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안전안심 도시’ 공약의 역설인가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06-19 12:30:04
  • 글자크기
  • -
  • +
  • 인쇄
▲ 인천시 서구지역의 한 가정에서 수도꼭지 필터가 변색된 모습  
[환경미디어= 김명화 기자] 인천의 붉은 수돗물 사태의 원인이 밝혀졌다. 수계전환 과정에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준비하는 과정을 확보하지 못한 인재로 확인이 됐다. 이에 행정 부실과 초동대처 미흡이 사건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 사태는 정수장을 바꿔서 대체 공급하는 수계전환 과정에서 발생했다. 정수 수돗물 공급 방향이 반대로 바뀌면서 수도관 벽에 부착된 녹과 물때 등 슬러지가 떨어져 나와 각 가정에 그대로 투입된 것이다.

수계를 전환할 때 확인해야 하는 사전 대비도 허술했지만, 수계전환에 따라 정수탁도가 크게 상승했는데도 별도의 조치도 없이 수돗물을 가정에 그대로 공급했다는 사실은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더구나 역방향 수계전환 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중간중간 이물질 발생 여부를 확인한 후 정상상태가 되었을 때 공급량을 서서히 늘려가야 하는데도 오히려 유량을 두 배 늘리고 가압해서 공급했다는 결과분석에서 미숙한 행정 대처에도 질타를 받았다.

사건의 개요는 개략적으로 지난 5월 30일 오후 인천 서구지역에서 '수도꼭지에서 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민원이 처음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같은 지역에서 이와 비슷한 민원이 계속 접수됐다. 이어서 6월 2일에는 영종지역으로 번졌고, 13일부터는 강화지역에서도 ‘수도꼭지의 필터가 붉게 변했다’는 피해신고가 접수되면서 확대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서구지역에서 발생한 상황과는 별개라는 입장만을 내놨다. 그러다가 수자원공사의 수질 전문가들이 ‘서구지역에서 발생한 것과 다른 지역이 서로 연관성 있다’는 분석을 내놓자 시는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시가 보여준 대응력은 속수무책, 안일함 그 자체였다.

평상적으로 수계전환 시 발생하는 붉은 수돗물은 길어야 일주일이면 안정화된다는 경험에 의지한 채 ‘곧 정상화되겠지’하는 안이한 대응으로 골든타임을 놓쳤고, 20여 일간이나 1만여 가구와 150여 개 학교는 급식을 중단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6월 1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수돗물 피해에 참담한 마음’이라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은 ‘안전이 복지다’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리고 실천전략으로 ‘365일 안전안심 도시’를 내세우고 시민안전본부까지 설치해 운영해왔다.

이번 사태에서 박 시장의 공약에 걸맞는 행정은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동구 지역은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 문제로 아직 주민들과 대치상태다. 주민들은 여전히 소통의 부재를 호소하는 가운데 가슴을 끓이고 있지만 시는 신재생에너지 확충의 필요성만을 주장하며 발전소 건립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또 지난해 송도 지역민들이 악취를 호소하는 집단민원을 제기한 것 역시 뚜렷한 원인도 규명하지 못한 채 손을 놓고 있다.

이번 사태로 그동안 인천시의 부실한 행정 대응력이 연속해서 도마에 오르며 박남춘 인천시장이 내건 공약이 언론에 집중 조명되고 있다.

정부의 인식과 재난에 대처하는 대응 능력은 국가의 엄청난 손익의 대척점에 있다. 이번에 인천시의 부실 대응에 대한 한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뿐만 아니라 이번 기회를 통해 국가 또는 시민을 대표하는 책임자들의 공약에 대해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갔으면 한다. 공약을 남발해서도, 또 자신이 공약한 것에 대해 강한 책임의식을 갖기를 당부한다.

이번 사태에서 보여준 일련의 부실행정으로 우왕좌왕하는 동안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의 한가운데서 고통스럽게 싸워야 하는 일이 두 번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저작권자ⓒ 환경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