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관리일원화] 수생태계, 수질, 가뭄과 홍수는 모두 ‘물그릇’ 문제

이창석 교수 "제대로 된 물그릇 확보가 진정한 물관리일원화"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03-06 11: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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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적 복원 성공 사례(생태적 복원의 원리를 충실히 반영하여 조성된 국립생태원의 생태연못)
▲ 이창석 교수(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홍수가 났을 때 하천에 가보면 하천이 그 유역의 모든 것을 담아내는 공간이라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홍수와 함께 밀려온 각종 쓰레기가 그 증거가 된다. 국립공원처럼 잘 보존된 산에서 내려오는 물에는 쓰레기도 많지 않고 흙탕물의 색깔도 진하지 않다.

 

강변식생을 잘 갖추고 있는 자연하천에서는 주변에서 많은 쓰레기가 밀려와도 그것이 강변식생에 걸려 수로로 들어오는 쓰레기는 많지 않다. 우리가 매번 홍수 시 경험하는 것처럼 강 하류에 많은 쓰레기가 밀려와 쌓인다는 것은 우리가 산, 들, 도시 그리고 하천을 통틀어 환경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물증이 된다.  

 

그러면 우리는 왜 이처럼 환경관리를 잘못하는 것일까? 강어귀에 모인 쓰레기는 산에서 내려온 것도 있고 들에서 내려온 것도 있으며 우리가 거주하는 주거 환경에서 내려온 것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쓸려온 쓰레기가 함께 모여 있다는 것은 그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생태학 교과서에서는 자연을 구성하는 모든 생태계는 개방계로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명백히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처럼 서로 연결된 자연을 우리들 나름대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릴 때도 있고,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가 엉뚱하게 자연만 피해를 입고 만다.  

 

홍수라는 자연의 한 현상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환경관리는 통합관리가 이루어질 때 제대로 관리될 수 있음을 일깨워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물관리일원화는 아직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진일보한 정책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나아가 자연의 체계를 연구하는 전문가로서 진정한 물관리일원화를 이루어내기 위해 물이 모이는 집수역 전체와 그 물이 모이는 종착역인 바다까지 포함하여 그 안의 모든 자연을 통합관리하는 진정한 물관리일원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러한 통합관리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환경부의 조직체계도 환경의 체계를 고려하여 재편되어야 한다. 그 개편 방향은 환경의 바탕이 되는 자연환경을 통틀어 관리할 수 있도록 자연환경을 관리하는 부서를 하나로 모으고 이를 인위환경을 관리하는 부서로 나누어 관리하는 체계를 제안하고자 한다 (그림 1).

나아가 지금까지 환경관리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분석해보면 환경을 지배하는 기본 원리에 대한 인식부재에서 비롯되는 문제가 많다. 이런 점에서 그러한 기본 원리를 다루는 생태직의 신설을 제안하고 싶다.

물 관리 일원화를 통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
물에 대한 관리는 인간간섭으로 질이 떨어져 날로 빈약해지는 수생태계 건강성 회복, 안전하게 먹고 마실 수 있는 물 확보,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뭄과 대홍수 대응 등의 차원에서 요구되고 있다.


사라져가는 생물다양성 관리의 선진화된 체계로 그것을 담고 그릇, 즉 생태계 관리가 널리 인정받고 있다. 생물다양성 감소의 주요 원인이 서식처 파괴, 서식처의 질 저하 그리고 그것에서 비롯된 외래종의 과도한 번성으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과 관련된 문제도 유사한 원인요인을 담고 있다. 수생태계의 건강 악화, 수질오염, 가뭄과 홍수 문제가 모두 물그릇 문제와 깊이 관련된다. 따라서 본 토론자는 진정한 물 관리 일원화를 이루어내고 그것을 통해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어내기 위해 건강한 물그릇을 되찾기 위한 생태적 복원을 주제로 삼고자 한다. 그 대상은 물그릇을 대표하는 하천으로 삼고 싶다.

 

우리나라 하천, 연간 유량 변동 심해
하천은 땅, 공기, 물과 동.식물,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것을 이용하는 인간 문화권이 조합된 하나의 경관 (landscape)이다. 하천은 여러 생물들이 생활하고 번식하는 공간이며, 생태계의 존속 기반이 된다. 실제로 많은 물고기들과 양서·파충류, 조류, 곤충류 등이 성장과 종족 유지의 장 등 대부분을 하천에 의존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하천생태계는 야생의 생물들에게 매우 중요한 장소가 된다.


 그런가 하면 하천은 해마다 계절마다 물길이 변하기도 한다. 하천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길어 봐야 수십 년, 백 년이 되지 않으며, 하천 부지 내의 대부분은 오히려 1년 내지 수년 내의 짧은 간격으로 변한다.


그렇다면 우리 하천의 특징은 어떨까? 우리나라는 선캠브리아기로부터 중생대에 이르기까지 변성퇴적암류를 비롯하여 화강편마암과 화강암 등의 지층을 바탕으로 안정된 지괴의 상태에서 오랫동안 침식과 습곡 및 단층운동을 거쳐 현재의 지형 상태가 이루어졌다.

 

또한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로 이루어져 하천 유역도 산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경사가 급해 산지에 내린 강우가 단기간 (1~3일)에 바다로 흘러들어 이용가능한 물이 빠르게 소실된다. 따라서 하천에서 평수량 및 갈수량의 크기는 대단히 작은 반면에 홍수량은 대단히 커서 연간 하천 유량의 변동이 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 생태적 하천관리 계획
▲ 생태적 원리를 반영하여 실행될 하천 복원에서 식생의 공간 배열
우리나라 5대 하천, 자연성 매우 낮아
하천에 성립한 식생의 다양성, 교란이 빈번한 지소의 특성을 반영하는 외래종이나 일년생식물이 차지하는 면적, 식생의 구조 및 종 다양성에 근거하여 우리나라 5대 하천의 자연도를 평가했더니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및 섬진강 구역의 자연도 등급은 각각 2~4등급, 1~5등급, 2~5등급, 1~5 등급 및 2~5등급으로 나타났다 (1등급: 매우 불량, 2등급: 불량, 3등급: 보통, 4등급: 양호, 5등급: 매우 양호).

 

이들을 정량화하여 우리나라 5대 하천의 자연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및 섬진강의 평가점수는 각각 53.3점/100, 56.0점/100, 58.3점/100, 54.0점/100 및 55.3점/100으로 나타났다 (표1).

 

즉 우리나라 하천은 식생의 종류가 단순하고 종 다양성이 낮으며, 외래식물이나 1년생 식물이 차지하는 면적이 넓은 반면에 목본식물과 초본식물이 함께 어우러진 안정된 구조의 식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아 전반적으로 자연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 복원된 서울 양재천의 모습
생태적 복원이란 근본적으로 훼손된 자연의 체계를 복원하여 그들이 제공하는 생태적 서비스 기능을 활용해 쾌적한 생활환경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하천은 인간을 포함하여 다양한 생물들에게 생활환경이자 생존환경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우리나라 하천의 자연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 하천 복원의 필요성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과도하게 이용되어 자연성이 훼손된 하천
이미 언급한 바처럼 우리나라 대부분의 하천에는 중요한 생태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강변 식생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홍수터를 비롯하여 하천의 강변구역을 다양한 습지를 갖춘 생태하천으로 조성하면 이 또한 수질 개선에 크게 기여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이곳에는 지소의 생태적 특성을 반영하여 갈대, 줄, 물피, 부들 등 수질 정화기능이 뛰어난 식물을 도입해 그 기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때 도입되는 대형 수생식물들은 그 자체가 수질 정화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낸 산소를 수체에 공급하고, 또 호기성 미생물에 서식처를 제공해 간접적으로도 수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 대부분의 하천은 과도하게 이용되고 관리되어 그 자연성이 크게 훼손되어 있다. 선진국의 영향을 받아 국내에서도 1990년대 이후 이처럼 구조가 단순해지고 기능이 떨어진 하천의 자연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어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에서 진행된 하천복원사업은 소하천 중심이고. 수로, 강턱, 홍수터 및 제방이 조합된 하천에서 수로 변에 한정해 추진되어왔다. 즉, 하천의 종류나 틀의 측면에서 부분적인 복원만 진행된 셈이다. 복원의 방법 또한 완전한 것 (restoration)이기보다는 부분적이고 기능적인 것이어서 자연복원 보다는 친수공간 조성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선진국에서 진행된 하천복원방법의 발달사를 보면, 초기에는 수변에 한정된 복원이 부분적으로 진행되다가 오늘날은 그 전 범위가 복원대상으로 고려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양한 미지형을 확보하기 위한 복원, 생태하천 복원, 그리고 나아가 강변 구역의 생태계까지 복원된다면 이는 이상적인 복원이 될 것이다. 또한 나아가 그것이 발휘하는 생태적 기능이 우리 인간에게도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가뭄이나 홍수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한 현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 위치에서 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자연은 피해가 없거나 적지만, 인간의 간섭으로 제자리와 제 모습을 지키지 못하고 있던 자연은 피해가 크다.

 

이렇듯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가 주는 교훈은 자연이 제 위치에서 제 모습을 지키고 있으면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 기능을 발휘해 인위적 환경으로부터 발생하는 환경 스트레스를 줄여 우리에게 유익한 환경을 제공하지만 그 기능이 약화되면 기능적 불균형이 생기며 환경문제가 심화된다는 것이다.

 

자연환경은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의 모태로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자원을 공급해 생활환경과 대비되어 생존환경으로도 일컬어지고 있다. 자연으로부터 이러한 큰 혜택을 기대한 선진국은 ‘생태적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비용을 투자하며 훼손된 자연을 제 모습으로 되돌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생태적 복원은 온전한 자연의 체계와 기능을 모방해 인간이 훼손시킨 자연을 치유함으로써 다양한 생물에 서식공간을 제공하고, 인류의 미래 환경을 확보하고자 하는 생태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훼손된 자연을 치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치유 대상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즉, 복원대상에 대한 철저한 진단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어서 온전한 자연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곳을 대상으로 대조생태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복원을 실행할 경우엔 훼손의 정도에 따라 수준과 방법을 달리 진행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후 복원 진행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면서 결과를 분석한 후 방향이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면 적응관리를 통해 바로 잡아야 한다.


하지만 국내의 복원사업을 보면 이러한 생태적 복원의 기본적 접근 원리가 무시되고 있는 경향이다. 진단평가가 무시되고 훼손 정도나 지역의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인 방법으로 진행된다. 그러다 보니 많은 비용과 에너지를 투자하고도 효과는 크지 않다. 대조생태정보도 거의 활용되지 않아 사업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복원사업에서 철저히 배제되어야 할 외래종이 도입되고 생태적 공간분포를 크게 벗어난 외지종이나 적합한 서식처를 벗어난 생물이 배치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렇다 보니 가뭄 때 보면 수많은 식물이 고사하고 홍수 시에는 그들이 홍수소통을 저해하여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생태계 파괴는 자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2011년 7월 겪은 서울 우면산 산사태에서처럼 인간의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모습을 본 한 외국학자는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생태적 복원사업은 국제적 기준과 크게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문제점을 제기한 바 있다.


이제 우리는 자연에 대해 보다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망가뜨렸으니 제대로 고쳐줄 것인가 아니면 흉내만 내고 나의 이익만 추구할 것인가.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도 상생의 의미가 존재한다고 볼 때 바르게 고쳐주면 큰 혜택을 얻을 수 있지만, 거짓으로 고쳐주면 지금 우리가 겪는 환경문제처럼 후일 큰 재앙이 동반될 것이다.


무너진 생태환경을 복원시키는 일은 원칙과 절차를 준수해야 하는 과학이다. 원칙과 절차를 준수하여 제대로 된 물그릇을 확보하여 진정한 물 관리 일원화를 이루어내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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