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해서 미안~ 알고 보니 반전매력 '제주조릿대'

그린기자단 박진경, 고려대학교
김한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12-03 1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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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지식백과

머나먼 이국땅을 굳이 밟지 않아도 휴식이 필요하다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그곳은 바로 “제주도”가 아닐까. 우리나라의 최남단에 위치한 해상에 있는 섬 제주도는 그 위치 때문에 연중 따뜻한 기온을 유지하며 연교차가 적은 해양성 기후를 띤다. 그 덕에 휴양지로 최적인데다가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는 매력은 더할 나위 없이 최고다. 대표적인 백록담을 시작으로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서귀포의 천지연폭포, 성산 일출봉, 용머리해안, 사려니 숲길 등등 나열하기도 벅찬 수많은 경관이 자리하고 있다. 거기에다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제주도를 대표하는 구멍 뚫린 돌 현무암과 봄이면 섬을 노랗게 물들이는 유채꽃까지 한국인이 사랑하는 아름다운 섬이 아닐까. 한편 빼어난 풍경을 자랑하는 제주도에 있는 한라산 국립공원에는 사실 눈엣가시 같은 누군가로 골치가 아팠다. 바로 “제주조릿대”이다.
 

▲  네이버 지식백과


한국에서만 자라는 다시 말해 제주 고유 재래종인 “제주조릿대”는 높이 10~80cm로 최대 1.5m 까지 자라는 식물로, 잎은 타원형을 띠며 마디가 도드라지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추위와 눈에 강해 평균 수명이 60∼120년에 달한다. 항암, 항산화, 비만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차, 진액, 추출물 등이 제주도 특산물로 판매되고 있다. 제주조릿대의 가장 큰 특징은 뿌리로 땅을 고정하며 서식지를 넓혀가 때문에 침식, 홍수 등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제주조릿대가 한라산국립공원 면적의 95%를 차지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바로 번식력이 강해 주변에 다른 식물들의 번식을 방해해 말라 죽게 한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제주도세계자연유산본부는 19일 한라수목원에서 열린 ‘제주조릿대 관리방안 연구(2016~2020년) 3차년도 용역보고회’에서 제주조릿대가 한라산 해발 1400m 이상 지역의 88.3%를, 한라산국립공원의 95.3%를 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렇듯 소수지역을 제외하면 한라산의 대부분을 제주조릿대가 자리 잡고 있었다.
 

▲ 네이버 지식백과_손바닥난초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제주조릿대의 점령으로 인해 생태계가 위협당하는 것을 고민하던 연구팀이 제주조릿대 억제를 위해 선택한 것은 말을 방목해 조릿대를 먹이로 하는 것과 손으로 베는 벌채였다. 놀랍게도 실제 지난 3년간 말 방목과 벌채를 동시 실시한 결과 식물 개체수가 다양해지고 희귀식물이 다시 출현하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과정은 이렇다. 연구팀은 한라산 해발 1600m 만세동산 일대에 펜스를 치고 2016년 4마리, 2017년 10마리, 올해 8마리의 말을 방목해 조릿대를 먹도록 했다. 벌채는 장구목 일대와 만세동산, 선작지왓, 진달래밭 등 4곳 2.8㏊에 대해 이뤄졌다. 그 결과 말을 방목해 조릿대를 먹인 만세동산 일대는 식물 개체수가 2016년 36종에서 2017년 40종, 2018년 51종으로 늘었고 벌채했던 장구목 역시 2016년 37종에서 2017년 52종, 2018년 67종으로 증가했다. 또한 벌채 이후 장구목 지역에서 관목의 우량비율이 2016년 6%에서 2017년 19%, 2018년 30%로 늘었다.

▲ 네이버 지식백과_제주 달구지풀
불편하기만 했던 제주조릿대를 도리어 방목한 말에게 먹인 결과 식물 종들 역시 다양해지는 효과가 일어났다. 손바닥난초 등 희귀식물이 다시 발견되었고 제주달구지풀, 두메대국, 호장근 등의 개체수가 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고마워해야 할 제주조릿대를 사실 아직도 모르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실제 한라산 탐방객과 제주도민 700명을 대상으로 제주조릿대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제주조릿대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문구가 새삼 떠오른다. 잘 알지 못해서, 미워해서 어렵기만 했던 제주조릿대를 이제 우리가 다시 바라봐 줘야 할 때가 아닐까.

[그린기자단 박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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