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속 입냄새와 천궁, 구취와 궁지고

[WHY 입냄새, WHAT 구취]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37>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05-30 09:5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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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입 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37> 동의보감 속 입냄새와  천궁, 구취와 궁지고


‘구취는 위의 열이 원인이다. 허화(虛火)나 울열(鬱熱)이 가슴에 쌓이면 입에서 냄새가 난다. 치료에는 궁지고(芎芷膏)를 처방한다.’ 동의보감의 ‘입문’ 내용이다. 허화와 울혈 증세의 입냄새에 궁지고를 쓰면 효과적임을 설명했다.

허화는 얼굴에 열이 나며 붉어지고, 가슴이 답답한 증세다. 또 잠을 잘 못 이루고, 식은땀도 난다. 입이 마르고, 맥이 가늘면서 빨리 뛰는 증상도 보인다. 울열은 열이 몹시 심하여 속이 답답하고 괴로운 증상이다. 허화나 울열 모두 열이 나면서 입이 마르기에 구취가 유발된다.

궁지고 조제법은 동의보감 외형편에 실려 있다. ‘열에 의해 나는 입냄새를 치료한다. 천궁과 백지를 같은 양으로 가루 낸다. 가루를 꿀에 반죽하여 감실대의 알약을 만든다. 잠들기 전에 한 알씩 입에 물고 녹여 먹는다.’<세의득효방>

궁지고의 주요 약재인 천궁은 미나리과의 다년생 풀이다. 궁궁이라고 하며 중국이 원산지다. 우리나라에서는 약용으로 재배된다.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맵고, 독이 없다.
항염, 항균작용이 뛰어나고 진통, 진정효과도 우수하다. 구취 제거와 함께 보혈, 활혈, 정혈제로도 쓰인다.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산후 지혈작용, 살균력이 강해 부인병 치료에 많이 쓰인다.

구취에는 백지와 함께 궁지고 원료로 활용된다. 또 잘게 썬 천궁을 입에 물고 있으면 역겨운 입냄새를 일시적으로 가시게 한다. 

 
천궁은 항염과 항균력, 독특한 향 덕분에 민간에서 액운을 물리치는 문화의 재료로 자리 잡았다.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단오에 천궁을 머리에 꽂아 불운을 멀리하는 풍습이다. 천궁만 꽂은 경우도 있고, 창포만 쓴 경우도 있고, 둘을 같이 쓰기도 했다.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인 고경명의 문집인 ‘제봉집(霽峰集)’에는 ‘창포로 띠를 만들어 땅에 닿도록 드리웠다’고 했고, 조선 인조 때의 문신인 이명한의 시문을 모은 ‘백주집(白洲集)’에서도 ‘창포를 치마에 단다’고 기록했다. 조선 중기에 영의정을 지낸 신흠의 ‘상촌고(象村稿)’에도 ‘계집아이 새벽에 일어나 창포를 꽂고’라는 구절이 보인다.

또 경북 영주에서는 창포뿌리 비녀를 천궁(궁궁이)이라고 하고, 경북 북부와 경기 용인 등에서는 천궁을 꽂는 풍습이 지금도 전한다. 또 경북 청송 등 일부에서는 창포와 궁궁이를 함께 꽂는다.

이는 천궁의 독특한 향이 삿된 기운을 물리치는 벽사의 기능을 한 것이다. 본초강목에서는 천궁의 싹으로 풍사, 두풍, 흐릿한 눈을 치료하고, 사악한 기운(邪氣)과 나쁜 기운(惡氣)을 물리친다고 했다.

또 머리의 향을 오래가게 하는 실용성도 있었다. 천궁과 창포를 삶은 물로 머리를 감으면 유화작용, 분산작용이 일어난다. 머리카락이 은은한 향이 지속되면서도 깨끗함이 오래 유지된다.

천궁의 약효는 다양하게 활용된다. 동의보감에서 제시한 주요 적용질병은 다음과 같다.
 모든 기병(氣病), 혈병(血病), 風病(풍병), 노손(勞損)을 치료한다. 오래된 어혈을 풀어주고, 피를 만든다. 토혈, 코피, 혈변 등을 멎게 한다. 풍한사로 인한 두통과 눈물을 잦아들게 하고, 냉으로 인한 명치와 옆구리 통증을 다스린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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