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의 친구들 1부 - 태초의 물고기를 찾아서

물고기 편견 깨기... 물고기는 어떻게 진화했나
강유진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07-02 13: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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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란 무엇일까? 물고기란 수중생활을 하는 변온 척추동물을 뜻한다. 물고기는 이름 그대로 '물' 에 산다. 즉 육지에 사는 우리가 보기엔 참 특이한 방식으로 생활을 하며, 인간들과의 공통점이 적어 사람들의 공감대를 잘 이끌어 내지 못한다.

 

사람들의 인식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물고기에 대한 인식은 대부분 '멍청한 동물', '먹는 동물' 정도이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 앞에서 '나 보신탕 좋아해'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드물지만, 물고기를 키우는 사람 앞에서 '나 매운탕 좋아해'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다.

'어류'라는 분류군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물고기를 포함한다. '어류는 멍청한 동물'이라는 편견은 햄스터나 생쥐만 보고 '포유류는 멍청한 동물' 이라고 하는것과 별반 다를것이 없다.

 

육지에 사는 우리와는 다르게 진화했고, 생활방식이 다를 뿐인데, 우리의 시점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물고기는 그저 멍청하다고 치부해 버리는 것이다.

동물 보호에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것이다. 외모가 귀여울수록, 사람과 공통점이 많을수록 관심을 많이 받는다.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길고양이는 생태계를 교란하는 종이지만,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뱀이나 개구리는 남획과 서식지 파괴로 인해 대부분의 종이 포획금지종/멸종위기종임에도 불구하고 보호 여론이 잘 형성되지 않는다. 뱀이나 개구리는 혐오스러운 동물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떄문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물고기 또한 보호의 여론이 형성되기 힘들다. 먹는 동물 내지는 멍청한 동물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물고기 보호는 이러한 편견들을 깨부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물고기에 대한 많은 편견을 깨보고자 이 기사를 구성하게 되었다. 약 3부 정도로 나뉘어 작성할 예정이다. 1부는 물고기의 진화과정, 2부는 물고기의 생활방식과 지능, 3부는 물고기가 처한 현실에 대해서 다룬다.

태초의 물고기를 찾아서
태초의 생명은 물에서부터 시작되었다. 46억 년 전 운석의 충돌로 형성된 지구가 식어가며 대기 중의 수증기가 비를 만들었고, 오랜 기간 내린 이 비는 바다를 만들었다. 

 

시간이 흘러 약 35억 년 전. 선캄브리아 시대의 시생 누대에 처음으로 단세포 생물이 출현하였다. 이것이 생명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물고기'라고 부르는 생물의 역사는 그로부터 한참 뒤에 시작된다. 지금으로부터 약 5억 년 전. 고생대의 캄브리아기. 태초의 물고기는 이때 처음으로 나타났다고 전해진다.
 

▲ '하이코우이크티스(Haikouichthys)' <사진제공= 네이버 지식백과>

 

▲ '밀로쿤밍기아(Myllokunmingia)' <사진제공= 위키피디아  >


'하이코우이크티스 Haikouichthys ercaicunensis)' '밀로쿤밍기아 (Myllokunmingia fengjiaoa)​라는 이름을 가진 이 물고기들은 약 2~3cm 정도의 작은 크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턱이 없는 무악(無顎)어류였으며, 흙 속이나 물속의 유기물을 걸러 먹는 '여과 섭식'으로 생활을 했으리라 추측한다. 그 후 오르도비스기와 실루리아기까지 계속 턱이 없는 무악 어류들의 시대가 이어졌다. 

▲ 오르도비스기의 무악어류 '아란다스피스(Arandaspis prionotolepis)' <사진제공= 위키피디아>


캄브리아기부터 실루리아기까진 물고기는 크게 기를 펴지 못하였다. 강력한 포식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캄브리아기는 강력한 갑각류 아노말로칼리스(Anomalocaris)의 시대였다. 캄브리아기 생물이 10cm를 넘는게 없을 만큼 아기자기했던 반면, 아노말로칼리스는 30cm을 넘는 거대한 생물이었다.

 

또한 오르도비스기는 10m에 육박하는 거대한 두족류 카메로케라스(Cameroceras)의 시대였다. 오르도비스 말기에 대멸종을 겪으며 카메로케라스가 사라지고 바다전갈이 줄어들며 물고기들이 슬슬 번성할 준비를 시작하였으나 실루리아기에도 바다전갈은 여전히 존재하였기에 물고기들의 전성기가 오기에는 아직 부족했다.

물고기의 전성기
그렇게 시간은 흘러, 데본기가 되고 물고기들을 위협하는 천적들이 없어지자 물고기들의 전성기가 찾아오게 된다.

전성기를 맞이한 물고기들은 종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또한, 물고기들은 한가지 획기적인 진화를 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턱의 출현' 이다. 

▲ 어류 턱의 발달 과정 <사진제공=네이버 지식백과> 


데본기 이전 어류들은 턱이 없었다. 턱은 어떻게 생기게 되었을까? 먹이를 걸러 먹는 역할을 하던 아가미궁(branchial arch, 鰓弓)이 변화하여 턱이 되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턱의 출현은 당시로써는 아주 획기적이었다. 먹이를 사냥하고 섭취하는 과정이 훨씬 효율적이 됨과 동시에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때도 유용했기 때문이다. 척추동물 역사상 최초의 턱인 것이다.

데본기에는 어떤 물고기들이 살았을까? 데본기 어류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판피어' 일 것이다. 판피어 중 가장 유명한 종을 꼽아보자면 '던클레우스테우스 (Dunkleosteus terrelli)​를 꼽을 수 있겠다. 

▲ 던클레우스테우스의 복원도와 두개골. <사진제공= 네이버 지식백과>


데본기 최강의 포식자. 보기만 해도 강력함이 느껴지는 이 턱에서 나오는 무는 힘은 역대 어류 중 두 번째로 강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몸길이 또한 8m 가량으로 상당히 거대했다. 그러나 판피어들은 데본기 대멸종을 겪음과 동시에 물고기들의 전성기가 끝나며 전부 멸종의 길을 걷게 된다.

데본기에는 판피어 뿐 아니라 경골어류와 상어류도 처음 출현하게 된다. 원시 상어 중 화석의 보존율이 높고 잘 알려진 종으로는 '클라도셀라케(Cladoselache fyleri​)' 가 있다.
 

▲ 클라도셀라케의 복원도 <사진제공= 구글 이미지>


복원도는 물론이고 화석을 찾아봐도 현생 상어들과 비슷하게 생겼다. 상어 또한 살아있는 화석 중 하나로 꼽히는데, 고생대부터 모습이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상어들은 항상 2인자로 눈칫밥이나 먹는 신세였다. 데본기 때는 판피어들에게, 중생대 때는 어룡들에게, 지금은 고래들에게 밀린다. 하지만 당시 시대를 주름잡던 1인자들은 전부 멸종하였으니 2인자로 오래오래 대를 이어 가는 것도 일종의 생존 전략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반인들에게 비교적 잘 알려진 실러캔스 또한 데본기에 처음 출현하였다. 실러캔스의 독특한 점은 육지의 사지동물이 걷는 것과 유사한 모습으로 헤엄을 친다는 것이다. 이들을 '육기어류' 라 하며 이들에게서 물고기의 육상진출이 시작된다. 

▲ 데본기의 육기어류 유스테놉테론(Eusthenopteron)의 지느러미 구조와 초기 육상동물 이크티오스테가(Ichthyostega)의 다리 구조. <사진제공= 네이버 지식백과>

 

물을 떠난 물고기
물고기들은 왜 물을 떠났을까? 데본기에는 먼저 육상에 진출한 식물들이 숲을 이루며 살기 좋은 환경을 이룩해나가고 있었다. 바다의 강력한 판피어들을 피해 물가에 내몰린 물고기들이 살길을 찾다가 육상으로의 진화를 시작했다는 설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가설일 뿐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어류의 진화는 오랜 기간 풀리지 않던 미스터리였었다. 다리가 발달해가는 유스테놉테론(Eusthenopteron)과, 육상동물인 이크티오스테가(Ichthyostega)의 화석은 존재했지만 그 중간단계의 화석이 계속 발견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2004년, 닐 슈빈 박사가 캐나다 북부의 '엘즈미어' 섬에서 학계에 한 획을 그을 화석을 발견해내면서 미스터리는 풀리게 된다. 

▲ 어류의 육상 진출 과정<사진제공= 네이버 뉴스> 


잃어버린 고리, 혹은 미싱 링크(missing link). 이 고리는 틱타알릭(Tiktaalik)의 발견으로 인해 비로소 채워지게 된다.

틱타알릭은 어류의 비늘과 아가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양서류의 손목 관절을 가지고 있으며 고개를 돌릴 수 있었고, 원시적인 허파 구조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어류의 육상 진출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인 것이다.

물에 남은 물고기들
물에 남은 물고기들 또한 독자적인 방법으로 진화해 나가기 시작한다. 현생 어류는 크게 먹장어강, 칠성장어강, 연골어강, 조기어강, 육기어강으로 나뉘고, 종류는 약 3만종으로서, 지금도 주기적으로 신종이 발표되어가고 있다.


물고기들은 오랜 기간을 거쳐 분화되어가며 자신들만의 독특한 특징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심해어들은 춥고 빈곤한 심해에서 생존하기 위해 근육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입의 크기를 늘리고 발광기관을 발달시켰으며, 다랑어를 비롯한 원양어종들은 빠르게 헤엄치기 위해서 몸의 구조를 유선형으로 발달시켰다.

 

폴립테루스는 중생대의 외형을 유지해가며 공기호흡과 짧은 육상이동을 살려 아프리카의 거친 환경에서 생존해나가고 있고, 전기뱀장어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꼬리 근육의 대부분을 발전기로 바꾸어 전기를 뿜으며, 정어리를 비롯한 어종들은 천적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대한 무리를 짓고, 복어류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독을 발달시켰다.

 

생존을 위한 신체구조의 변화와 독특한 방어수단, 그리고 인간의 시점에선 다소 특이해 보일 수 있는 물고기의 감각과 지능. 세상에 존재하는 물고기의 가짓수만큼이나 다양한 생존 전략과 생활 방식이 존재한다. 다음 기사에선 이를 자세히 다뤄볼 예정이다.

<그린기자단 강원대학교 정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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