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환경(E) 지표에 쏠리는 글로벌 머니

기후변화_ESG 중 “E”가 대세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핵심 키워드로 부각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4-06 13: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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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김명화 기자]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기업 경영·투자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지속가능성 차원의 ESG 경영 패러다임이 확산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환경(E) 분야가 산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기후변화 및 탄소배출에 대한 대응이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산업계의 E 요소를 충족시키기 위한 투자가 두드러지고 있는 이유를 살펴봤다.

 

▲ CCS기술개요도 <출처=(재)한국이산화탄소포집 및 처리연구개발센터 홈페이지>


ESG 친화기업에 쏠리는 글로벌 머니
ESG를 표방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윤리경영(Governance)을 뜻하는 ESG가 글로벌 기업 간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은 데는 결국 ‘돈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 이미 30조 달러(한화 약 3경 3000조 원)가 넘는 글로벌 머니가 ESG 친화기업에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환경(이하 ‘E’)에 초점을 맞춘 투자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계량화하기 어려운 S와 G 요소보다는 E 요소가 탄소 배출량 또는 감축량,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전기차 비중 등을 통해 객관화하기에 명확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표적으로 배출권거래제가 있다.
국내에는 배출권거래제가 2015년부터 도입됐지만 거래가 활성화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배출권을 거래하기보다는 이월하는 기업이 더 많은 까닭이다. 그러나 정책적으로 녹색금융을 육성하겠다는 방침이 확고해 앞으로 시장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3기 배출권거래제가 시작되는 올해부터는 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기존의 3%에서 10% 이상으로 확대해 오염원인자의 책임이 강화된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탄소배출이 많은 에너지, 철강, 석유화학 등의 업종은 불리하고, 정보기술 및 소프트웨어(ITSW), 게임 등의 신산업은 유리하다.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거나 매출이 높은 기업들은 배출권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을 테고, 매출이 적은 기업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같은 업종 내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환경기준 넘어 탄소중립 요구
E 요소의 경우 단순히 환경기준을 준수하는 것을 넘어서 탄소중립을 요구받고 있다.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된 환경 분야는 이제 남보다 앞서서 실천해야 할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산업 부문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56%를 차지한다. 수송과 건물 부문으로 분류된 배출량 중 직접 기업활동과 연관되는 배출량을 더한다면 기업 관련 온실가스 배출 비중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온실가스와 기후변화로 대표되는 E는 기업의 천연자원 활용 및 운영이 직접 운영이나 공급망 전반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 즉, 기업의 환경 공개, 영향 및 탄소배출 감축 노력 등의 환경요인을 조사하는 것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인 S&P 글로벌은 온실가스 배출, 물 사용, 폐기물 및 오염, 토지 사용 및 생물 다양성의 네 가지 요소를 토대로 기업의 환경 발자국을 평가한다. 따라서 기후변화와 관련한 환경규제도 더 광범위한 형태로 가시화되고 있다.
E와 관련한 압박이 무역장벽의 형태로 나타난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나 전기 소비량을 통해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직·간접적으로 계산하는 방식은 수십 년을 거치며 정교해졌다. 이에 근거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나 탄소세 등은 각국 상황에 맞게 규제범위가 확대되었다. 대표적으로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산하 협의체 FSB(금융안정위원회)의 TCFD(기후변화 관련 리스크의 재무제표 공시를 위한 태스크포스팀) 권고안을 꼽을 수 있다. TCFD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기후변화가 기업에 미치는 재무적 영향을 인지하여 올바른 투자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로 2015년에 설립된 기구다. 세계 각국은 이제 E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최대 관건으로 삼고 실천을 위한 전략마련에 부심 중이다.

 

▲ MSCI 평가지표 <출처=전국경제인연합회>

▲ 출처=키즈현대


국내외 기업의 대응과 준비상황
글로벌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2030년까지 ‘폐기물 제로(0)화’를 선언했다. 운영과정과 제품 및 포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감량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순환센터(Microsoft Circular Center)까지 설립했다. 그곳에서 서버 장치 재활용으로 전자폐기물 문제를 해결한다거나 머신러닝 기반의 폐기용 서버와 하드웨어를 현장에서 처리하고, 서버의 수명주기 연장 등을 실천 중이다.
애플(Apple)은 지난해 모든 아이폰, 아이패드, 맥, 애플워치를 재활용 소재로 만든 데 이어, 업계 최초로 아이폰 탭틱 엔진에 쓰이는 희토류 소재를 100% 재활용으로 충당하고 있다.
구글(Google)은 지난해 9월 탄소발자국을 제로(0)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지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뿐만 아니라 흡수기술을 활용해 회사 설립 후 지금까지 배출한 온실가스 전부를 제거했다는 뚯이다. 현재는 주로 가축 사육장이나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 저장하는 기술을 이용해 온실가스를 제거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배출권거래제를 통해 탄소 감축 활동에는 참여하고 있으나 적극적인 목표를 선언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국민연금이 2019년 마련한 ‘책임투자활성화방안’의 후속 조치로 ESG 평가 결과에 따른 투자 배제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금융권에서 기후변화 리스크를 식별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한 상황이다.
그중에서 가장 먼저 탄소중립을 선언한 LG전자는 2030년까지 제품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2017년 대비 50%로 줄이고, 외부 탄소 감축 활동을 강화해 실질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15년부터 가전업계 최초로 고효율 가전제품을 활용한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청정개발체제) 사업을 통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LG화학은 국내 화학산업 최초로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기후변화 대응, 재생에너지 전환, 자원 선순환 활동, 생태계 보호, 책임 있는 공급망 개발·관리 등을 전략화하고 있다. 현재 중국 우시 소재의 양극재공장은 재생에너지로만 가동되고 있는데, 연간 약 10만 톤의 탄소 발생량 감축을 기대하고 있다.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인 포스코는 2030년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 20% 감축하고 2040년 50%까지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 1단계로 고효율 에너지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2단계는 스크랩(고철)을 활용한 고도화와 탄소포집저장활용기술(CCUS)의 적용, 3단계는 궁극적으로 수소환원제철기술을 통해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수소를 제철 과정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탈탄소 시대를 열겠다는 것. 에너지 전문가들은 뒤늦게나마 국내 기업들이 E 요소에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탄소중립을 향한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해석이다.

  

▲ 주요산업별 ESG 경영이슈 <출처=딜로이트>

 

탄소중립을 향한 해외 기술개발 동향
탄소중립을 향한 기술개발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해외 CarbonCure는 재활용된 이산화탄소를 새로운 콘크리트에 도입하여 성능 저하 없이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단 주입되면 이산화탄소는 광물화 과정을 거쳐 영구적으로 묻히므로 건축환경에서 콘크리트의 탈탄소화 및 체화탄소 저감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식량 공급의 절반이 합성 질소비료에 의존하지만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비료는 전 세계 약 500개의 해양 데드 존(죽음의 해역)에 기여한다. 지구 온난화의 약 5%를 차지하는 아산화질소로 분해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Pivot Bio에서는 토양 미생물이 질소를 생산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생물학적 질소 고정에 대한 현장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QuantumScape는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차세대 고체 리튬금속 배터리를 개발했다. 양극 호스트 재료에서 리튬 확산 병목현상을 제거하여 15분 미만의 고속충전(0~80%)이 가능하고, 양극 인터페이스에서 용량 손실을 제거하여 수명 연장과 유기 분리기를 제거해 안전하면서도 저렴한 장점이 있다.
전통적인 펌프식 수력 저장소는 저렴하고 효율이 높은 에너지 저장장치지만, 지대가 높아야 하는 지형적인 제약이 따른다. Quidnet Energy는 탄소 제로 그리드를 가능하게 하는 획기적인 에너지저장기술을 통해 대규모 전력망 저장 비용을 기존의 펌핑 수력 저장 비용을 절반으로 낮추고, 전력망 전체에 재생에너지를 광범위하게 배치할 수 있게 됐다.
Sierra Energy는 패스파인더 시스템(Pathfinder Systems)을 통해 하루에 50톤씩 폐기물을 전기와 수소를 포함한 자원으로 바꾸고 있다. 또 항공기업 ZeroAvia는 무공해 및 저소음을 목표로 프로펠러 항공기의 기존 엔진과 경쟁하기 위한 수소 연료 파워트레인 기술을 개발했다.  

 

▲ 탄소배출권 원리

▲ 탄소배출권 거래 추이


탄소중립을 향한 국내 기술개발 동향
국내의 경우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지난 3월 5일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를 플라스틱 원료물질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C1 가스와 바이오매스를 플라스틱 원료물질인 ‘고분자 단량체’로 전환해 페프(PEF) 등 친환경 플라스틱 또는 폴리우레탄과 나일론과 같은 생활밀착형 고분자나 합성섬유 등을 생산할 수 있다. 석유 유래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그와 동일한 소재를 생산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포스젠 같은 유독가스도 필요 없는 것이 장점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C1 가스’는 온실가스 유발물질 CO2와 산업 부생가스 CO처럼 탄소의 개수가 1개인 가스를, 바이오매스는 식물 기반 재생원료를 지칭한다.
특히 기후변화에 잠재적인 게임 체인저로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CCUS)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CCUS는 화석연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모아 육상 또는 해양지중시설에 저장하거나 화학 소재 등 다른 유용한 물질로 활용하는 기술을 뜻한다. 여기서 말하는 탄소 포집에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용액 속에 흡수시키는 연소 후처리(Post-combustion), 석탄이나 가스를 선처리하여 수소와 이산화탄소의 혼합물로 변환시킨 후 이산화탄소를 분리하는 연소 전처리(Pre-combustion), 공기 대신 산소로 석탄과 가스를 태워 이산화탄소를 더 쉽게 분리시킬 수 있는 농축된 이산화탄소 스트림을 만드는 순산소 연소(Oxycombustion) 등의 3가지 기술이 있다.
한국전력기술은 연소 후 습식 CO2 포집설비, 연소 후 건식 CO2 포집설비 및 연소 전 건식 CO2 포집설비 공정설계와 상용급 CO2 포집설비 타당성 검토를 수행하였고, 현재 보령화력의 10MW(200ton/day)급 습식아민 CO2 포집설비와 하동화력 10MW급 건식 CO2 포집설비 공정개선 및 상용급(150MW급) CO2 포집설비 기본설계를 수행 중이다.
국내 유일의 CCUS 보유 업체인 KC코트렐은 탄소의 포집, 운송, 저장 중에서 포집설비 쪽에 고도화 연구 중에 있다. 국내 CCUS는 저장을 제외하고 포집, 운송, 활용 측면에서 이미 기술을 확보한 상태로 고도화 연구 중이기는 하나 높은 비용 등 낮은 경제성으로 상용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연구팀은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탄산칼슘 등 고체 탄산염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발표한 바 있다. 고체 탄산염은 건설 토목 소재나 제지 산업, 정밀 화학 분야에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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