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계 감염증과 근대 수도
인류학자들은 인류의 수명을 연장시킨 3가지 획기적인 발명중의 하나는 항생제. 백신과 더불어 상하수도를 들고 있다. 깨끗한 물로 인해 인류의 수명이 20년 이상 늘어났다고 주장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안전한 식수와 개인위생 향상을 통해 질병의 위험을 약 9.1% 낮추고, 6.3%의 죽음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근대적인 수도시스템의 보급으로 인류는 어느 정도 수계 감염증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 정수처리와 소독 없이 생활용수를 먼 곳의 하천 등의 水源에서 水路를 통해 공급한 것은 BC8
세기 고대 로마에도 있었다고 한다. 정수처리에 의해 전염병 예방 효과가 알려진 것은 19세기에 와서다.
근대 수도는 완속여과, 응집, 침전, 급속여과 등의 정수처리 방법과 염소소독을 통하여 수계 전염병을 방지할 목적으로 고안되었다. 1892년 독일에서 콜레라가 크게 유행할 때 엘베강에서 취수하고 있던 함부르크와 Altona의 2개 도시 중에 모래 여과를 거친 후 물을 공급하던 Altona 에서는 환자와 사망자가 소수였지만 처리 없이 물을 공급한 함부르크에서는 많은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을 계기로 하여 모래여과에 의한 정수처리가 급속히 보급되었고 19세기말 미국에서 고안된 급속여과 방법은 오늘날 광법위하게 보급되어 있다.
공공급수를 통한 콜레라,이질등 수계 전염병이 거의 유행하지 않는 요즈음 상황에서 볼 때 근대 수도의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수도시스템 속에 건강에 위험을 초래하는 병원성 세균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산업의 발달과 생활 수준의 향상 등으로 공공수역에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종류와 양 또한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세균류가 발견되고 현재의 정수기술과 소독으로 사멸되지 않는 세균이 보고되고 있다.
지아디아와 크립토스포리디움이라는 원생동물에 의한 발병사례가 영국, 미국, 일본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보고되고 있고 레지오넬라(Legionella), 녹농균(Pseudomonas), 사상균(Fusarium), 방선균등의 기회감염균, 즉 건강한 사람에게는 병원성이 없으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서 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이 배.급수관등 급수장치에서 발견되어 보고되고 있다.
세균은 사람의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깨끗하게 보이는 물에서도 세균에 오염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수돗물은 대부분 하천, 댐, 호수 등의 표류수를 원수로 사용한다. 원수 자체가 인간, 가축, 야생동물 등에서 비롯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병원생물에 오염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물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 식물, 미생물에게도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 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에 물 속에는 다양한 세균이 존재하고 있고 그 중에는 병원성을 가진 세균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세균의 환경 적응 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2㎛ 보다 작은 크기의 세균이 지구 최초의 생명이었고,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널리 분포하고 있는 강인한 생명력과 번식력을 보여주고 있다. 위생적으로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근대 수도의 이상과 수돗물 속에서 생존을 유지하고 번식해가려는 세균의 전략이 부딪치는 지점의 하나가 배수관망의 수도관이다.
| ▲ 정수장 내 멤브레인 시스템 |
2. 수돗물 소독과 세균의 재생장(regrowth)
음용과 생활용수로 사용되는 수돗물은 여과 등 단계별 정수처리 과정을 거쳐 최종공정으로 소독하여 배. 급수관을 통해 소비자에게 공급된다. 정수처리한 수돗물을 세균. 바이러스 등을 살균하는 소독 과정을 거쳐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한다. 소독 방법으로는 염소소독법, 오존살균처리법, 자외선살균처리법 등이 있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다수 국가에서는 염소소독법을 채택하고 있다, 염소소독이 정수처리의 최종공정에서 소독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원래 염소는 물속에서의 잔류성이 높은 성질을 가지고 있고 이 성질을 이용해 수돗물의 수송과정에서 배‧급수관 속에 염소가 남도록 하고 있다. 이것을 잔류염소라고 하고 잔류염소는 정수처리 공정과 염소소독 공정으로 정화된 수돗물이 수도꼭지에 도달할 때까지 세균 등에 의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최종 소독공정을 거친 깨끗한 수돗물은 수도꼭지까지 수도관으로 장거리 수송이 필요하다. 수송 과정에서 수돗물은 수도관 내에서 체류 시간이 길어지고 유기물 등에 의한 오염과 수도관의 부식 등에 의해 잔류염소의 농도는 저하되거나 관 말미에서는 잔류염소가 없는 경우조차 발생할 수도 있다. 잔류염소는 소독력이 강하고 적은 양이라도 부유계 미생물에 대해서는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반응성이 높은 특성으로 인하여 소비가 빠르다.
염소소독 등 소독조치에도 불구하고 수돗물 속의 세균을 완전히 사멸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수과정에서 소독을 피한 세균, 소독으로 손상된 세균, 염소에 내성을 가진 세균 등이 빈 영양상태에서 배‧급수관에 유입되어 수도관 벽에 부착하여 수돗물 속의 유기물 등을 먹이로하여 생존을 이어간다.
다양한 물질대사 경로와 유전적 형질의 유연성을 특징으로 하는 세균은 생존환경이 열악한 수도관 속에서 부유하면서 주특기인 탁월한 적응능력을 발휘하여 수도관 벽에서 서식처를 찾아 생존을 유지하면서 개체 수를 늘려가는 재생장(regrowth)의 기회를 얻는다. 수돗물 속의 세균은 소독제에 대한 저항성이 각각 다르고 같은 세균이라도 외부의 상황에 의해 저항성이 바뀔 수 있으므로 소독 효과는 장소 시설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배수계통에서 발생되는 이러한 상황은 수돗물 속의 세균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