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불암산 ‘생태자연도 1등급’ 숲이 파괴되고 있다!

그린벨트 허브 '불암산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9-28 13: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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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그린벨트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무분별한 도시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지정한 개발제한구역이다. 환경관리 측면에서 해석하면, 우리가 생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스트레스를 완충하여 지속가능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생존환경이다.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은 그곳에 성립한 식생이 오랜 역사를 가져 안정된 상태로 자리를 잡고, 그것이 동물에게도 안정된 서식처를 제공하며 생물다양성을 유지하여 우리에게 혜택이 되는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절대적으로 보전이 요구되는 지역이다.
 

▲ 사진 1. 불암산성 인근에 성립한 신갈나무 숲의 모습.
불암산의 정상에 가까운 불암산성 부근은 그린벨트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고, 생태자연도 1등급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온대지역의 전형적인 천이 후기단계 숲으로 신갈나무가 중심이 된 낙엽활엽수림이 성립되어 있다(사진 1).

▲ 사진 2. 불암산성 인근에서 자라고 있는 서어나무의 모습.
계곡으로 가면 또 다른 천이 후기 단계 숲을 이루는 서어나무도 출현하고(사진 2), 남사면이나 급한 경사지에서는 굴참나무숲도 보이고 있다.

▲ 사진 3. 불암산성 문화재 발굴 현장에 자라고 있는 고로쇠나무 모습.
▲ 사진 4. 불암산성 문화재 발굴 현장에 성립한 느릅나무군락 모습.
불암산성으로 명명되어 있는 곳에 가면 성으로 보기에는 다소 엉성해 보이는 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장소가 있다. 마치 전석지를 보는 듯하다. 이곳에는 높은 산 골짜기에 자라는 고로쇠나무가 자라고(사진 3) 물푸레나무와 느릅나무도 각기 군락을 이루고 있다(사진 4).

▲ 사진 5. 계류 변에 자라는 산사나무가 띠를 이루어 자라고 있는 모습.
또 산지 계류변에 자라는 산사나무도 띠를 이루어 자라고 있다(사진 5). 이곳은 지형적으로 보면, 능선이고 작지만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장소임에도 성립해 있는 식생은 계곡에 성립하는 유형이어서 생태적으로 특이하고 가치있는 장소이다.

▲ 사진 6-1. 불암산성에서 문화재 발굴을 위해 물푸레나무 숲을 잘라 낸 모습.
▲ 사진 6-2. 불암산성에서 문화재 발굴을 위해 넓은 면적의 숲을 잘라 낸 모습.
그러나 최근 이곳은 문화재 발굴을 이유로 생태자연도 1등급 식생을 마구 베어내고(사진 6-1, 6-2) 그들이 성립해 있던 땅까지 파내고 헤집으면서 적어도 수십 년에 걸쳐 성립한 귀한 숲을 송두리째 망가뜨리고 있다(사진 7).

▲ 사진 7. 포크레인을 도입해 흙을 파낸 모습.
우리들이 살아 온 발자취를 담고 있는 문화재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환경용량(space capacity)을 크게 넘겨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계적인 고밀도 도시 서울에서는 생태자원 또한 못지않게 중요하다.

서울에 존재하는 자연의 정화능력은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배출하는 환경스트레스를 완충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1% 남짓만 흡수하고 나머지는 대기 중에 남아 기후변화를 일으키고, 미세먼지 또한 대부분이 걸러지지 않고 대기 중에 떠 다녀 그 농도가 불명예스럽게도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 사진 8. 불암산성 인근에 도입된 인공 정자와 체육시설 모습.
문화재가 발굴되고 나면 이곳은 다시 그것을 기념한다는 핑계로 각종 인위시설을 도입하며 이 귀중한 숲을 지금보다 더 파괴할 것이다(사진 8 참고).

산 아래에서는 부족한 주택 공급을 핑계 삼아 그린벨트를 택지로 개발하고, 산 위에서는 문화재 발굴을 이유로 생명벨트가 이렇게 잘려 나가고 있다. 그린벨트에 인접한 ‘청정지역’을 홍보 수단으로 삼고, 그것을 지켜내는 것을 슬로건으로 내건 지자체나 ‘자연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슬로건으로 내건 정부는 그린벨트가 지닌 진정한 의미에 대해 제대로 인식도 하지 못한 채 “아무 말 대잔치”를 벌이고 있다.

얼마 전 우리가 겪은 끔직한 태풍과 홍수 피해의 기억을 돌이켜 보면, 이런 무책임한 거짓말에 사람은 노(怒)하지 않을지 몰라도 자연은 반드시 노(怒)하고 있다. 이런 자연 파괴행위가 우리에게 다시 어떤 재앙을 몰고 올지 우려된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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