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아이들 위협하는 ‘학교석면’ 위험천만 학교 밖 ‘석면환경’

전국 초중고 99.5%가 석면안전관리 미흡…석면안전관리법이 ‘무색’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12-05 14: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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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석면건축물안전관리 작업 모습 <사진=한국석면건축물안전관리협회>
정부는 2027년까지 3조 원을 투입, 1만3000여 학교에서 석면을 완전히 해체·제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석면 해체·제거작업 집행 및 설계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단계별 작업절차, 집기류 반출 강제, 모니터단 운영, 감리인의 책임성 강화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그러나 노후화한 건축자재인 석면 천장재와 화장실 석면 칸막이재 등을 제거하는데 안전지침 미준수와 엉터리 감리로 석면 오염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석면 건축물안전관리는 두 가지로 대별된다. 하나는 기존의 석면건축물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석면건축물에 대한 안전한 해체작업이다. 이번호에서는 우선, 안전관리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허술한 석면안전관리실태 “나 몰라라”
지난 10월 30일 방송매체 jtbc는 보도를 통해, 석면 해체·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는 경기 양평군 지평중학교의 석면안전관리 주무부처인 양평교육지원청이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석면건축물 관리대장을 들춰본 결과 지난 2013년 석면 안전관리법이 시행된 이후로 관리대장을 단 한 번도 작성하지 않았던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매체가 인용해서 보도한 자료는 (사)한국석면건축물안전관리협회(이하 협회)에서 오랫동안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한다. 따라서 본지가 협회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해당 학교가 내진 보강공사 과정에서 남긴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교실에서 검출되면서 가시화됐음을 알 수 있었다. 석면안전관리에 대한 관리, 감독을 해야 하는 주무부처인 양평교육지원청은 석면건축물안전관리대장을 작성하지 않은 것은 물론 석면건축물안전관리인도 두지 않았음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양평군청은 “해당 건축물 소유주인 경기도(경기도교육감)는 국가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국가기관의 일부로 자연인 또는 독자적 법인격이 인정될 수 없으므로 경기도의 질서위반행위를 이유로 국가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답변을 일축했다. 

 

전국 교육청과 교육지원청 193곳의 석면건축물 관리대장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가 확인됐다. 해당 지원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확인한 결과, 현재 석면이 남아 있는 건물은 56%, 108곳이었고, 양평교육지원청처럼 석면건축물 관리대장을 단 한 번도 작성하지 않은 곳이 3곳이나 됐다. 

 

석면건축물안전관리대장을 작성한 나머지 교육지원청 105곳도 상세하게 살펴본 결과, 경기도 평택교육지원청 관리대장의 경우 석면 자재를 사용한 위치를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하지만 1층과 2층을 모호하게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위치 작성방법부터 어긴 곳이 32곳이나 됐다. 

 

이에 대해 해당 지원청 관계자는 “최초 담당자가 인사이동 과정에서 인수인계를 제대로 하지 않아 빚어진 일 같다”는 궁색한 변명을 했으나 일부 책임을 인정한 셈이다.  

 

이와 함께 석면 위험성을 평가하는 점수를 낮추려 한 정황도 발견됐다. 서울 서부교육지원청은 선풍기나 에어컨 등이 있는 곳은 석면이 날릴 우려가 있어 위해성평가에서 점수를 1점씩 매겨야 하지만 모두 0점 처리했다. 석면 관리상태가 우수하다고 한 지원청도 마찬가지로, 석면 자재가 사용된 천장 곳곳이 깨져 있는 등 허술한 관리가 목격됐다.

▲ 부실한 학교석면안전관리 부실한 예 <사진=한국석면건축물안전관리협회>
‘부적절’한 석면건축물 위해성평가 만연
위의 사례처럼 교육청의 경우 하위기관인 각 학교의 석면건축물 위해성평가가 적절한지 관리‧감독을 해야 할 의무가 있으나 허술한 관리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석면건축물 위해성평가는 물리적·잠재적 손상 가능성, 건축물 유지보수 손상 가능성, 인체 노출 가능성에 대해 평가하고, 세부적인 항목에 대해 평가한다. 손상유무 등 변경사항을 분기별로 기록‧보관‧관리는 의무사항이다. 전국 99%의 학교가 위해성평가점수가 11점 이하로 위해성평가등급 “낮음” 점수로 기록관리 되고 있으나 현장확인결과 12점 이상인 곳이 대부분으로, 등급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았다. 따라서 실질적인 학교 석면안전관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학교와 교육청의 경우 석면 건축자재에 대한 석면안전관리 의식이 현저히 낮고, 무조건 석면해체·제거작업만을 원하는 경향도 문제로 드러났다. 석면 해체·제거 전까지 석면안전관리가 선행되어야 하지만 이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 석면건축물안전관리인은 관리가 안 되고 있다고 인지하는 경우도, 석면건축물 위해성평가를 실시해 등급이 높아지면 학교를 폐쇄해야 한다고 잘못 알고 있어 일부러 점수를 낮추는 일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미약한 손상이라도 석면비산 방지를 위해 즉시 보수조치가 필요하지만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실제로 현장점검을 가서 석면건축물 관리대장과 대조해 보지 않는 이상, 진위여부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것도 문제였다. 더욱이 그러한 정황을 확인하고 손상된 석면건축물을 현장확인한 경우에도 강제조치나 책임소재를 물을 수도 없어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부적절한 위해성평가 관리대장에는 손상에 대한 조치 내역은 물론 정확한 위치 등도 표기되지 않아, 단순 의무기록 또는 보관용 요식행위로만 존재했음이 확인됐다.

‘부실’한 위해성평가 석면잔재물 남겨
가장 기초적인 위해성평가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체적인 석면안전관리가 부실하게 진행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아무리 석면해체‧제거작업을 철저하게 해도 기존 기능공간에 석면잔재물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협회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 전국 지자체(도·시·군·구)의 석면건축물 관리대장 3892개를 대상으로 위해성평가 및 조치 실태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미개정양식 사용이 48%, 손상즉시보수 미조치 85% 등이 확인됐다. 

 

또한, 전국 교육청 및 교육지원청이 관리하는 학교 등의 경우에도 적법하지 않은 방법으로 석면 위해성평가를 실시하여 기능공간별이 아닌 층별로 작성한 경우가 97%, 석면 건축자재 즉시 보수 위반도 93%로 나타났다. 

 

협회 관계자는 “대다수 학교가 층별로 위해성평가를 한 경우에 해당 석면 손상부위를 바로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손상이 명백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위해성평가 점수를 인위적으로 낮춰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건축물이 이 정도라면 민간석면건축물은 거의 관리가 안 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협회에서 서울과 경기지역의 다중이용시설, 상가 등을 현장 점검하여 석면 관리 실태를 살펴본 결과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울‧경기지역의 공공기관 및 다중이용시설 87곳 중에서 61%가 불량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결과적으로 대다수의 지자체와 교육청이 석면건축물의 평가방법을 모르거나 관련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전국 270개의 지자체 중에서 과태료 부과·징수 내역이 있는 곳은 총 36곳, 총 88건에 그쳤다. 이마저도 석면안전관리에 대한 현장 단속이 아닌, 대다수 안전관리인 변경신고 미이수 및 교육 미이수 등 행정적인 위반사항에 대한 과태료 부과징수사항이었다. 전국 교육청 193곳 역시 과태료 부과·징수 내역이 있는 곳은 총 2곳으로, 그것도 동일 건에 대한 과태료 부과·징수 내역이었고, 교육청 담당자의 경우는 석면안전관리 과태료 부과징수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특집 ②]에 계속---------

[환경미디어= 김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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