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황새가 있는 풍경이어야 합니다”

한반도 습지생태계를 복원시킬 수 있는 깃대종 황새를 기다리며...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07-31 12:21:16
  • 글자크기
  • -
  • +
  • 인쇄

황새는 전 세계적으로 25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
멸종위기종은 한 개체일지라도 생태계에 엄청난 영향 미쳐
개체 복원하는 일 우리 모두의 시대적인 책무로 삼아야

 
생태환경이 건강해야 생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그럼에도 우리는 경제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자연훼손과 야생생물들의 서식지를 얼마나 많이 파괴하였나. 황새는 우리나라 지역 생태계를 대표하는 ‘깃대종’ 중 하나로 황새의 서식유무는 지역 생태계의 생물 다양성과 자연환경의 건강성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서식지 파괴로 1971년 자연에서 자취를 감췄던 황새를 성공적으로 복원하여 건강한 생태환경에 대한 기대감을 전해준 한국교원대학교 남영숙 원장을 만나 우리 곁으로 돌아온 황새복원과정 이야기를 나눴다.

황새 첫 도입, 복원사업 태동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199호로 지정된 황새. 예로부터 상서로운 ‘길조’로 알려져 있다. 오랜 세월 사람들과 공존해온 새다. 그러나 지금은 멸종위기 1급으로 동북아시아 지역(러시아, 중국, 한국, 일본)에 2500여 마리뿐이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멸종위기를 맞았기 때문.

 

한반도에서 황새가 사라진 것은 1996년도. 서식지인 충북 음성군 생극면에서 마지막 황새가 사라지면서 한반도 황새복원사업이 시작되었다. 이때 복원을 위해 러시아 안드로노브(V.Andronov) 박사의 주선으로 한국교원대에 황새가 처음 도입되었다.

 

당시 한국교원대학교 박시룡 황새생태연구원의 1대 원장은 박쥐의 초음파, 휘파람새의 방언을 연구하고 있었다. 박 전임 원장은 1996년부터 2006년까지 러시아에서 들여온 황새를 시작으로 독일과 일본에서도 38마리의 황새를 들여왔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황새의 재도입과 복원기능을 갖춘 국내 유일의 기관이다. 주로 황새 인공 증식, 황새 야생방사, 서식지 복원 연구, 생태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교육 활동, 국제협력 등을 하고 있다.

▲ 예산군 광시면 시목리 둥지탑_어린황새의 비행연습
황새 첫 인공번식 성공 및 황새 과거 번식지 조사
2002년, 황새생태연구원의 7년간의 노력 끝에 처음 황새쌍이 맺어지고, 새끼 황새가 부화했다. 세계에서 4번째 황새 인공번식 성공 사례였다. 처음 인공번식이 성공하면서 이를 시작으로 증식기술은 발전을 거듭했다.  

 

황새는 암‧수 짝을 맺는 게 쉽지 않았는데, 공동 사육장에 짝짓지 않은 암‧수 황새들을 여러 마리 합사하여 짝짓는 연구방법을 고안하여 2009년까지 황새 5쌍을 탄생시키고, 80~90여 마리까지 증식할 수 있었다.  

 

황새생태연구원은 그 다음 단계로 황새 야생 방사 지역을 선정하는 연구에 집중하였다. 과거 황새 번식지는 4곳만 문헌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과거 황새가 국내에서 어떻게 서식했었는지 정밀한 연구가 필요했다.  

 

​황새생태연구원은 경기도, 충청도 지역의 황새 과거 번식지를 탐문하여 22곳을 추가로 발견하였다. 이렇게 해서 총 26곳의 황새 옛 번식지의 환경특성을 분석하여 적합한 황새 복원지역을 선별하였다.

▲ 2018년 6월 27일 예산군 광시면 장전리_어린황새에게 먹이를 토해주려는 아빠황새_가장왼쪽
황새 야생방사 지역의 서식지 조성 및 첫 방사
2009년 6월에 문화재청은 전국 공모사업을 통해 지금의 예산군을 황새복원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기에 이르렀다. 예산군 광시면 대리 마을에 황새공원을 건립하기로 결정하고, 마을주민과 함께 친환경농업을 시작하였다. 친환경농법 기술을 교육하고, 황새생태농업연합회를 설립을 지원하고 2018년에 친환경농업지역을 140ha까지 확대하였다.  

 

또한 황새의 풍부한 먹이터를 조성하기 위해 둠벙을 파고, 논을 습지로 전환하고, 하천을 복원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2014년에 4만여 평 규모의 예산황새공원이 완성되게 되었다. 비로소 교원대학교의 황새 60마리를 예산군으로 옮길 수 있게 되었다. 이듬해인 2015년 9월 3일에 야생으로 8마리 황새를 복원 역사 처음으로 방사하게 되었다.

세계자연보전연맹 멸종위기종으로 지정
황새생태연구원은 1996년부터 시작해 20여 년간을 황새 복원에 힘쓰고 있다. 2015년 방사 이후 26마리의 황새가 야생으로 방사되었고, 방사된 황새들 중 번식쌍이 탄생하여 2016년에 야생에서 첫 번식이 이루어졌다.  

 

만황(수컷), 민황(암컷) 부부는 금슬 좋은 부부였는데, 2마리의 예쁜 딸(자황, 연황)을 성공적으로 키워냈다. 연황이는 예산을 떠나 살다가 고향을 잊지 않고 가끔 예산 황새공원을 들른다.
2017년에는 3쌍의 황새 부부가 탄생하여 9마리의 어린 황새를 건강히 키워내었다. 2018년에도 어김없이 3쌍의 황새 부부는 8마리의 어린 황새들을 야생으로 내보내었다. 그중 5마리가 폐사하고, 2마리가 구조되어 사육되고 있다. 그래서 현재까지 야생에 38마리의 황새가 서식하고 있다. 

 

어린 황새들은 예산군에서 건강히 자란 후 멀리 탐색 여행을 떠난다. 황새 몸에 부착한 GPS발신기(WT-300)가 황새의 위치 정보를 2시간 간격으로 보내오는데, 중국 둥강시를 다녀온 황새도 있었고, 북한의 황해도 지역과 함경도 평야 지역에 가는 황새들도 자주 관찰된다. 부모 황새들은 예산군에서 정착하여 1년 내내 서식하며 자신들의 땅을 지킨다.  

 

남 원장은 “황새는 전 세계적으로 25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으며 한국과 일본에서 복원 노력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다”며 “황새생태연구원에서 추진하는 새로운 방사 계획을 통해 멸종위기종인 황새들이 더욱 넓은 지역으로 확산되어 정착하도록 추진하고자 한다”고 희망을 전했다.

황새 번식지역 계속 확산키로
연구팀은 최초 황새 재도입을 위해 과거 황새 분포권 분석을 수행하여 황새가 자연에서 서식 가능한 지역을 확인했다. 그리고 방사 이후에는 실질적인 이동자료분석을 통해 황새 방사의 타당 지역을 추가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예산군을 시작으로 타 지자체로 황새의 번식지역을 확산하는 노력을 진행할 계획이다. 청주시 지역을 2차 방사지역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 3년간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의 사육시설을 리모델링하고, 국내 유일 황새 연구기관으로서 기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문화재청, 환경부, 청주시, 예산군, LG상록재단은 황새복원의 협력 및 지원기관으로서 황새복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 황새생태연구원 직원들

올해 ‘황새 복원 비전 2.0 공표’
황새생태연구원은 올해 ‘황새 복원 비전 2.0을 공표했다.
첫째는 지속가능한 황새 복원을 위해 재도입 또는 사육 개체에 대한 연구기능을 강화하는 것.
둘째는 건강하고 안정적인 개체군의 관리를 위해 효율적인 연구체계를 구축하는 것.
셋째는 대내외 ​홍보, 협력, 교육 확대를 통해 황새복원 인식제고에 기여하는 것,
넷째, 생물다양성 증진을 통한 생태계서비스 촉진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남 원장은 간절함을 담아 당부의 말을 건넸다. “하나의 개체에 일어난 일이 그 종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거의 없기에 생태학에서 개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그 종이 멸종위기의 희귀종일 경우는 매우 다르다. 한 개체일지라도 그 죽음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개체를 복원하고 보전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시대적인 책무임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환경미디어= 김명화 기자]  

[저작권자ⓒ 환경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