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후위기 속 물관리, 통합적 하천관리가 중요

심각한 토양수분 부족, 가뭄·식량·물에 영향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3-07 1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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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여름 폭우 때 댐개방으로 엄청난 물난리가 났던 춘천 의암댐 사고현장 모습 <사진=송명숙 기자>

 

[이미디어= 김명화·김한결·이지윤 기자 공동취재] 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은 7년 만에 폭염과 가뭄을, 인도는 대홍수를 겪었다. 이상기후의 주범인 온실가스 농도가 2019년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80년 만이다. 지난해 정수종 서울대 교수팀은 유명한 저널지에 ‘2046년 이내에 지구 육지의 약 23%는 심각한 토양수분 부족 현상에 시달릴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량 추세를 유지할 경우 지구 온도 상승이 2℃에 도달하기 전에, 심각한 토양수분 부족으로 가뭄, 식량, 물 부족 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기후변화가 기후위기로 변한 지금,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해 국내 물관리 현황을 살펴봤다.


소중한 물과 기후위기
물 재해 또는 부족은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다. 매년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세계 물의 날은 1992년 유엔(UN)이 물의 소중함과 물 부족에 대한 경각심을 전 세계로 확산하기 위해 지정·선포한 날이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행사에 동참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 우리나라는 지난해 여름 사상 최장기간 장마에 연이은 태풍 발생까지 겹쳐 수해로 인한 재산피해가 무려 약 1조2585억 원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8월 집중호우로 30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실종되는 등 총 5971명의 이재민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상기후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지목한다. 지구온난화로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면 대기 순환이 바뀌면서 이상기후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는 것이다.


비는 우리의 삶의 근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기 중의 미세먼지를 씻어 내리고, 기온을 조절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생명 활동에 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비를 통한 담수 공급은 생태계 유지에 큰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물이 부족한 국가다. 연평균 강수량은 약 1283mm로 세계평균 약 973mm의 1.3배이지만, 1인당 연간 강수 총량은 약 2705㎡로 세계평균 약 2만6871㎡의 약 11%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물관리의 중요성이 더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018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Global Risks Report’에서 ‘물 위기’가 가장 영향력 있는 위기 중 5위로 선정됐다. 물 위기는 2015년 이후 상위 위기에 지속적으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더욱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된 셈이다.

물관리와 기후변화 적응
현재 우리나라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50 탄소중립(Net Zero)’를 선언하고, 신재생에너지 생산·실생활과 산업 등에서 에너지를 절감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노력을 시작했다. 그러나 탄소만 해결한다고 해서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엔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물 순환 패턴의 급격한 변화를 우려하며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물관리가 기후변화 적응의 90%를 차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20년 ‘세계물개발보고서’에서는 물관리를 통한 기후변화 대응이 2015년 ‘파리기후협정’ 및 지속가능한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요소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국제물협회(IWA) 역시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선 물관리 분야에서 전체 탄소배출 감축량의 최대 20%까지 담당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물관리가 기후변화 적응은 물론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며 혁신적인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수자원 이용률이 높지 않은 편이다. 이는 물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발표한 ‘수자원 이용현황’에 따르면 연평균 1300㎜ 안팎의 비가 남한에 내릴 때, 전체 연간 수자원은 1323억㎥로 소양강댐 45개를 채우고도 남는 양이다. 

 

그러나 강수량이 여름철에 집중되면서 실제 생활·공업·농업용수 등으로 이용하는 양은 전체의 28%인 372억㎥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 72%는 바다로 흘러가거나 증발한다. 게다가 중요한 수자원인 지하수는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하수 이용량은 연간 41억㎥에 그쳐 전체 수자원 이용량의 3%를 차지한다.


환경부는 올해 초 국민이 안심하고 물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기후위기에 따른 재해·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스마트 물관리 체계 구축에 나섰다. 스마트 물관리 체계는 댐-상수도-하수도 물관리 전 과정에 인공지능과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2년까지 지능형 하수도처리장 15개를 만들고, 2024년까지 스마트 관망관리를 통한 도시 침수와 악취관리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해 5월 열린 ‘물관리 그린뉴딜정책 심포지엄’에서 전경수 한국수자원학회장은 “스마트 물 도시의 성공적 구축은 국민이 체감하는 물복지의 바로미터로써 수원의 관리부터 물 공급, 재순환까지의 지속가능한 물 밸류체인을 확립해야 한다”며 스마트 물관리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스마트 워터 그리드 기술 본격화
지난 2016년 서해 대청도에는 하루 100㎥ 생산 규모의 식수와 생활용수를 생산하는 ‘스마트 워터 그리드‘ 시설이 설치됐다. 스마트 워터 그리드 사업은 부족한 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물의 생산·소비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수자원과 상하수도를 관리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물관리 시스템이다.


이 사업은 물 낭비를 줄이고 수자원의 생물학·화학적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 수집관리에도 이바지한다. 올해 본격적인 확산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부산 에코델타시티는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적인 수준의 에너지자립도시 기반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스터플랜 중 하나로 ‘물 100% 재활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분산형 정수장을 설치하는 등 스마트 워터 그리드 기술을 본격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분산형 정수장은 대형 정수장 대신 소비자 가까이에 소규모 콤팩트 한 수처리 시설을 여러 개 설치해 생활용수·공업용수·초순수 등 소비자가 원하는 품질의 수돗물을 즉각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염소 소독제를 적게 넣을 수 있어 소독제 부산물 우려가 없는 수돗물 공급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주변의 물을 활용하는 수열에너지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도시에 적용한다. 수열에너지시스템은 물의 온도를 직접 또는 히트펌프를 사용해 열에너지로 변환해 건물의 냉난방 및 급탕에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냉방 시 건물 내부의 열을 물로 방출하고, 난방 시에는 물에서 열을 취득해 실내에 공급한다.

하천관리 예산 턱없이 부족
올해는 하천을 포함한 물관리 일원화가 완성될 예정이다. 기존의 국가하천관리는 환경부·국토부·행안부가 나눠 관리했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홍수 이후 수해의 원인을 파악하고자 환경부는 지난 8월 댐관리조사위원회를 구성했으나 하천이 빠진 댐 운영 조사만으로는 정확한 원인 파악과 개선책 마련에 한계를 겪었다.


댐 관리와 하천관리 업무 이원체제하에서는 홍수 등 재난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 국가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러한 재난은 예측하지 못한 폭우, 제방 붕괴와 월류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어 통합적 하천관리가 중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이에 지난해 12월 국토부 소관의 하천관리 업무를 환경부로 이관하는 내용의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현재 환경부와 국토부에 이원화되어 있는 물관리와 하천관리 업무의 통합을 위해 국토부 소관 하천관리 업무를 환경부로 이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2018년 물관리 일원화를 위한 ‘물관리기본법’이 제정돼 새로운 패러다임의 물관리가 제시된 바 있다.


물관리기본법은 빗물부터 시작된 물 순환 주기의 모든 물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도록 빗물관리와 수요관리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물관리뿐만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 완화 대책도 필수적이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이 포함된 ‘한국판 뉴딜’을 발표하고, 특히 물을 이용한 수상태양광, 수열에너지 등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사업이 신속하게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 계획도 밝혔다. 이에 따른 물관리 투자도 본격화한다. 하지만 지난 2020년 국가 사회간접자본 예산에 따르면, 도로와 철도의 예산은 각각 7조 원에 달한다. 

 

반면, 하천관리는 1조 원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홍수피해 상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8~2019년 수해 하천 190곳의 98.4%는 지방 하천에 쏠려 있다. 지자체의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집행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예상은 너무나 당연하다. 지금부터라도 지자체의 부족한 재원을 지자체에 맡겨두기보다 정부 차원에서 하천관리에 대한 투자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가는 등의 지원책 확대방안이 먼저 강구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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