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미의 정점, 묵납자루

비취색 오묘한 빛깔...임진강-한강 등서 관찰 가능
김한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05-28 10: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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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예술품이라면 단연 고려청자를 들 수 있다.

 

비취색이라 하던가, 그 오묘하고 고급스러운 푸른 빛깔은 세계에 자랑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장인들만 그 빛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임진강과 한강 상류에서 운과 열정이 있다면 자연이 만들어낸 그 빛을 찾아낼 수 있다. ‘우리나라 민물고기의 자존심’, 묵납자루에게서 말이다.

▲ 묵납자루<2017. 05. 05. 내촌천>


묵납자루Acheilognathus signifer는 잉어목 납자루아과에 속하는 어종으로, 한강, 임진강과 대동강, 압록강에 서식하는 한반도 고유종 민물고기이다. 납자루아과 어종 중에선 중소형으로,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납자루 중에서도 눈에 띄는 특징을 여럿 지니고 있다.

 

그 중 첫째는 중하류에 서식하는 다른 납자루들과 달리 상류에 서식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번식기와 비번식기 때의 발색 차이가 납자루아과 중에서 가장 적다는 것이고, 셋째는 납자루아과 어종 중 가장 발색이 짙고 어둡다는 것이다. 


묵납자루는 암컷과 수컷의 발색과 체형의 차이가 매우 크다. 계란형 몸체의 암컷은 주황색 지느러미와 은색 몸에, 상당히 짙은 비늘 간 경계 덕에 굉장히 수수하고 어탁과 비슷한 느낌을 풍긴다. 그러나 높고 둥근 등을 가진 수컷은 검은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에 노란색 두꺼운 띠를 지니고 있고, 유리질 광택의 짙은 비취색 비늘로 온몸을 치장하고 있어 매우 아름답다.

 

열대어와 같은 화려한 아름다움이라기보다는 고고하고 단아한, 동양풍의 아름다움이다. 언제나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은 5월 강원도에서 정점에 달한다.


대단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고, 먹성도 좋아 관상어로 매우 적합하고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아쉽게도 그 아름다움을 집에서 감상하기는 불가능하다. 납자루아과 어종 중 수질오염에 가장 취약하고 서식지가 좁은데다가 민물조개에 산란하는 특성 탓에 개체수가 적고 하상 교란에 매우 민감해 일찍부터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수질 오염과 펜션 건설 등의 관광지 개발로 서식지는 계속 줄어들고 있고, 우리의 관심에서도 멀어진 탓에 고유종으로서의 가치와 아름다움에 걸맞은 유명세와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물고기에 국가대표가 있다면 우리나라 대표는 묵납자루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고유하면서도 아름다운 것이 묵납자루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묵납자루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 우리 자연이 만들어낸 국보급 푸른빛의 이 물고기를 지키는 것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보물을 지키는 길일 것이다.

[그린기자단 설성검, 과천중앙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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