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입 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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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구강욕구(口腔慾求)가 있다. 입을 심심하지 않게 하면 안정된다. 땅콩을 먹을 때 허기가 가셔도 계속 손이 간다. 이는 입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본능이다. 유아가 젖병에서 입을 떼지 않으려는 행위, 흡연, 군것질, 폭식, 키스 등도 구강욕구로 설명할 수 있다.
껌을 씹는 것도 구강욕구의 다른 표현이다. 계속 씹고 있으면 마음이 안정된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경기 중 껌을 씹는 것은 극도의 압박감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이다. 그런데 껌을 씹으면 구취해소에도 좋다. 껌으로 폴폴 나는 입냄새를 응급조치 할 수 있다. 구취가 있는 사람이 대화에 앞서 양치질을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설탕 성분이 치아 사이와 잇몸에 남으면 박테리아균의 먹이가 된다. 오히려 입냄새를 유발한다. 구취를 없애기 위해서는 설탕이 함유되지 않은 껌을 선택해야 한다. 껌이 구취를 다소 가시게 하는 원리는 크게 착향료, 침샘 자극, 소화 촉진 등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착향료다. 껌에는 향료가 포함돼 있다. 좋은 향기는 안 좋은 냄새를 희석시킨다. 냄새가 중화돼 악취가 사라진다. 껌은 천연수지나 합성수지에다 가소제, 충진제, 감미료, 착향료 등을 배합해 만들었다. 껌의 착향료는 좋은 냄새를 강화한다. 껌을 씹으면 착향료 덕분에 좋지 않은 냄새가 가시고, 좋은 향이 퍼진다. 이 같은 효과는 중남미 열대식물인 스테비아 등을 씹어도 얻을 수 있다.
다음, 입안의 침샘자극이다. 껌을 씹는 것은 음식을 저작하는 것과 같다. 타액은 음식물이 들어오기 전부터 분비된다. 음식물을 보고, 냄새 맡는 시각 후각 등에 의한 조건반사가 되기 때문이다. 침의 분비는 자율 신경에 의해 지배된다. 껌을 씹으면 평소보다 10배 가량의 침이 분비된다. 다량 분비된 침은 입안에서 계속 순환한다. 박테리아가 치아에 붙는 것을 막아주고, 치태와 설태도 씻어내게 된다. 구석을 청소하는 효과가 있어 입냄새가 제거된다. 네덜란드 그로닝겐대학 연구팀은 “껌을 10분 동안 씹으면 세균 1억 마리를 없앨 수 있다‘고 보고했다.
마지막으로 소화촉진이다. 껌 씹기는 오랜 시간 계속되는 특징이 있다. 이 같은 습관은 음식도 오래 씹게 한다. 음식을 천천히 꼭꼭 오래 씹으면 완전소화에 도움이 된다. 침은 위장의 부담을 덜어준다. 침샘에서 흘러나오는 타액에는 소화효소들이 포함돼 있다. 자연스럽게 소화가 잘되고, 음식물 찌꺼기도 씻어내게 된다. 침은 산 희석에도 좋다.
또 식전에 껌을 씹으면 다이어트에도 유리하다. 껌을 씹으면 포만 중추 자극으로 포만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신진대사 촉진, 뇌세포 활성화, 몸의 균형감각 증진, 발음 증진, 면역력 증가, 스트레스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
구취는 입안의 불 청결, 이비인후과 질환, 소화기 질환, 스트레스로 크게 볼 수 있다. 구강의 문제는 치태, 설태, 충치 등이 대표적이다. 이비인후과 질환은 비염, 축농증, 후비루, 목이물감 등이다. 소화기 질환은 대표적인 게 역류성식도염이고, 한의학에서 매핵기로 표현되는 스트레스는 구취 원인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구취를 유발하는 원인 중 대부분은 침샘이 충실하게 역할하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껌은 입냄새 해소의 임기응변이자 근원적인 해소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껌 좀 씹었다’는 표현은 모범생 이미지와는 다르다. 그러나 구취의 아픔과 입냄새의 고통을 가시게 하려면 ‘껌 좀 씹을 필요’가 있다. 목이물감, 후비루, 소화불량, 역류성 식도염, 위장장애, 스트레스 등 많은 부분이 껌만 잘 씹어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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