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똑똑한 지능형 물관리로 ‘물복지’ 실현될까

투자보다 사업서 수혜자가 누군가에 ‘방점’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8-06 10: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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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디어= 김명화 기자] 지난 14일 정부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디지털 뉴딜’과 ‘그린뉴딜’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내용은 데이터 산업을 육성해 산업 생태계를 그린뉴딜화 한다는 게 골자다. 이는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산업을 친환경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미래에 제조업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인식에 기초한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구체적인 그린뉴딜 사업과 체계적인 물관리 계획을 살펴봤다.

‘탄소중립’ 사회 구축
정부는 디지털 뉴딜 분야에서 빅데이터 플랫폼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15개 분야에서 14만 개의 공공데이터를 순차적으로 개방해 기업들이 여러 용도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우선 친환경 기술을 보유한 기업 100곳을 선정, 2022년까지 연구개발부터 사업화 작업까지 지원한다. 여기에 태양광·풍력·수소 등 3대 신재생에너지 기반 조성을 위한 융자 지원과 건물, 주택, 농촌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를 위해 녹색환경으로 인프라를 다시 깔고 저탄소 에너지를 확산시키는 한편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2022년까지 32조5000억 원(국비 19조6000억 원), 2025년까지 총 73조4000억 원(국비 42조7000억 원)이 투입된다. 산업부와 환경부는 지난 7월 16일 ‘그린뉴딜’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밝혔다. 내용은 경제·사회의 과감한 녹색전환을 위한 탄소중립(Net-zero) 사회를 지향점으로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Net-zero'(탄소 순배출이 0인 상태)를 선언하고, 저탄소 경제 선도전략으로서 그린뉴딜을 제시하는 등 기후위기 대응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코로나19를 계기로 자연·생태계 보전 등 지속 가능성에 기초한 국가 발전전략의 중요성이 부각된 만큼 이에 대책 마련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즉,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 증가(2000년~2017년 기간 중 온실가스 배출량 연평균 2% 증가)하고, 탄소 중심 산업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어 경제·사회 구조의 전환에 무게가 실렸다는 진단이다. 따라서 도시·공간 등 생활환경을 녹색으로 전환해 기후·환경위기 대응을 위한 안전망을 공고히 하고, 저탄소·분산형 에너지를 확산해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화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경제·사회 전환 과정에서 소외받을 수 있는 계층과 영역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혁신적 녹색산업 기반을 마련해 저탄소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향에 따라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재생에너지 3020계획 등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하반기에는 2050년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수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댐 스마트 안전관리체계 구축 전후 비교 <환경부 제공>

국민이 체감하는 물 복지 구현
그중에서도 물은 기후변화의 모든 요소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만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서도 깨끗하고 안전한 물관리체계 구축이 강조됐다. 정부는 전국 광역상수도(48개 시설)와 지방상수도(161개 지자체) 대상 인공지능(AI)·ICT 기반의 수돗물 공급 전 과정에 대한 스마트 관리체계로의 전환을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하수도 관리 역시 스마트 관리체계로 전환한다. 2022년까지 지능형 하수처리장 15개를 만들고, 2024년까지 스마트 관망 관리를 통한 도시 침수와 악취 관리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먹는물 관리를 위해 12개 광역 상수도 정수장을 고도화하고, 노후상수도를 개량한다. 물인프라의 스마트화, 물에너지의 확대, 물배분 불평등 해소 등이 그린뉴딜 사업으로 추진되며, 이에 따른 물산업 분야도 활성화한다.


지난 5월 29일에 열린 ‘물관리 그린뉴딜 정책심포지엄’에서도 이와 관련된 그린뉴딜 정책 방향과 실행 방안에 대한 의견 개진이 이뤄졌다.

 

한국수자원학회, 한국물환경학회, 대한하천학회, 대한상하수도학회가 모인 자리에서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은 “그린뉴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패러다임 전환의 성격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특정 정권에서 시행하는 단편적인 사업이 아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선도국가로의 자리매김을 위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범정부적 추진체계 마련과 정책 집행과정에서 기업과 시민사회의 참여를 유도하고 지방정부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이날 전경수 한국수자원학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스마트 물도시의 성공적 구축은 국민이 체감하는 물복지의 바로미터로써 수원의 관리부터 물 공급, 재순환까지의 지속가능한 물밸류체인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물관리일원화 이후 변화 체감은 그린뉴딜과 디지털 전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하는 만큼 환경·생활 개선과 더불어 밀접한 물문제 해결과 조사, 통합정보, 신사업, 비즈니스 연계가 물관리 의제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린뉴딜 물 분야 플랫폼은 이런 것?
이러한 정책 기조에 부응한 기업들의 발 빠른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박재현 사장, 이하 수공)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가 있던 다음날 물관리 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기후변화 심화, 그린·디지털 전환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재편 등에서 새로운 기준과 표준이 되겠다는 비전과 함께 ‘세계 최고의 물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을 약속했다.

 
그 7대 핵심과제로 ▲자연과 사람이 함께하는 우리 강 ▲수돗물을 즐겨 마시는 시민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탄소중립 물관리 ▲디지털로 만드는 이(e)로운 물관리 ▲삶의 질을 높이는 미래 물순환 도시 ▲경제를 살리는 물산업 혁신 생태계 ▲국민과 소통하는 변화와 혁신 경영을 제시했다.


이를 위한 첫 번째 목표는 자연과 생태, 문화 그리고 디지털이 어우러져 자연과 사람이 함께하는 우리 강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수변 생태벨트 조성 등 생태가치 중심의 물환경 개선책(솔루션)과 실시간 관측(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 스마트 관리체계를 도입, 2025년까지 관리하는 모든 상수원의 수질을 ‘좋음’ 등급 이상으로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두 번째는 디지털 기반의 예방적 관리를 통해 시민의 안전한 수돗물 음용이다. 취수원부터 수도꼭지까지 물 공급 전 과정의 노후시설을 개선하고, 사물인터넷(IoT)기반의 스마트 관리체계 구축 및 실시간 정보 제공을 통해 수돗물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인다는 것이다. 2030년까지 관리하는 상수도의 수돗물 음용률을 유럽 수준(9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분산형 정수장, 지하수저류지 등 취약지역 대상 맞춤형 물 공급으로 물 서비스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것.


세 번째는 청정물에너지 확대, 에너지 저감형 정수장으로 전환 등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탄소중립 물관리 실현이다. 이를 위해 수상태양광과 수열에너지 등 청정 물에너지를 대폭 확대하고, 넷제로(Net-Zero) 정수장, 분산형 물공급, 자연형 물관리 등 저(低)에너지형 물관리를 통해 2030년까지 119만 톤(tCO2)에 이르는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등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네 번째는 주도적인 물관리 분야 디지털 전환이다. 국가 물데이터 표준화 및 유통체계 구축을 통해 빅데이터 기반 물관리 의사결정을 지원, 2030년까지 관리하는 모든 댐 및 정수장에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기술을 활용한 시설물 안전관리 체계구축 및 인공지능(AI) 정수장 조성 등의 물순환 관리시스템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미래형 스마트워터시티 플랫폼을 개발이다. 상수도, 물순환, 도시홍수, 물에너지 등 물 특화 기술이 총망라된 표준(스탠더드) 플랫폼에 교통·의료 등의 데이터까지 결합한 미래형 스마트워터시티 플랫폼이 그것이다. 현재 건설 중인 부산에코델타시티가 실증공간(테스트베드)이 될 전망이다.


여섯 번째, 경제를 살리는 물산업 혁신 생태계 조성 및 국제협력 강화다. 물산업 분야의 새싹기업(스타트업) 지원 확대와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거점형 물산업 혁신센터 구축 등 혁신 생태계 조성으로 유니콘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것이다.


아울러 아시아물위원회(AWC) 기관 확대 등 국제 소통창구(네트워크)를 활용한 국제협력 플랫폼 역할이다. 박재현 사장은 “그린뉴딜에 가장 부합하는 물산업을 그린뉴딜 정책에 부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발굴, 추진해나가겠다”면서 “스마트 워터시티는 세계적으로 개념 정립이 미흡한 상황인 만큼 기술 선점을 통한 수출 기회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녹색전환’에 방점
‘한국판 뉴딜정책’에서 물 분야의 ‘그린뉴딜’은 지능형 물관리가 핵심이다. 지난 5월 19일 ‘한국판 뉴딜 정책’이 언급된 이후 처음 열린 ‘한국판 뉴딜과 물 분야의 그린뉴딜’ 포럼에서는 지능형 물관리 계획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기조발제에 나선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원은 물 분야의 그린뉴딜은 녹색성장에 대한 비판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차용했던 그린뉴딜의 실패 원인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당시 국제적인 흐름에서 그린뉴딜 정책이 관심을 촉발하기에 충분했음에도 실패한 원인은 ‘전환’이 아닌 ‘성장’에 방점을 두었기 때문”이라며 “단기성과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령, 하천에 대한 복원이 국제적인 기류임에도 오히려 하천의 정비와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하천의 자연성을 크게 훼손시켰고,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한 국가적 사업을 소수의 이해관계를 통해 일방적인 사업으로 추진하여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일으켰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물 분야의 그린뉴딜이 ‘녹색워싱이 아닌 위기극복의 진정한 대안이 되려면 분명한 기준과 지표가 필요하다고 봤다. 수상태양광이나 수열에너지, 소수력과 바이오에너지 등의 개별적 사업들이 아니라 물-에너지-산업이 융합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는 것.

 

일례로써, 글로벌 기업들이 엄청난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를 수력발전소와 같은 재생에너지 시설 옆에 설치하는 것 등이다. 이는 RE100이나 탄소국경세가 대세로 되어가면 재생에너지에 기반하지 않은 사업들은 살아남기 힘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사람과 자연에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천사업의 경우, 짧은 구간에 2~3년 동안 수백억을 들여서 정비하는 과거의 방식보다는 적은 비용으로 다수가 장기간에 걸쳐서 하천을 복원하고 관리하는 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치수사업에 대한 투자가 필요했다면 이제는 시설의 과잉과 비효율을 걱정하는 단계에 접어든 만큼 투자보다는 사업에서 수혜자가 누구인지를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에 물 전문가들이 모두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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