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구취! 근육질 YES, 입냄새 NO

[WHY 입냄새, WHAT 구취]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9>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02-18 11: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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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입 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9> 사랑과 구취! 근육질 YES, 입냄새 NO

 

 측천무후는 중국의 여걸이다. 당나라 임금인 아들 예종을 폐하고 스스로 황제가 된 여인이다. 그녀는 690년에 주(周)나라를 세우고 15년 동안 통치했다. 81세까지 장수한 그녀는 노년에도 성(性)을 즐겼다.

 

측천무후는 당초 태종 이세민의 여인이었다. 태종에게 미(媚)를 이름으로 받았다. 태종 사후 출가를 한 그녀는 고종의 후궁이 되어 다시 궁을 찾았다. 그녀는 고종과의 사이에서 4남 2녀를 두었다.


그녀의 야망은 이름인 ‘비출 조(曌)’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글자는 해(日)와 달(月)이 하늘(空)에 떠있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다. 태양이 되어 온 세상을 쥐락펴락한다는 의미다.

 

영웅본색이라고 했다. 여걸인 그녀는 남성에 관심이 많았다. 여러 남성을 총애했다. 그들은 한결같이 체격 좋고, 두뇌 뛰어나고, 외모도 빼어났다. 또 침대 기술도 빼어났다.
출세지향의 많은 남성이 황제인 그녀에게 수청 들기를 희망했다.

 

그 중의 한 명이 송지문이다. 당나라 초기의 뛰어난 시인으로 처세도 능수능란했다. 그의 능력은 조선의 학자들도 인정했다. 대제학을 지낸 서저정은 시를 쓰면서 ‘총애의 은택은 수포가 새롭다’는 측천무후와 송지문 사이의 이야기를 인용했다. 수포(獸袍)는 짐승 무늬가 수놓인 금색비단의 도포다.


측천무후는 연회에서 대신들에게 시를 짓게 했다. 빼어난 시를 가장 먼저 쓴 사람에게 도포(錦袍)를 주기로 했다. 동방규의 시가 좋은 글로 뽑혔다. 그가 도포를 상으로 받았다. 그런데 직후에 제출한 송지문의 시가 더 좋아 보였다. 측천무후는 동방규에게 내린 도포를 빼앗아 송지문에게 입혀 주었다.


출세의 길을 본 송지문은 측천무후의 요강을 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송지문은 측천무후의 남자가 되기를 희망했다. 측천무후는 글 좋고, 얼굴 잘 생기고, 매너 좋은 그를 가까이 했다. 하지만 잠자리만은 하지 않았다. 송지문은 간절히 원하는 연서를 보냈다. 그래도 그녀의 침실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 칠순의 측천무후는 사랑에 목마른 송지문에게는 눈감은 채 손자뻘인 젊은 장역지 장창종 형제를 품에 안았다.


사람들은 측천무후의 남자인 그들에게 아첨을 했다. 꽃미남인 그들을 연꽃에 비유했다. 그럴수록 송지문의 마음은 타들어 갔다. 송지문은 어느 날 충격을 받는다. 측천무후가 말한 자신이 안 되는 이유를 들었기 때문이다.


“송지문은 다 방면에 빼어나다. 그러나 단 한 가지는

 
알지 못한다. 자신의 입에서 나는 냄새다.” 이를 전해들은 송지문은 부끄러웠다. 입냄새를 알지 못하고 돌진한 행위가 되돌아봐졌다. 그는 이날부터 측천무후를 볼 때 입에 정향나무를 물었다. 이 나무는 입 안과 혀가 허는 구설생창(口舌生瘡), 입냄새인 구취(口臭), 날이 갈수록 이가 흔들리는 풍랭치통(風冷齒痛) 치료제 약재로 쓰인다.

 

 

 구취로 인해 사랑을 이루지 못한 송지문은 아픈 가슴을 시로 달랬다. 당문수(唐文粹) 17권에 실린 명하편(明河篇)이다. 당시 젊은 수재들은 북문학사(北門學士)에 보임되었다. 송지문도 북문학사를 희망했다. 측천무후는 허락하지 않으며 “그에게는 입냄새가 난다”고 했다.


구취로 인한 송지문의 아픔은 ‘명하편’이라는 시로 오늘날에도 전해지고 있다.


팔월(八月)의 서늘한 바람 하늘 기운 맑네.
만리(萬里)에 구름 없고 은하수(銀河水) 총총하네.
서울의 높은 성은 하늘 높이 솟았으니
밤마다 은하수 물결은 천 개의 궁문(宮門) 가운데에서 보이네.
(--- ---)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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