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취 남성의 예비 신혼여행

[WHY 입냄새, WHAT 구취]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12>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02-29 10: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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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입 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12> 구취 남성의 예비 신혼여행
   
2015년 가을, 설악산의 한 호텔이다. 투숙한 남녀는 신나는 밤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남자는 충격에 빠진다. 여인이 사라진 것이다. 소지품도 깨끗하게 치워졌다. 한 장의 메모지도 없다. 누군가 침입 흔적도 없다. 납치는 아니다. 그렇다면 스스로 종적을 감춘 게 아닌가! 남자는 혼란스러웠다.

남자는 54세의 K씨다. 10년 동안 홀로지낸 그는 동호인 모임에서 꿈에 그리던 이상형을 만났다. 46세의 M씨다. 그는 3개월여 끈질긴 구혼을 했다. 짝을 잃은 지 5년째인 여인도 적극적인 남자에게 조금씩 가슴을 내줬다. 둘은 결혼 탐색을 위해 예비 신혼 여행을 결정했다.

남자는 2박3일 여행을 설계했다. 첫날은 깊은 산속의 아늑한 설악산의 호텔, 둘째 날은 가슴이 탁 트이는 동해 바다의 호텔, 셋째 날은 한적한 오솔길, 지방도로를 우회하며 서울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그런데 첫날 밤을 치른 뒤 문제가 터진 것이다. 남자는 서울로 돌아왔다. 이틀 후 휴대전화 벨이 울렸다. 그녀였다. 침울한 목소리가 들린다. “당신은 참 좋은 분이에요. 그러나 당신과 평생을 함께 할 자신이 없습니다. 입냄새가 너무 심해요~~.”

남자가 필자를 찾아온 것은 그 다음 날이었다. 그는 진성 구취였다. 본인은 알지 못하지만 주위 사람은 악취로 고통 받는 게 진성구취다. 그의 입냄새를 구취측정기로 확인했다. 수치가 아주 높게 나왔다. 그와의 상담 10분이 지날 무렵 진료실은 악취로 오염될 정도였다. 그럼에도 그는 심한 입냄새를 자각하지 못했다.

원인은 위장의 습담(濕痰)이었다.위에 습(濕)이 쌓이면 효소가 발효되는 듯한 후끈후끈한 열기인 위열과 담(痰)열이 생성돼 트림과 신물이 넘어올 수 있다. 현대의학에서 역류성식도염으로 표현하는 증상이다. 흔히 담(痰)열은 입마름, 속쓰림, 가슴통증, 옆구리 통증, 기침, 가래, 트림, 목 이물감 등이 동반된다.

 

 

그러나 이 같은 증상 없이도 진행되기도 한다. K씨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 그가 구취를 의심하지 않은 이유다. K씨의 입냄새는 10년 정도 됐다. 혼자 산 기간과 비례했다. 식사, 음주 등 불규칙한 생활이 반복되면서 발병한 것으로 추정됐다.

동의보감에서는 습담 치료에 이진탕(二陳湯)의 가감을 들고 있다. 필자는 K씨의 상태를 종합 진단, 이진탕의 가감처방인 가미치위탕을 하루 세 번씩 복용하게 했다. 또 식습관을 규칙적으로 바꾸게 했다.
 
K씨의 구취는 주원인이 역류성 식도염이었다. 위장에 쌓인 비생리적 체액인 습(濕) 탓에 위 기능이 저하되었다. 소화기능이 원활한 편이 아니었고, 수면의 양과 질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 면역력 증진과 위 기능 강화에 좋고, 습열(濕熱)에 효과적인 가미치위탕을 처방한것이다. 또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수면의 확보를 통해 심신의 안정을 취하게 했다. 그 결과 2개월 만에 K씨는 구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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