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실내공기 오염 무방비 상태

블리드에어 현상으로 승객 두통 호소, 보잉787기종만 예외
문광주 기자 eco@ecomedia.co.kr | 2017-06-05 16:18:31

기내 실내공기 오염 무방비 상태


기내 공기 안전한가? 오염된 블리드에어로 승객 두통 호소


“보잉 787기종은 다른 공기순환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블리드에어가 발생하지 않지만,
현대 제트항공기에는 예외없이 블리드에어 현상이 발생한다. 엔진에 화학센서가 없다. 현재로서는 승무원 코가 유리한 탐지기다“

 

△ 보잉 787기종은 다른 공기순환방식을 사용, 블리드에어 현상이 없다.

 


67명의 승객과 4명의 승무원을 태운 스위스 비행기 Swiss HB-IYQ가 뮌헨을 출발했다.
35분 비행 후 스위스 취리히 활주로에 도착하는 중에 승객들은 목이 따끔하고 메스꺼움을 느꼈다. 착륙 후 기장이 조종실에서 맡았던 냄새가 기내에서 똑같이 난 것을 확인했다.

 
2015년 5월 16일 발생한 사건이다. 이로부터 한 달 후 영국의 BBC는 ‘기내공기 질 얼마나 안전한가?’라는 보도를 냈다. 17명의 전직, 현직 승무원들이 기내 오염된 공기에 의해 자신들의 건강이 심각히 손상됐다며 영국 항공사들에 대해 소송을 낸 내용을 알린 것이다.


민간항공관리국 (CAA)의 통계에 의하면 2010년부터 관리국은 영국 항공사가 운영한 대형 항공기내 연기에 대해 1300건 이상의 보고를 받았다.


항공기내 공기의 질과 건강의 관계

 
항공 여객기가 비행하는 고도에서는 기압이 낮아 인간이 스스로 호흡할 수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행기 엔진에서 뜨겁고 압축된 공기를 끌어내 냉각시킨 후 기내에 공기로 제공된다. 블리드에어(bleed air)로 알려진 이 기체는 현재 제트 엔진에서 직접 공급 된다. (새로운 보잉 787기종만 유일하게 예외). 그것은 50/50의 비율로 재순환된 기내공기와 항공기 안쪽에서 혼합된다. 공기 중 일부는 연속적으로 재순환 되지만, 모든 공기는 제트엔진에서 비롯된다.

 

△ 보잉 737 기종 기내 공기압력 조절 패널

 


블리드에어는 윤활제가 발라진 제트기 엔진의 압축기 부분에서 나온다. 제트기 엔진은 주로 기름과 공기를 분리하기 위해 ‘젖은 봉인’이 있다. 이것이 100% 효과적일 수 없다.


이런 봉인은 기계부품처럼 천천히 닳아져 효과가 점차적으로 떨어진다.

이 덮개는 엔진이 열심히 작동할 때 더 급속하게 마모될 수 있다. 또한 갑자기 고장이 날 수 있어서 그렇게 되면 상당량의 기름이 매우 뜨거운 압축 블리드에어로 유입된다. 그 결과로 연기 혹은 화염이 기내롤 들어간다. 이것은 ‘fume event 연기사건’ 으로 알려져 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소송을 낸 승무원들은 “엔진 밀폐상태의 문제로 뜨거운 엔진오일, 유압유 및 엔진 윤활에 쓰이는 유기 인산 화합 물 등 기타 해로운 화학물질들이 기내 공기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연기 현상'으로 알려진 일시적 기내공기 기름 유출과 잦은 비행으로 인해 낮은 농도지만 장기적으로 노출돼 건강상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건강상 영향은 승무원들에 의해 “기내공기오염 증후군” 이라 불리고 있다. 하지만 영국 항공사들과 민간항공관리국은 “이러한 현상의 존재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트기 기름의 독성은 1954에서 알려졌다)


''연기 현상'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가?'
영국공중보건당국의 독성학 책입자인 앨런 부비스 임페리얼 대학 교수는 “연기현상은 2000여개의 항공편 중 하나 꼴로 발생한다. 이러한 이유로 '연기현상'이 제대로 기록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기현상'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관측된 자료에서도 공기 오염 수준이 낮았으며 인체에 영향을 줄 수준 아래였다고 덧붙였다.


민간항공관리국의 안전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4월과 2015년 5월 사이 251건의 기내 '연기현상'이 발생했다. 이 통계는 영국 항공사들에 대한 것이므로 루프트한자나 라이언에어 등 타국항공사에서 일어난 '연기현상'은 영국 영공 내에서 발생했더라도 포함되지 않았다.


BBC는 화장실 혹은 공기청정 시스템 등 기내 장비의 고장이 명확한 원인인 경우는 제외했다.
한편 여러 승무원을 치료한 경험이 있는 런던의 바이오랩 의료국 소속 제니 굿맨 박사는 “승무원들이 비행기를 일컬어 엔진을 시작할 때마다 기내가 기름 냄새로 가득 차는 ‘냄새나는 고물’이라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비록 승객들이 탑승할 때쯤에는 연기가 증발한 뒤지만 승무원들은 오염에 노출되게 되는 것이다.

 

△ 에어블리드 현상은 이륙 직전에 나타난다. 

 


국내 항공기는 안전한가?


4년 전 이맘때, 한 신문에 국내 대표항공사 KAL의 항공기 내부 공기 미세번지 측정치가 다음과 같이 보도됐다.
“항공기 기내 공기 중 미세 먼지는 3만6000개에서 6만5000개 수준에 불과했다.

즉 기내의 미세 먼지가 공항이나 사무실의 미세 먼지에 비해 10%에도 미치지 못해, 훨씬 더 깨끗한 공기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이러한 조사 결과는 기내가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공기가 깨끗하지 않다는 오해에 대한 반증이라는 평가다. 기내에 깨끗하고 신선한 공기가 계속 공급될 수 있는 것은 항공기에 장착된 최신 기술의 공기 순환 시스템 때문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공기가 완벽히 여과되고 멸균되어 기내로 공급되고 있다. 항공기 외부의 찬 공기가 섭씨 2,000도가 넘는 엔진을 통해 500도에 달하는 고온·고압으로 압축돼 멸균이 이뤄지게 된다. 이렇게 압축된 공기는 오존 정화 장치를 거쳐 에어컨 팩으로 옮겨져 냉각이 이뤄지며, 이후 1.01 ~ 100 마이크로미터 크기인 먼지와 연기, 박테리아, 극미한 바이러스까지 여과하는 헤파(HEPA : 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필터를 통한 여과 과정까지 거치게 된다.

 

여과 과정을 모두 마친 공기는 기존의 기내 공기와 50대 50으로 혼합돼 매 2~3분마다 기내 선반을 통해 유입돼 기내 하단부로 빠져나가는 에어커튼 방식으로 공기가 공급돼 항상 신선하고 깨끗한 공기를 접할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기내는 최첨단 공기 순환 시스템으로 항상 깨끗한 공기를 공급하고 있다"며 "깨끗한 공기 공급뿐 아니라 기내 방역 등 다양한 기내 위생 강화 노력을 통해 승객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월 18일(금) 김포를 출발해 제주로 향하기 위해 대한항공(KAL)에 앉은 승객은 이륙 직전 갑자기 심한 냄새를 맡았다. 여자 승객은 냄새로 두통이 있다고 말했다. 이륙 후 더욱 강해진 기내 공기 흐름으로 냄새가 사라지기는 했지만, 유입된 공기가 엔진을 통과해 기내로 들어온 엔진냄새는 매우 역겨웠다.


하루가 지난 다음날 오전, 오전 9시 무렵 제주를 출발 서울로 가는 아시아나 비행기 뒷자리에서 역시 같은 종류의 냄새가 코를 막게 했다.
이 기류는 이륙직전 급격하게 많이 유입됐다.

 

△ 기내 공기 순환도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굿맨 박사는 항공사 직원들과 비행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건강상 문제에 대한 위험은 더 높다고 말했다. 그녀는 “만약 주기적으로 비행을 하거나 직업상의 이유로 비행을 할 경우 의식하지 못하더라도 낮은 농도로 지속적으로 새어나오는 기체에 노출 된다” 고 언급했다.


또한 장거리 비행을 주기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질병에 대한 위험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기내에 오랜 시간 동안 있으며 해당 물질을 훨씬 더 높은 농도로 많이 들이쉬게 된다.”
항공 변호사 프랭크 캐논은 파일럿과 승무원들이 가장 큰 위험에 처해 있으며 오염된 공기에 노출됨에 따라 비행하기 적합하지 않은 상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에 의하면, 몇몇 경우에는 실업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비행사들이 오염된 공기로 인해 일어난 인지기능 장애와 기억 결함을 숨기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파일럿들이 이러한 증상을 깨닫지 못한 채 비행하기 적합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 임페리얼대학의 부비스 교수는 “연기에 대한 반복적인 노출로 인한 장기적인 영향은 연구가 더 필요한 분야다”라고 말한다.


굿맨 박사는 “기내공기오염 증후군은 중추신경계와 뇌에 특히 많은 영향을 준다. 유전적 다양성에 의해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증상을 겪지는 않지만 오염된 공기 내 화학물질의 성질상 이들은 세포막에 녹아들어 세포를 침입하고 결과적으로 인체 전체에 퍼질 수 있다”고 BBC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그녀는 이러한 현상이 편두통, 피로감, 사고방해, 관절과 근육통증, 호흡곤란, 소화불량, 그리고 유방암 위험 증가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많은 의사들이 잦은 비행의 연관성을 보지 못하고 우울증 약을 처방한다고 덧붙였다.
(유사한 증상: 현기증, 발작, 의식 상실, 메모리 손상, 이명, 빛-헤드라이트 현기증, 혼란/인지 문제, 음주 느낌, 메스꺼움, 설사. 구토. 기침. 호흡곤란)


다른 한 편, 부비스 교수는 “기내 누출에 따른 오염물질의 농도는 일반 가정 혹은 직장과 비슷하며 심각한 건강상 위험을 가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는 굿맨 박사가 말하는 증상들은 ‘노시보 효과’의 결과물일 수 있다고 말한다. 즉, 기내에서 연료 냄새를 맡은 후 본인들이 화학물질에 의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잘못된 믿음 때문에 증상을 느낀다는 것이다. “노시보 효과만으로도 ‘심각한 건강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무시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를 기내공기오염 증후군으로 잘못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해결책은?


굿맨 박사와 캐논은 항공사들이 반드시 엔진에 필터를 장착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캐논은 필터를 만드는 두 세개의 다른 업체들이 있다고 말했으며 그중 하나는 오염물질의 99.9%를 막아준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두 전문가는 업체들이 필터를 장착하지 않는 이유가 만약 필터를 장착할 경우 기내공기오염 증후군에 대해 암묵적인 인정을 하는 것으로 비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영국 교통부 유독성 위원회의 보고서에는 “여러 증상을 유발시키는 연기의 위험성을 최소화할 지속적인 필요성이 있다”고 하며 “실제 독성효과 혹은 노시보 효과에 의해 일어났는지에 대한 여부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반면에 민간항공관리국 (CAA)는 성명에서 “비록 완전히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기내 공기중 오염물질에 대한 노출이 장기적 건강 문제를 야기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상반된 주장을 했다.


위 사례는 외국의 사례이다. 비행기는 국적을 불문하고 전세계인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최근 국내선 항공기에서 발생한 블리드에어 기내 유입문제는 비행기 이륙 전에 맡을 수 있는 너무도 ‘당연한 냄새’로 인식되고 있다.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국내 대기질 수준이 비행기 안에서는 블리드에어로 또 한번의 고통을 안기는 꼴이다.


BBC에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 ‘비행기 승무원의 질병과 기내공기 오염의 상관관계 연구’는 “43세에 사망한 조종사 리챠드 웨스트게이트(Richard Westgate)를 검시했다. 오염된 기내공기로 인한 신경계 손상. 만성적인 신경학적 증상이 확인됐다. 그는 긴 고통을 안고 있었다는 것을 죽은 후에야 알게 됐다. 사망 전 수행된 검사와 사망 후 테스트 비교결과, 뇌와 척수에 심각한 신경학적 손상과 심장조직의 손상까지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세먼지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요즘, 비행기 안에서는 블리드에어를 차단하기 위해서도 마스크가 필수품이 될 것 같다.


많은 승객들은 여행 출발의 들뜸으로 이정도의 냄새를 가볍게 보기도 하고, 기체의 맹독성을 모르기 때문에 참을 만하다고 여긴다.


실제 이 기체로 사망한 사례가 발생했듯이 항공사의 각별한 기내 실내공기 점검이 필요하다.
현대의 제트 항공기에는 화학센서가 없다.
현재로서는 승무원의 코가 유일한 탐지기다. [문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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