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의 동물원 생활 청산, 한국의 마지막 북극곰 ‘통키’

통키를 시작으로 대형 포유류 등 동물복지 확대돼야
강유진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07-02 1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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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의 뉴스 면을 가득 채운 날씨 소식에 사람들의 옷차림은 가벼워지고 발걸음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깃든 곳으로 돌아간다. 자연은 어느새 매미의 계절 ‘하지’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에게도 고통스러운 3달여 간의 여름을 23번을 보내고, 국내 단 한 마리 남은 북극곰 통키는 24번째 여름을 마지막으로 올해 11월 영국 요크셔 야생공원으로 이전한다.

 

요크셔 야생공원은 국제 북극곰 협회와 보전 활동을 진행할 정도로 북극곰에 대한 이해 수준이 높으며, 실제 서식지와 유사한 자연환경으로 꾸며진 4만㎡의 북극곰 전용 공간이 있다. 요크셔 야생공원 측과 에버랜드는 통키의 건강 상태, 이전 가능 여부, 국가 간 이동 절차, 사전 안전 조치 등을 고려해 이전 날짜를 정하였다고 11일 밝혔다. 

▲ 북극곰 통키 <사진제공= 에버랜드>


통키는 1995년 경남 마산의 동물원에서 태어나 1997년 에버랜드로 이주했다. 북극곰의 평균 수명이 20~25년 것을 감안하면 사람 나이로 70~80 세인 셈이다.  

 

북극곰은 영하 40도의 추위와 시속 120km의 강풍도 견뎌낼 정도로 뛰어난 생존 적응력과 우수한 단열성으로 체온 손실이 거의 없어 북극의 날씨를 이겨내기에 충분하다. 또한 지구상에서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하는 육상 포유류 중 하나로서 하루 수십만 km까지 이동 가능한 넓은 행동반경을 가진다.

한국의 동물원은 북극곰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한다. 30도를 웃도는 여름 날씨는 에어컨과 작은 풀장에 깔린 물로 감당하기에 통키에게 너무나 가혹한 환경이며, 비좁고 단순한 사육장은 정형행동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1990년대까지 6곳의 동물원에는 총 17마리의 북극곰이 존재했다. 어언 30년이 지난 현재 남아있는 북극곰은 단 한 마리뿐. 국내 환경단체 케어와 동물을 위한 행동, 또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동물원 전문 단체인 Born Free Foundation, zoo check canada 등 여러 단체와 시민들이 북극곰 통키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 (좌)Born Free Foundation에서 보낸 통키의 전시시설 개선을 촉구하는 공식서한.
(우)주체크캐나다 설립자 로브 레이들로가 보낸 통키의 사육장 개선을 촉구하는 공식서한.


이러한 환경단체의 우려와 지적에 에버랜드 동물원 측은 북극곰 통키의 환경 풍부화, 사육시설 품질 관리를 진행하였고 그에 따른 정확한 정보 공개가 이루어졌다. 
   

▲ 에버랜드 측이 공개한 통키의 행동풍부화 모습


에버랜드가 이전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고령인 통키에게는 건강이 최우선이라고 판단, 최적의 노후 생활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고민도 함께 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연하고 겸허하게 반영하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필자는 에버랜드 측의 용기 있는 결단에 감탄하였다. 통키의 이전은 서울대공원 돌고래의 자연방사 이후로 눈에 띄는 동물 복지의 실현이라고 할 수 있다. 에버랜드의 결정이 귀감이 되어 앞으로 동물복지의 긍정적 바람이 불어오길 바라본다.

 야생동물은 야생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24년을 외롭고 힘들었을 통키는 이제 한국을 떠나 더 좋은 생활환경으로 떠난다. 어쩌면 당연한 일을 바로잡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지도 모른다.

 

한국에서의 아픔과 슬픔이 없어질 수는 없겠지만 요크셔 야생공원에서 남은 인생 편안하고 행복하길 바랄 뿐이며 통키를 시작으로 대형 포유류, 유인원의 동물원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그린기자단 한림대학교 임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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