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추억, 개울가의 가재

온라인팀 eco@ecomedia.co.kr | 2016-11-03 10:14:41
△2014년 1월 11일 칠보산 한겨울, 중학생이었던 나에게 잡힌 가재들.

 

어린 시절, 산에 가기 좋아하고 동물을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개울가에서 가재를 잡았던 기억도 새록새록 날 것이다. 적어도 나는 고등학교를 입학하기 전만 해도 개울가에서 가재를 발견하고 잡는 것을 좋아했고 그것이 즐거움 중 하나였다  

△2013년 9월 1일 칠보산, 커다란 바위를 들추어내고 흙탕물이

잠잠해지자 드러난 커다란 가재의 모습.  

가재는 산의 1급수인 개울이나 계곡에만 서식한다. 옆으로 헤엄친다는 옆새우들을 주식으로 하며 천적은 보통 너구리나 까치이다. 깨끗한 개울 속에 잠겨 있는 바위를 들어보면 수많은 옆새우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동시에 작은 가재들이 뒷걸음치듯 헤엄쳐 나온다.

 

가끔 큰 바위를 힘들게 치워내고 흙탕물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면 커다란 가재가 진흙 사이에서 가만히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광경을 보면 정말 경이로웠다.

 

집게에 물리면 아팠지만 가재를 잡고 있으면 기분이 좋았다. 우리 동네에 가재가 정말 많았을 때에, 나는 어릴 때라서 실제로 얼마나 많았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그 당시에 가재에 대한 경험이 많았던 우리 형의 말을 들어보면 계곡에 발을 담그기만 해도 가재 2~3마리 정도가 헤엄쳤다고 한다.

 

내 기억으로는 가재들을 잡아갔던 아이들이 매우 많았었다. 그 때문에 씨가 마르지 않을까 걱정했었던 때가 벌써 거의 10년 전이다

 

나는 고등학생이 되기 전까지는 자주 계곡이나 개울가에 가서 바위를 들추어 가재들을 찾아내는 재미에 푹 빠졌었다. 정말 많이 잡은 날에는 20마리 정도까지 잡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곳저곳 개발이 되고 우리 동네에서 가재가 제일 많이 살고 있던 수로도 시멘트 수로로 바뀌면서 거짓말 같이 가재들의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했다. 그나마 바위 밑에 보이던 가재 몇 마리들도 고등학교를 들어온 뒤, 다시 찾아가보았을 때는 단 한 마리도 볼 수 없었다. 그럴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옆새우들이 분해한 썩은 낙엽의 모습

또 지금 생각해보면 가재들을 잡으면 집으로 가져가지는 않고 꼭 놓아주었지만 그 가재를 잡았던 곳이 아니라 다른 곳 아무데나 한 번에 다 풀어주었었다

. 놓아주더라도 그들이 다시 정상적으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했었는데….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행동했던 것이다.

 

마구잡이 도시개발로 인해 원래 그들의 서식처였던 곳이 파괴되면서 반딧불이, 개구리 등 많은 생명들이 감소함과 동시에 가재들이 이 상황을 피할 수 없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양서·파충류들은 보존네트워크, 환경단체 등을 통해 인식도가 높아졌고 사람들에 의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편이다.

 

△바위 밑 부분에 붙어 있는 수많은 거머리들.

그 와중에 가재는 1급수의 개울에서만 서식하는 귀한 존재로 어떤 한 곳의 지표종이 되는 생명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재 개체들이 감소하는 지금 이 현실에서 사람들에게 관심을 별로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골짜기에 살고 있는 작은 갑각류일 뿐이지만 생물다양성 측면에서는 우리가 꼭 지켜야 할 매우 귀중한 생태자원이다. 계속되는 개발로 인해 어쩌면 다시 오기 힘들, 가재들이 개울 속에서 살기 좋은 그 때가 오기를 지금은 마음속으로만 기다릴 뿐이다.

<글·사진 그린기자단 정누리, 익산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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