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무분별한 도강으로 어류들 ‘로드킬 위협’

섬강 대낮에 강 횡단…멸종위기 2급 꾸구리-돌상어 등 위험
강유진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07-02 12: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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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3일, 투표를 마치고 어류채집을 위해 여주 섬강을 찾았다. 4대강 사업으로 망가진 남한강의 여울을 대신 할만한 곳으로 섬강만큼 좋은 환경은 흔치 않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물고기에 빠진 내게 남한강에서도 벌어진 4대강사업은 큰 충격이었다. 서식 환경이 파괴되면서 꾸구리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 때 이후로 위안삼아 찾곤 했던 섬강이다. 

 

물속에서는 물고기들의 산란이 막바지에 접어 들면서 포란 한 암컷과 혼인색으로 치장한 수컷은 더욱 바빠졌고 강 가장자리에서는 수많은 치어들이 떼를 지어 몰려 다녔다. 특히 여울에서는 '고양이눈' 꾸구리와 '선글라스 쓴' 돌상어 가 자갈 틈 사이에서 물살을 줄기고 있었다. 둘 다 멸종위기 2급 어종으로 보호되고 있는 어종이다.

▲ 섬강의 여울,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어종 꾸구리Gobiobotiamacrocephala (Mori, 1935)의 대규모 서식지 중 하나이다.


그 순간 여울소리를 덮는 굉음이 들려왔다.

'아, 또 그 오프로드 자동차가!!!'

나의 예상대로 강 건너편에서 출발 한 오프로드 4륜차가 강을 가로질러 이쪽으로 건너 오고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오프로드의 명소(?)가 된 섬강의 여울은 주말만 되면 여울을 도강하는 4륜차들로 소란스럽다. 오늘도 4륜차 한 대가 오프로드로 자주 이용하는 길을 따라 오더니 내가 채집하는 여울 근처를 한 바퀴 돌았다. 여울은 금새 흙탕물로 가득했다.

▲ 여울을 가로지르는 4륜차


그 광경을 보고 화가 난 나는 자동차가 강을 건너면 안되는 이유를 자동차 운전자에게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러자 그 운전자는 "그렇게 귀한 물고기가 이 아래 살 고 있을거라고는 생각 못했으며 앞으로는 이 여울에 진입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며 내게 악수를 건넸다. 나도 그 분의 진심이 느껴져서 손을 마주잡고 이해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차량이 떠난 후, 채 한시간도 안돼 여울은 다른 4륜 차량들로 다시 시끄러워졌다.

사람들은 야생동물의 로드킬은 알지만, 물고기 로드킬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 4륜차들은 강을 건너면서 물고기를 깔아 뭉개지기도 하고 특정지점에서 지속된 오프로드로 인해 하상이 교란될 수 있다.

이전에 관계 당국에 민원제기를 고민한 적이 있지만, 이곳은 경기도 여주와 강원도 원주의 경계로 관할지역이 애매해서인지 민원 접수와 처리가 쉽지 않은 듯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4대강으로 밀려난 꾸구리와 돌상어를 비롯한 소중한 물고기들이 살아가는 이 지역에서 차량으로 강을 건너는 행위가 계속돼서는 안된다. 관계 당국에서 자동차들이 강을 건널 수 없도록 안내표지판 설치와 함께 차단기 등을 하루빨리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꾸구리Gobiobotiamacrocephala (Mori, 1935)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어종


<꾸구리> 
-크기 7~12cm
-한강, 금강, 임진강 수계에만 서식하는 고유어종으로 깨끗한 여울의 잔자갈에서만 서식하며 먹이는 수서곤충.
-3중 난막 세포로 구성돼 빛의 양에 따라 동공의 크기가 조절됨(낮에는 동공이 작고 밤에는 동공이 커짐, 그래서 낮에는 고양이 눈처럼 보임)

돌상어Gobiobotiabrevibarba (Mori, 1935)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어종


<돌상어>

-크기 10~12cm
-한강, 금강, 임진강 수계에만 서식하는 고유어종
-깨끗한 여울의 돌과 자갈에서만 서식하며 먹이는 수서곤충

<글·사진 : 그린기자단 순천향대학교 성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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