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군사보호구역 해제·완화…난개발로 환경파괴 우려

생태계서비스 가치 가장 높은 곳
세계적인 습지 복원모델이자 하천 복원모델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1-12 13: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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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환경생명공학과 
[환경미디어= 김명화 기자] 민통선 북방지역을 포함한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해제 또는 규제 완화되어 개발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심히 우려된다.

   
우리는 거의 잊고 살아왔지만 자연환경은 우리 환경의 모태이다. 또 자연환경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산소, 물, 흙과 같은 자원은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요소로서 그러한 환경을 우리는 생존환경으로 부르고 있다.

 

이러한 자연이 이루어내는 과정을 통해 우리 인간이 얻는 혜택을 생태계서비스라고 한다. 이 과정은 우리 인간에게 이로운 물질(식량, 물, 섬유와 목재), 에너지(생물량) 및 새로운 정보(특히 농업 및 제약 산업)를 지속해서 제공한다.

 

나아가 생태계서비스 기능은 대기 중이나 물속에 담겨 있는 오염물질 정화, 산소공급, 기후 조절, 토양비옥도 유지, 홍수조절, 탄소 고정(기후 안정화 유도), 작물의 수정, 자연적 해충 조절기능 등을 통해 인간에게 간접적 혜택을 준다. 그밖에 생태계 서비스 기능은 심미, 휴양 또는 문화적 가치와 같은 편익도 제공한다.


이 분야의 선도적 연구자인 로버트 코스탄자(Robert Costanza, 호주 크로퍼드대학 교수)가 이러한 생태계서비스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한 결과를 보면, 그 가치는 전 세계 GDP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코스탄자가 미국의 뉴저지주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를 보면, 그 가치가 도시지역에서는 낮고 자연지역에서는 높아 지가와는 거의 반대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기준을 우리나라에 적용해 본다면 최근 규제 해제된 민통선 북방지역만큼 높은 생태계서비스 가치를 지닌 지역도 드물 것이다.


▲ 비무장지대 <철원군청 제공>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DMZ와 그 주변의 민통선 북방지역은 전쟁 당시 폭발되지 않고 남아 있는 폭발물, 적의 침투를 막기 위해 매설된 지뢰 등이 사람들의 출입을 극도로 제한해 왔다. 그 덕분에 이 지역은 전쟁 당시는 물론 전쟁 전에 사람들이 입힌 상처마저도 말끔히 치유하여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거의 되찾았다.  

 

잦은 땔감 채취로 어린 소나무 숲으로 덮여 있던 산림은 울창한 활엽수림으로 변하였다. 더구나 골짜기와 산자락 숲까지 되살려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면 가래나무숲, 거제수나무숲, 들메나무숲, 물푸레나무숲, 느릅나무숲, 신갈나무숲 등이 이어지며 다양성을 보인다.


경작지들은 자연으로 돌아왔다. 특히 논들의 일부는 강변 식생으로 일부는 습지로 장소에 따라 제 위치를 되찾았다. 따라서 국내의 다른 지역에서는 왕릉 앞에서나 겨우 볼 수 있는 넓은 오리나무숲도 이곳에서는 흔히 보인다.

 

특히 비가 올 때면 집수역의 모든 물질을 쓸어 모으는 하천 주변은 위험지역으로 분류되어 자연의 보존상태가 더욱 좋다. 그곳이 아니면 제대로 된 하천의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보니 그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이 지역을 생태보고로 인식하고 있다. 세계의 생태학자들도 이곳을 주목하여 UN이 정한 상처받은 지구 치료기간(2021년부터 2030년 사이의 10년)을 시작하는 2021년에 우리나라 경주에서 개최될 국제생태복원대회 기간 중 탐방코스로 DMZ와 그 주변의 민통선 북방지역을 포함시켜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곳이 이처럼 주목받는 이유는 그곳의 자연이 스스로 이루어낸 성과 때문이다. 그곳은 지금까지의 전쟁 역사 중 가장 치열한 전쟁 중의 하나로 기록될 만큼 치열한 전쟁을 치른 현장이었지만 60여 년에 걸쳐 진행된 자연의 노력 덕분에 그곳은 전쟁 이전의 모습을 넘어 자연 본래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이 처절한 전쟁의 상흔에서 자연이 스스로 이루어 낸 이런 자발적 복원(passive restoration)의 모습은 세계적으로 드문 현상으로서 그런 이름으로 부를 만하다. 복원은 본래 자연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에서 기원하였으니 세계적인 습지 복원모델과 하천 복원모델이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연이 이루어낸 이러한 복원의 성과는 높은 생물다양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높은 생물다양성은 하천을 비롯한 저지대가 대부분 개발지로 전환된 다른 지역과 달리 이 지역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위험지역으로 분류되어 인간의 간섭에서 벗어나 자연에 가까운 모습을 되찾아 자연의 연속성을 회복한 데 기인한다.

 

즉 다른 지역은 개발요구도가 높은 저지대가 대부분 개발되어 고지대의 자연이 잘 보존되어도 서식처 단절로 인해 생물의 종류가 줄어들고, 남아 있는 생물들도 자연보전의 측면에서 가치가 떨어지는 생물, 예를 들면 안정된 서식처가 있어야 하는 정주 종보다는 방랑 종들로 바뀌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DMZ와 민통선 북방지역은 저지대의 자연이 회복되어 생태적 공간이 거의 단절되지 않고 연속성을 유지한다. 그 결과 두 지역을 합쳐야 남한 면적의 1% 수준에 지나지 않지만, 생물의 종류에 따라서는 그곳에 사는 종류가 우리나라 전체에 사는 종류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생물다양성이 높다. 생물다양성 핵심지역(biodiversity hot spot)으로 부를 만하다.


이처럼 중요한 가치를 지녀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민통선 북방지역이 최근 발표된 규제 완화조치로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조치가 취해지기 전에 과연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우리의 귀중한 생태자원에 대한 검토는 이루어졌는지 묻고 싶다. 그러면서 이곳을 기대하며 1년 뒤 개최될 국제학회를 찾는 세계의 복원생태학자들에게 우리 정부의 이러한 조치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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