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입 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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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동의보감의 정화수 구취와 어머니 입냄새
입냄새를 정화수로 없앨 수 있을까. 옛사람은 정화수로 구취를 다스렸다. 정화수는 간절한 바람을 비는 데 사용됐다. 불과 수 십 년 전만 해도 장독대에서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하는 어머니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동양에서는 물을 신성시했다.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력으로 이해했다. 고구려 동명성왕의 어머니인 유화부인, 신라 박혁거세의 아내인 알영, 고려 왕건의 가계는 모두 신성한 우물과 연결된다.
이는 물이 하늘에서 왔고, 지배자도 생명을 하늘이 내렸다는 의미다. 물중에서도 제일이 정화수다. 심리적이고 종교적 색채인 정화수가 구취 제거에도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 논수품(論水品)에서는 물을 한천수, 납설수, 춘우수, 추로수, 동상 등 33종으로 나누고, 약효를 설명했다.
정화수에 대해서는 ‘성평미감무독(性平味甘無毒) 주인대경구규출혈(主人大驚九竅出血) 역주구취(亦主口臭) 호안색(好顔色) 세목부예급주후열이(洗目膚瞖及酒後熱痢) 차정중평조제일급자( 此井中平朝第一汲者)’라고 했다. <본초(本草)>
현대어로 바꾸면 ‘우물의 새벽 첫 물은 성질이 화평하고, 맛은 달고, 독이 없다. 크게 놀라거나 눈 코 귀 입에서 출혈과 소변, 대변 시에 피가 나는 것을 치료한다. 또 주로 입냄새를 치료한다. 얼굴색을 좋게 하고, 눈에 낀 군살과 눈자위 막, 음주 열에 의한 이질을 씻어준다. 우물에서 아침 제일 첫 번째 뜨는 물이어야 한다.’
이와 함께 정화수인 새벽 첫 우물물은 하늘의 정(精)의 기(氣)가 뭉친 것으로 풀이했다. 이에 음(陰)을 보태주는 약을 달이거나 단전을 튼튼히 하는 용도로 보았다. 또 성질과 맛이 눈이 녹은 물과 같아 눈과 정신을 맑게 하는 것으로 적었다. 정한 정화수는 술이나 식초에 담그면 색이 변하지 않는다고 기록했다.
동의보감은 생명의 원천을 물로 표현했고, 물중에서 정화수를 으뜸으로 여겼다. 정화수 기능 중 하나가 입냄새를 없애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른 아침에 정화수를 입에 머금었다가 뱉기를 몇 차례 하면 구취제거에 좋다’고 했다.
이는 의역이 필요하다. 정화수로 구취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는 없다. 정화수는 신선하고 깨끗한 물이고, 시간은 새벽이나 이른 아침이다. 사람은 기상을 하면 입 안이 건조한 상태다. 긴 공복으로 인해 위장에서 냄새가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수면 동안 음식섭취를 하지 않았기에 침 분비가 거의 없다. 혀 운동도 뜸했다. 메마른 입안은 구취에 적합한 환경이 된다.
정화수를 마시면 입안이 헹구어진다. 공복으로 인한 위장활동도 촉진된다. 몸에 수분이 보충돼 침 분비도 원활해진다.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위생적인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입냄새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동의보감이 정화수를 구취제거 용도로 적시한 것은 이 같은 생리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옛날, 새벽 치성을 드리는 어머니는 입냄새가 있었을까. 아마 적었을 것이다. 신새벽 첫 물은 흰 사발에 또 간절히 빌고, 두 번째 물은 스스로 마셔 몸과 마음을 정갈히 했기 때문이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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