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그린뉴딜’에 친환경 수열에너지가 주목받는 이유

혹서와 한파 대비 경제적인 에너지원으로 급부상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8-05 10: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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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뉴딜이 새로운 환경생태계를 재편할 전망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고용창출을 꾀하기 위해 정부는 그린뉴딜을 표방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2027년에 완공을 목표로 소양강이 흐르는 강원도 춘천에 ‘강원 수열에너지 융복합클러스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수열에너지 사업이 대표사업으로 부각되는 이유를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사례와 함께 살펴봤다.

수열에너지란?
문재인 정부는 ‘그린뉴딜’의 대표사업으로 수열에너지(Hydrothermal Energy) 사업을 육성한다고 밝혔다. 수열에너지는 물이 여름에는 대기보다 차갑고 겨울엔 따뜻한 특성을 이용해 냉난방에 활용하는 친환경 에너지다. 즉 해수·하천수·지하수·발전 온배수 등 물이 가지는 열에너지를 의미한다. 


물은 에너지를 축적하는 능력(비열)이 매우 크다. 대기와 비교해 쉽게 뜨거워지지 않고 쉽게 식지 않아 여름철 수온은 대기보다 낮고 겨울철 수온은 대기보다 높다. 물의 이런 특성을 활용해 히트펌프로 건물·주택·산업용 시설 등의 냉난방 에너지를 공급한다. 

 

히트펌프는 냉매의 발열 또는 응축열을 이용해 저온의 열원을 고온으로 전달하거나 고온의 열원을 저온으로 전달하는 냉난방장치다. 따라서 화석연료를 태워 물을 데우던 기존 난방방식에서 자연 상태의 물에서 열을 이동시켜 활용하는 방식으로 대체할 경우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반적인 냉방은 실내의 열을 냉각탑을 통해 대기로 방출하지만 수열에너지는 냉각탑 없이 열을 수열원(하천수·해수·호수 등)이 흡수한다. 불필요해진 냉각탑만큼 공간 활용이 가능하고, 냉각탑 주변의 기온이 높아지는 열섬 현상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수열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법’에 따라 해수(海水)의 표층열을 변환시켜 얻어지는 경우에만 재생에너지로 인정받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10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하천수도 수열에너지에 포함돼 그 확장성에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게 됐다. 


유럽과 북미, 일본 등은 이미 하천수와 호수 등을 수열에너지로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 일본은 1989년 후쿠오카 하코자키 지구에 열공급 센터를 건설해 4800RT를 생산하고, 프랑스는 1991년 센강을 이용해 루브르박물관 등에 4만2000RT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의 코넬대학은 2000년 카유가호를 이용해 2만RT의 수열에너지를 생산하고, 캐나다는 2004년 온타리호를 이용해 7만5000RT를 공급 중이다. 특히 스웨덴은 수열에너지를 가장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국가이다. 1982년부터 난방을 목적으로 시작된 수열에너지 활용은 지금도 수도인 스톡홀름시에서 해수, 하수, 호수, 지하수 등을 활용하여 도시 전체의 지역난방 열원의 40% 이상을 충당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K-water가 2006년 주암댐 관리사무소를 시작으로, 전국 12개 사업장에서 수열에너지를 활용해 623RT(약 2,180kW, 연간 567MWh 절감, 133가구분)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4년 광역상수도 원수를 활용해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3000RT 규모의 수열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김재현 롯데물산 책임은 “롯데월드몰에서는 현재 수축열(水蓄熱) 시스템이 더해져서 심야 전력으로 히트펌프를 가동시켜 얻은 냉온열을 일종의 물 저장탱크인 축열조(9300㎥)에 저장했다가 주간 냉난방에 사용한다”며. “수열 냉난방으로 연간 7억 원 정도를 절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절감 온실가스 감축
이처럼 일반적인 냉방이 실내의 열을 냉각탑을 통해 대기로 방출하지만 수열에너지를 이용할 경우 냉각탑이 필요 없다. 소음과 진동 피해를 줄일 수 있음은 물론 공간 활용성도 높아진다. 대부분의 대형 건물 옥상은 냉각탑이 차지하고 있는 현 실정에서, 건물의 하중 감소와 더불어 옥상의 녹지 공원화도 가능해 도시 미관 개선 효과도 크다.


수열에너지는 시설투자가 대부분인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에 비해 고용유발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 장치, 건설공사 운영·보수 등으로 10억 원당 9.64명의 고용을 유발할 것으로 추산된다.


환경부는 지난 6월 30일 수열에너지 시범사업과 제도개선, 기술개발, 사업지원단 운영 등 중장기 실행계획을 담은 ‘친환경 수열에너지 활성화 방안’을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이를 토대로 향후 공공기관 신재생에너지 의무비율, 제로에너지 건축물 확대 등 정부정책과 연계한 지속적인 확산도 기대하고 있다.


2027년까지 강원도 춘천시 동면 지내리 일대에 조성되는 78만5000㎡(약 24만 평) 규모의 ‘강원 수열에너지 융복합클러스터’가 대표적인 시범사업이다. 이는 수열에너지와 수상태양광, 수력 등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탄소중립을 지향하는 대표 클러스터로써 수열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데이터센터 집적단지, 스마트 첨단농업단지, 생태주거단지, 물에너지기업 특화단지 등이 이곳에 조성된다. 

 

▲ 롯데월드타워는 2014년부터 전체 냉·난방 용량의 10%를 수열에너지 설비로 공급하고 있다. <롯데물산 제공>
소양강댐을 활용하는 융복합클러스터는 공급 규모가 1만6500RT에 이르러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인 잠실 롯데월드타워 수열에너지(3000RT)의 다섯 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약 41.4톤의 초미세먼지 저감효과는 매년 노후 경유차 3748대를 폐차하는 효과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원도와 춘천시, 한국수자원공사가 사업 시행자로 선정됐다.

하천수 이용 시범 공급 단계적 추진
하천수를 이용해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평강천 활용), 인천 종합환경연구단지(아라천), 한강물환경연구소(북한강) 등에도 수열에너지 시범 공급이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또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광역원수를 활용한 한강홍수통제소 등에도 시범 공급되며, 삼성서울병원 등 민간 대형건물에도 수열에너지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수열에너지의 활성화와 경제성 확보를 위해 제도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환경부는 2020년 하반기에 물이용부담금과 하천수(댐용수) 사용료 감면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생활 및 공업용수로 사용하는 하천·댐용수 사용요금은 톤당 52.7원이고, 상류지역 주민들과 고통분담 성격인 물이용부담금은 톤당 170원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독일 등 선진국은 수열에너지에 대해 하천수 사용료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며 “물이용부담금도 수량의 변화가 없고 물을 오염시키지 않는 경우 발전사업자들에게 면세 혜택이 있는데, 수열에너지도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수열에너지는 물의 열을 이용하는 만큼 취수량의 100%가 다시 하천·댐으로 돌아가 수량의 손실이 없고 새로운 오염물질 유입도 없다”고 덧붙였다.


수변지구 주변 신도시와 산업단지 등 대규모 도시계획에는 초기부터 수열에너지 연계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미 도로와 지하시설물이 세워지면 수열에너지 이용에 장애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수자원공사 등은 2024년 완공 예정인 광명시흥 첨단산업단지에 수열에너지(약 2만6000RT)를 공급하기로 6월 협약을 체결했다. 매년 8만9000㎿의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2만2000톤 감축, 냉각탑 제거로 연 23만 톤의 물 절약이 예상된다.

경제성 고려 수열 활용 표준모델 개발
최근 지구단위 계획이 승인된 경산 대임지구 공공주택 개발사업에도 수열에너지 도입을 위한 협약을 맺었고 삼성서울병원도 리모델링을 계기로 1만 1390RT 규모의 냉난방 공급 협약을 맺었다. 


환경부는 앞으로 경제성을 고려한 수열 활용 표준모델을 개발해 ‘에너지 효율등급 및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재생에너지에 포함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전문인력 양성과 학계·산업계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열사업지원단’을 운영하고, 선진국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연구개발(R&D)을 다부처 협업으로 추진한다. 2023년까지 수열 냉난방 및 재생열 하이브리드 시스템 기술개발 사업에 235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 국내 수열설비 현장에 개발된 국산 제품 적용을 확대하고 동남아 등 해외 진출도 지원할 계획이다. 롯데월드타워에는 독일산 히트펌프와 스웨덴산 열교환기가 적용됐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번 수열에너지 활성화 방안이 민간부문 활용에도 빠르게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수열에너지 산업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녹색산업의 새로운 축이자 그린 뉴딜의 대표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냉난방 에너지 비용이 총 에너지 비용의 약 15%에 이르고 있어 신재생에너지의 활용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국토해양부는 2011년부터 친환경에너지 사업의 일환으로 해수 열펌프를 수산 양식장에 국고보조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는 2014년 ‘수열에너지 설비기준’을 마련하여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기반을 마련하고, 2015년에 공공건물 신재생에너지 설치 의무화를 포함시켰다. 

 


그리고 이제 하천수를 포함한 활용방안이 확대됨으로써 수열에너지 범위도 확대가 되면 냉난방을 비롯한 다양한 곳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좀 더 저렴한 비용과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반복될 혹서와 한파를 대비하는 경제적인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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