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입 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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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입냄새 스트레스와 매핵기
조선의 선조는 각종 질병에 시달린 왕이다. 적통이 아닌 방계 왕자로서 왕위에 오른 선조는 신하들의 눈치를 봐야 했다. 임금이되 권력이 제한돼 있었다.
당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왕권은 계속 추락했다. 급기야 임진왜란까지 터졌다. 적절한 리더십을 보이지 못한 임금은 백성들로부터도 인기가 급락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스트레스는 마음과 몸의 병이 되었다. 쉰 목소리, 실음증, 소화불량, 이명증, 편두통을 달고 살았다. ‘움직이는 병동’인 선조가 특히 고생한 게 목소리다. 쉰 목소리는 점차 심해져 아예 목소리가 나오지 않기도 했다.
선조 6년 1월 3일 실록에는 신하들의 걱정이 실려 있다. 왕의 비서격인 정원이 아뢰었다. “병의 근원을 잘 알 수 없습니다. 의관(醫官)으로 하여금 진찰하고, 증세에 맞는 약을 써야 합니다. 병이 깊어지기 전에 고쳐야 합니다.” 당시 의원들은 병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선조는 스트레스가 심했다. 정치적, 경제적 문제로 가슴을 펼 날이 없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칠정(七情)인 희노우사비경공(喜怒憂思悲驚恐) 감정이 요동쳐 신체에 영향을 미친다. 소화기 순환기 호흡기 등 신체 전반이 약해질 수 있다. 임금도 '마음의 병'이라고 자가 진단했다.
임금은 쉰 목소리 뿐 아니라 가래인 담(痰), 구토 등 총체적인 아픔을 겪었다. 특히 쉰 목소리와 동반된 증상은 목의 이물감이다. 매실의 씨가 목에 걸린 듯 하지만 뱉어지지 않는다. 실제로는 없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의학의 역류성 식도염과도 연계가 있다. 한의학에서 ‘탄산’으로 표현한다.
선조는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으로 담이 있었고, 담이 목으로 흘러 매핵기 증상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목에 이물감으로 인해 “큼큼~” 등의 소리로 불편함을 해소하려고 했다. 증세가 악화되면서 쉰 목소리가 고질화되고, 때로는 음성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선조의 증상을 어의들은 ‘화(火)’로 표현했다. 전통시대에 인후의 질병은 거의 화로 표현했다. 이는 염증이다. 임금은 현대의학 용어로 후두염 편도선염 비염 등으로 점막 염증이 있었고, 매핵기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매핵기는 쉰 목소리 뿐 아니라 구취도 유발할 수 있다. 선조는 목소리 이상이 장기간 계속됐기에 역겨운 입냄새 가능성도 있다. 구취는 병의 증상으로 보면 개연성이 충분하다. 이 모든 것은 스트레스 해소가 근본적인 처방이다. 증상완화 처방으로는 소염작용이 있는 형개, 연교, 치자 등을 할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스트레스는 매핵기, 입냄새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마음의 상처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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