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은 왜 의료폐기물 집합소가 됐나?…관리시스템 '허술'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04-17 10: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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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고령 성산면에 의료폐기물을 불법으로 적치하다 적발된 창고

전국의 병원에서 발생하는 의료 폐기물은 감염이나 전염의 위험성이 있어 엄격히 분리 보관한 뒤 지정된 업체에서 운반해 소각해야 한다.

 

이 의료 폐기물이 최근 경북으로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전국에 의료폐기물 소각처리업체가 14곳인데 그 중 3곳이 경북 고령과 경주, 경산에 위치해 있다.

 

2017년 기준 전국 의료폐기물 발생량은 22만 톤으로 이 중 수도권이 절반에 가까운 47%를 차지하는 반면 경북은 4.2%에 불과하다. 

 

이들 3곳이 소각용량으로만 볼때 전국 발생량의 1/3 이상을 처리 할 수 있는 소각장을 갖추고 있다. 이때문에 의료폐기물 발생량은 4% 내외지만 전체 30% 이상을 처리할 수 있는 경북으로 의료폐기물이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감염과 전염 우려가 있는 의료폐기물의 장거리 이동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한 번의 사고가 대형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의료폐기물을 수백 km씩 장거리 이동해 소각하는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계대욱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발생지인 의료기관에서부터 자가 멸균을 한다거나 혹인 이동거리를 최소화해서 권역별로 처리를 한다거나 하는 이런 대안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십 톤의 불법 의료폐기물이 허가 받지 않은 창고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이번에 발견된 불법 의료폐기물은 지난달 3월 29일 경북 고령군 다산면 송곡리 야산에 의료폐기물이 창고에 쌓여있다는 주민의 신고로 밝혀졌다.

조사결과 150평 규모의 의료폐기물 보관시설로 허가받지 않은 불법창고였고,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이 넘는 의료폐기물 80여 톤이 쌓여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 11일에는 고령군 성산면에서도 120톤 규모의 의료폐기물 불법창고가 발견돼 현재 조사 중이다.

문제는 의료폐기물은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시점부터 수집운반, 소각처리에 이르는 전 과정이 전산처리 되어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업체들이 전산을 조작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허술한 관리시스템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에 대해 계 사무국장은 “의료폐기물은 RFID라고해서 무선주파수 인식방법인데 이 전자태그를 달아서 리더기로 찍는다. 그래서 실시간으로 전산시스템에서 입력해서 관리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시스템 자체가 무용지물이 된 꼴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지방환경청에서는 소각을 담당한 아림환경에 영업정지 1개월과 과태료 700만 원, 운송을 담당한 업체는 영업정지 3개월에 과태료 500만 원을 각각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하지만 영업정지는 과징금 2000만 원 정도로 대체가 되는 부분이다 보니 무용지물에 가깝다.지난해 9월에도 동일한 내용으로 적발됐지만 과태료 처분에 그쳤다.

 

대구시 관계자는 "불법행위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지만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고, 문제가 생겨도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다 보니 주민들이 더욱 더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주민들로 꾸려진 대책위는 폐기물관리법을 위반한 업체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을 했고. 대구지방환경청도 단속권한을 가진 주체가 사건 처리 과정에서 직무유기를 했다며 함께 고발조치했다.
[환경미디어= 김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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