요. 두려워서 개미를 죽이잖아요. 근데 개미를 한 번 만나고 두 번 만나고 여러 번 만나면 나를 해치지도 않고 두려운 존재도 아니고, 사람에 비하면 너무나도 작고 미약한 존재인걸 알게 되면서 ‘저 생명도 저렇게 자기 삶을 살아가는구나’ 그 자체로 존중을 하게 되어요. 그러면서 나도 소중하고 개미도 소중하다고 느끼게 되는 거거든요. 그 안에서 공감도 있는 거고, 상호 존중도 있는 거고, 자기 자존감도 높아지는 부분도 있는 거고, 그리고 살아가는데 있어서 힘든 부분을 겪게 되는데 극복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도 있는 것도 이 감수성이고 그만큼 중요하고, 이 감수성은 자연하고 자주 만나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걸 도와주는 일을 우리 어른들이 해야 되는 거죠.

Q. 사람들이 생물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한다고 생각하세요?

A. 우린 다 연결되어 있잖아요. 생명의 특징인거에요. 생물은 다 연결되어 있고, 지렁이 한 마리부터 코끼리 까지 소중하지 않은 생명은 없어요. 또, 생물에 대해서 혐오스럽다 흉측스럽다 고 하는 건 사람의 관점인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고 많은 생물 중에 하나의 종일뿐이라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나쁜 생물은 없어요.
그리고 생물을 오락이나 대상화 하는 것도 문제라고 봐요. 많은 동물들이 남획으로 사라졌잖아요. 동물들을 마음대로 함부로 해도 되는 대상으로 생각하는데, 옛날에는 동물을 필요한 만큼만 사냥했지만, 요즘은 즐기고, 상아나 가죽처럼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죽이고 있어요. 인간중심적 관점에서 생명 중심의 관점으로 바뀌지 않으면 녹색세상이 되는 건 어려울 것 같아요.

Q. 언제 가장 행복하세요?

A. 제가 산을 엄청 좋아해요. 혼자 조용히 산에 있으면서 자연의 소리를 들을 때 행복하고, 등산하기 전에 등산화를 신을 때도 행복해요. 심리테스트 할 때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으로 등산화를 선택할 정도로요. 요즘은 등산을 잘 못 가는데, 그래도 퇴근하면 밤에 한두 시간 집근처 남한산성을 걸어요.

Q. 환경관련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에게 해줄 조언 있을까요?

A. 환경관련 진로라는 게 이제는 직업 앞에 수식어만 붙여도 돼서 에코디자이너, 환경다큐 PD처럼 점점 범위도 넓어지고 4차 산업혁명에도 녹색직업은 크게 제한되지 않아서 가능성도 무궁무진해요.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하고, 기본적인 체력도 요구되지만 내가 진짜 행복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해주고 싶은 조언은 녹색교육센터를 찾아오세요(웃음). 일단 환경관련 직업을 가지신 분들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어요. 강의, 책 이런 것뿐만 아니라 직접 현장에 가서 인터뷰도 해보고, 전문가들이 일하는 방식도 곁에서 직접보고, 부딪혀 봤으면 좋겠어요.

Q. 환경에 관심을 가지기 전과 후에 태도의 변화가 있었나요?

A. 삶이 바뀐 것 같아요.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고 만족할 수 있고, 작은 것이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하게 돼요. 소욕지족(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안다)이라고 하죠. 개인적인 욕망이 많이 줄었다고 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A. 지금 교육센터에서 하는 환경교육 기획, 운영을 하면서 더 많은 사람이 교육을 받아서 환경을 생각하는 길을 같이 갔으면 좋겠고, 야생에 들어가서 살고 싶어요. 나중에 후배들이 왔을 때,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먹여주고, 재워주고, 쉬게 해주고, 그런 걸 할 수 있는 준비도 나름대로 하고 있어요. ‘우리 단체가 한국에서 몇 등 했으면 좋겠다.’와 같은 큰 욕심은 없는 것 같아요.

1시간 정도 솔직하고 명쾌한 답변을 들으면서 소장님의 자신의 일에 대한 애정과 확신이 가득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고 계신 일에 비해 야생에서 살고 싶다는 소박한 포부를 밝힌 점도 재미있었고 인터뷰를 통해 격려를 받았다.

단순히 아담하다고 생각했던 센터의 한 곳에는 지금까지 녹색교육센터가 흘린 땀방울의 과정이 놓여있었다. 녹색세상이 되는 날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천천히 전진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린기자단 이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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