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콘 공장 주변에 아파트가 웬말?

'15년 갈등' 연현마을, 공영개발로 마무리...전국에 비슷한 갈등 여전해
강유진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10-08 10: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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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 넘게 갈등을 빚어온 안양 연현마을. 2002년 아스콘 공장을 운영하는 제일산업개발(주) 근처에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도로포장에 쓰이는 아스콘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내뿜는 심한 악취 때문에 주민들에게 두통과 수면장애 증상이 나타나자 이를 호소하며 공장 폐쇄를 요구한 것이다. 지난해 3월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대기정밀검사에서는 벤조a피렌 등 발암물질 등이 검출되면서 공장 폐쇄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결국 도는 지난해 11월 공장 가동 중지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공장 측이 재가동 움직임을 보이자 학부모들은 지난달 13일부터 자녀들 등교를 거부하고, 시위를 이어 가는 등 강력 반발했다.

▲ 아스콘 공장 재가동 반대 기자회견

다행히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임 이후 민원 해결 1호로 연현마을 문제를 해결하려 나서 해결의 실마리가 생겼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연현마을을 방문해 4자 협의체(업체·주민·도·안양시)를 통해 해결방안을 만들면 도지사가 할 수 있는 권한 내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이후 경기도·안양시·경기도시공사 간 1차 실무회의에서 공영개발이 해결방안으로 제시됐다. 안양시가 지난 7일 이를 공식 건의했고, 이 지사가 지난 13일 이를 수용했다.

경기도는 1500억 원을 들여 연현마을 아스콘공장 부지를 포함한 12만 1150㎡ 일대에 아파트 904가구를 건설하게 된다. 경기도시공사가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며, 아스콘공장 부지 등 주변지역 12만1150㎡(약 3만7000평)를 대상으로 15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아파트 904세대 건설 등 공영개발사업이 추진된다. 2021년 6월 착공, 2023년 9월 조성공사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이에 도는 다음 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타당성 검토 용역을 거쳐 2020년 6월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사가 사업 예정지를 매입한 뒤 아파트 부지 등으로 조성해 분양하는 방식이다.

수년간 발암물질이 검출되고 오염물질 등을 배출해 공장과 주민 간에 15년 넘게 갈등을 빚어 온 안양 연현마을 일대가 아파트 단지로 공영개발되면서 갈등은 일단락 됐다. 도 관계자는 “수년간 갈등으로 고통을 받아온 주민들과 관련업체가 서로 win-win할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의 수많은 인현마을 사례
연현마을은 다행히 경기도의 개입으로 해결 됐지만 전국적으로 이런 갈등은 여전하다. 경기도 평택 세교단지, 전북 남원 내기마을과 같은 곳에서 비슷한 양상으로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 환경부는 일반 및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기준을 30% 이상 강화한다며, 환경민원이 끊이지 않는 아스콘 공장에 대한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벤젠 배출농도 기준강화와 함께 1군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배출농도를 0.05mg/㎥으로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녹색연합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팩토리온(https://www.femis.go.kr/)’을 통해 등록공장업체중 아스콘 생산업체 확인 한 후, 전국의 아스콘 공장 434개의 자료를 바탕으로 아스콘 공장 입지유형과, 공장 주변 주거지 현황을 분석했다. 

 

전국 아스콘 공장 434개의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신규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는 곳을 거리별로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공장 주변 200m 이내에 총 6개 아파트단지 건설 중에 있으며 4577세대가 입주할 예정으로 나타났다. 200~500m에도 6개 택지 및 아파트 건설이 진행 중이며 6526세대, 500~1000m에는 총 18개 택지 및 아파트 단지 건설로 2만2690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아스콘 공장에서부터 약 1km 내에 개발되고 있는 아파트 단지와 택지가 총 24개로, 3만3793세대이다. 이 중 4곳은 택지개발이나 도시개발 지구단위 계획만 수립 되고 세부 실시설계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아파트 단지의 세대수가 파악되지 않아 이후 개발계획 진행에 따라, 아스콘 공장 주변 신규 세대수는 추가 될 것으로 보여 아스콘 공장으로 인한 악취, 대기오염배출로 인한 주민피해 수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 결과 아스콘 공장 바로 주변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약 200m 안에만 초고층 아파트가 입지하거나 할 수 있는 3종 일반주거지역이 4곳, 평균 18층 규모 아파트 건립이 가능한 2종 일반주거지역이 9곳, 빌라와 같은 공동주택 건립이 가능한 1종 일반주거지역이 5곳으로 확인 되었다. 아스콘 공장과의 이격거리를 500m, 1km로 늘릴 경우 주거지역의 수도 함께 늘어난다.

건강위해도 평가 강화돼야
연현마을 갈등은 벤조피렌과 같은 발암물질이 배출되는 공장 주변으로 택지개발이 가능하거나 반대로 주거지역 인근으로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사업자이 입지 가능한 제도적 한계가 해결되지 않는 한, 비슷한 문제는 반복해서 발생될 것이다.

 

택지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주변에 아스콘 공장과 같이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주변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위해성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민은 아스콘 공장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호소하고 사업자는 증가하는 환경민원으로 인한 불이익이 발생하게 된다.

 

공장이 배출기준을 준수한다 하더라도 주민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기오염물질 등 위해물질 배출사업장 주변 주거단지 조성시에는 관련 검토가 섬세하게 이뤄져야 한다. 최근 조사를 실시한 녹색연합은 “아스콘 공장 주변 주민 갈등 사례는, 택지 개발과정에서 공장과 주거단지 사이 최소 이격거리, 건강 위해도, 악취 영향권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아 발생한 환경갈등 사례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택사업을 할 경우 토지의 용도변경과정에서 주변 위해물질 배출사업장에서 배출되는 물질이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검토하는 건강위해도 평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강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해당 사업의 지역 특성에 따라 중점 평가 항목과 범위를 선정하여 조사하는 스코핑제도가 도입되었으나, 아스콘 공장 주변 아파트 개발 과정에서는 이러한 제도적 강점이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연립이나 다세대 주택 피해는 사각지대
신규 택지개발도 문제가 되지만, 아스콘 공장 주변으로 이미 아파트 건설이 완료 되거나 연립주택, 다세대주택등 주거지역이 조성된 지역은 훨씬 더 많다. 아스콘 공장 주변으로 아파트가 건설되어 주민들이 입주했거나, 주거지역주변 산업단지나 공장지역에 아스콘 공장이 입지한 사례이다. 녹색연합은 아스콘 공장 주소를 바탕으로 집합건물이 가능한 일반주거지역 및 준주거지역등의 현황을 아스콘 공장과의 이격거리 별로 살펴본 결과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아스콘 공장 주변으로 재개발이 되어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거나, 마을 주변으로 아스콘 공장이 나중에 입지하게 되면서 환경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지역이 전국적으로 산재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녹색연합은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데는, 국토개발과정에서 주거지역과 상업, 공업지역등을 구분한 용도구역제도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공장입지와 택지개발이 함께 규제완화 되면서 주거지역과 공장이 뒤섞이게 된 것이다.

 

당장 주거지역 초근접한 아스콘공장으로 인한 환경갈등을 어떻게 해결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중장기적으로 대기오염배출 및 악취로 인한 환경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국토계획의 전망을 기획하는 것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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