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시행 초기, 과정별 문제점 진단

제조·수거·선별·재사용 과정 문제점 다수 포착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3-05 13: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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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애 환경부 장관,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현장 시찰
환경부가 자원순환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시행한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이 지자체들과 기업들의 노력으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가 명확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지난 2월 18일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고품질 페트 재생원료 생산을 위한 배출-선별-재활용 현장을 살펴보며 보완 대책을 논의했다. 현재 시행되는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의 한계점과 이를 보완할 방법은 무엇이 있나 살펴본다.

투명페트병 제조사·소비자 참여 절실
정부가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을 시행하는 이유와 목적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투명페트병은 다른 유색페트병과 다르게 고품질의 재생페트 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 고품질의 재생페트원료는 의류, 가방, 신발과 같은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들을 생산할 수 있어 자원순환의 효율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현재 시행되는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은 미완의 형태다. 그 이유는 현 제도가 소비자들에게 의무를 부여하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과 그마저도 공공주택에만 적용되어 운영되고 있는 점이다.


지금도 다른 폐기물을 배출할 때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많은데, 이제는 색깔구별과 라벨 제거까지 해야한다. 이는 생산자는 일을 저지르고 소비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과 다름없는 형태다. 물론 2019년 12월부터 음료·먹는샘물에 유색페트병 사용을 금지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갈색, 흰색, 빨간색 등 유색·불투명 페트병이 다수 포착되고 있다. 다행이 투명페트병과 유색페트병의 선별은 자동공정으로 진행되 큰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페트병에 붙어 있는 라벨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 분리 배출된 투명페트병

생수병은 현재 몸통은 '페트', 라벨은 '비닐류'로 분리배출 해야한다. 하지만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분리하지 않고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아 재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명페트병 선별 및 재활용 업계관계자는 “정부가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요령을 알렸다고 하지만 선별과정에서 라벨이 안 뜯어진 페트병과 페트병 안에 이물질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페트병 안에 이물질이 들어간 경우는 선별하기가 어렵고, 이러한 상태의 페트병이 깨끗한 페트병과 섞일 경우 저품질의 재생페트가 생산된다”고 현장의 고충을 토로했다.


제조사의 입장에서 라벨은 디자인·마케팅·유통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로서는 분리배출에 걸림돌이다. 최근 들어 무라벨, 비접착라벨 등 제조사에서도 신경을 쓰고 있지만 아직은 미흡한 실정이다. 요점은 애초에 페트병을 생산할 때 소비자가 쉽게 분리배출을 할 수 있도록 제조사가 더 신경을 써야 재활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국민들의 분리배출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적극적으로 진행한다면 탄소중립 사회에 조금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투명페트병 자동 선별기
공동주택에만 적용된 분리배출, 세대수 적으면 소용없어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은 ‘공동주택법’상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시행되며, 현재 전국의 공동주택(아파트)에서 시행되고 있다. 공동주택은 일반주택과 다르게 별도 분리배출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기 때문에, 분리수거 참여율이 일반주택보다 높다.

 

하지만 노후 공공주택 등 현장 여건상 별도 배출함 설치가 어려운 곳도 많아 시행하지 못하는 공동주택도 적지 않다. 또한 세대수가 적은 공동주택의 경우 분리배출을 하더라도 수거업체가 정상적으로 가져가지 않는 경우(폐기물혼합)가 태반이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수거업체 관계자는 “수거 운반에 따른 경제성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배출되는 투명페트병의 양이 중요하기 때문에, 세대수가 많은 공공주택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재생원료 수요처 없어 결국 소각
투명페트병은 수거업체, 선별업체(민간 126개) 및 재활용업체(24개)를 거쳐 재활용되고 있으나, 실제 재활용된 재생페트는 수요처가 적어 헐값에 팔리거나, 적재되다가 결국에는 소각되어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예도 있다. 이에 재활용업체는 “재생원료의 수요처를 대폭 확대해 달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국내 생산업체와 협의해 유통업체 자체개발상품, 의류업계 장섬유, 자동차·전자제품 포장 용기 등 국내 신규원료를 재생원료로 대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재생원료 사용 기업에는 생산자책임 재활용분담금을 감경하고 재생원료 사용 업종, 제품 종류 등을 확대할 예정이다.

페트 재생 원료
재생원료 사용제품 '헌 것'이란 인식
일반인들은 대부분 ‘재활용제품이 더 저렴할 것이다’ 또는 ‘더 저렴해야 한다’라고 생각한다. 원료로 만든 제품과 재생원료로 만든 제품을 두고 봤을 때 품질 차이는 거의 없으나, 재생원료로 만든 제품은 ‘헌 것’이라고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들어가는 비용은 재생원료로 만든 제품이 더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재생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 것일까?

 

그 이유는 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하기 때문이다. 제조하는 품목마다 차이는 있지만, 원료를 이용해 만든 제품의 탄소배출량이 100이라고 보면 재생원료를 이용해 만든 제품의 탄소배출량은 60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비용은 더 들지만 자원을 아끼면서 탄소배출량도 줄일 수 있기에 이러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재생원료의 사용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자원의 가치와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동시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모색한다면, 자연스럽게 재생원료 제품의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 영상은 투명페트병을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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